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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택배 물량 두 배 늘었는데, 기사 연봉은 고작 650만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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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20 06:00:00
2012~2018년 택배 물동량 80.9% 늘어
연평균 급여는 3008만→3657만원 올라
상승 폭 21.6%에 그쳐…"급여 불만족해"
택배 분류 작업, 기사 '공짜' 노동이 문제
전문가 "택배사·기사·정부가 함께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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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18일 오전 서울 한 시내의 물류 센터에서 택배 노동자가 택배 상자를 트럭에 싣고 있다. 2020.09.18. misocamera@newsis.com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올해 택배 노동자 9명이 과도한 노동 시간으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택배 현장에서는 냉방 시설 없는 작업 현장에 5~6시간 동안 서서 끝없이 밀려드는 택배물량을 분류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희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회사에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지난 10일 전북 익산의 한 택배 업체 소속 기사들이 고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의 일부입니다. 코로나19로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추석을 앞둔 이때 이들이 파업을 시도했던 이유입니다.

정부가 택배 분류·차량 배송을 지원하는 인력을 다음 달 16일까지 일평균 1만여 명 추가 투입하기로 하면서 추석 전 '택배 대란' 우려는 덜었지만, 택배 노조(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가 요구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통계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국 택배 시장 물동량은 25억4278만개입니다. 2012년(14억598만개)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80.9%) 늘어났습니다. 연 7.3~13.3%씩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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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2012~2019년 한국 시장 택배 물동량 추이. (자료=한국통합물류협회 제공)

이 기간 택배 기사 수(택배업 운전기사 수+용달 화물차 운송업 운전기사 수)는 2만6522명에서 4만5855명으로 73.0% 늘었습니다. 모든 용달 화물차 운전기사가 택배차를 몰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택배 기사 수는 이 수치보다 더 적게 늘었다는 전언입니다.

그에 비해 택배 기사의 급여 상승 폭은 저조합니다. 같은 기간 택배 기사 1인당 연평균 급여는 3008만원에서 3657만원으로 21.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한 택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하기 전부터 1인당 처리 물량이 늘어난 상태"라면서 "반면 급여 수준은 업무량 증가분 대비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까대기'라고 부르는 택배 분류 작업에 별도의 수당을 받거나, 이 일을 담당할 전용 인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담당 지역에 배송할 택배 상자를 분류하는 데만 하루에 5~6시간이 걸리는데, 택배 회사는 이 작업에 따른 시급이나 수수료를 주지 않습니다. 사실상 '공짜' 노동인 셈입니다.

전문가는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진단합니다. 택배 기사가 분류 작업을 공짜로 해주는 현 상황에는 문제가 있는데, 기사는 자영업자 형태의 특수 고용직(특고) 노동자가 많아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택배 분류 업무를 별도의 직종으로 분리해서 전용 인력을 투입하거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직업을 분류하는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 이 사안은 택배사·기사·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택배 기사는 자영업자가 많지만, 사실상 피고용인 형태라 노동 시장에서 취약한 계층에 해당한다"면서 "택배사나 대리점의 고용주 성격을 인정하고, 고용주 대 노동자로 협상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나서서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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