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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슈 비화한 지역화폐 논쟁…때 아닌 효용성 논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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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20 06:00:00
2016년 1100억 지역화폐, 5년 사이 9조원 규모로 커져
지역경제 활성화 효자로 등극하며 지자체 앞다퉈 발행
조세연 "발행 손실만 2260억" vs 이재명 "얼빠진 연구"
정치권·학계·소상공단체 '갑론을박'…정치 이슈 급부상
내년 15조 확대 계획…규모 늘수록 재정 투입 불가피
"지금이라도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 뒷받침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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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참여한 ‘지역화폐 방방곡곡 데이트 31’(사진=의정부시 제공)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 4차 추가경정예산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때 아닌 지역화폐 논쟁이 불붙었다.

지역화폐의 효용성 문제를 지적한 국책연구기관의 분석보고서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얼빠졌다"는 과격한 표현과 함께 '적폐' 운운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를 둘러싸고 반박과 재반박이 오가는 등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여야 정치인 물론 학계 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정치 싸움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지금의 논란과 별개로 지역화폐는 내년에도 발행 규모가 더욱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화폐 발행을 위해서는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보다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로 지역화폐의 효용성 문제를 들여다봐야할 때라는 지적이다.

◇지역화폐가 뭐길래…올해 발행액만 9조원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 내에서 제한된 구성원들 간에 통용되는 화폐를 말한다. 각 지자체에서 발행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것으로 전통시장과 동네 마트, 음식점 등에서 소비해야 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된다. 사용처가 한정된 만큼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할인 혜택을 주거나 일정 금액을 환급해준다. 10만원을 사용하면 10%에 해당하는 1만원을 인센티브 형식으로 추가 사용할 수 있다. 인센티브와 할인혜택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예산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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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지역화폐 발행현황.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제공)

2016년 53개 지자체에서 1168억원 규모였던 지역화폐 발행은 이듬해 발행 금액 규모가 3배로 커졌고, 지난해부터는 발행 지자체 수가 177개 지자체로 대폭 늘었다. 발행 금액도 3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각 지자체에서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서 발행이 크게 늘었다. 전국 243개 지자체 중 95%에 육박하는 229곳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해 유통하고 있다. 발행액 규모만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금액 느는데 효용성 논란 왜?

지역화폐는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발행 금액도 급속도로 늘었다. 지역 내 제한된 소비라는 제도 특성상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환영을 받으며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자로 등극했다.

그러다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내놓은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이라는 보고서가 논란의 불씨가 됐다.

보고서는 특정 지자체에서 사용되는 지역 화폐는 일종의 보호 무역처럼 인접한 다른 지역의 매출을 감소시키고, 이를 막기 위해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지역화폐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역화폐 발행이 늘면 늘수록 이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과 운용을 위한 경비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지역화폐 발행비용과 보조금 등을 고려한 순손실 만 2260억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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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역 화폐의 경제적인 효과성을 분석한 보고서('지역 화폐의 도입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의 일부. (자료=조세연 제공)

조세연 보고서에 성남시장 재임시절 지역화폐를 도입하는 등 대표적 지역화폐 예찬론자인 이재명 지사가 발끈했다. 지역화폐가 정책적으로 자리 잡기 이전 통계를 근거로 보고서가 작성돼 실질적인 효과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의 원색적인 표현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고, 정치권과 학계, 소상공인 단체 등이 가세하면서 판이 커졌다. 당장은 지역화폐의 효용성에 대한 문제의식 보다 정치적 논란으로 소모되는 분위기다.

◇내년 발행규모 15조…실증적 연구 단계

논란의 중심인 조세연은 해당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계점도 분명히 했다. 연구는 2010~2018년 전국사업체조사 전수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2019년 이후 지역화폐 발행액이 대폭 증가했고, 운영방식도 기존 지류형에서 발행비용이 크기 않은 모바일과 카드 등으로 진화한 것은 반영하지 못했다.

실제로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넘어오면서 1년 사이 지역화폐 발행지자체 수는 3배(64개→177개), 발행 금액은 10배(3714억원→3조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한 지자체가 늘면서 발행지자체와 발행액이 더욱 늘었다.

조세연도 2019년 이후에는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기술했다. 발행규모가 가늠하기 힘든 수준으로 커졌고, 올해  향후 데이터가 이용가능해지면 시계열을 연장해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 속에 내년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올해보다 대폭 증액될 전망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역화폐 논쟁에 불이 붙기 시작한 지난 17일 내년도 예산에서 지역 사랑 상품권의 발행 규모를 15조원대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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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형 '경기지역화폐'

국책연구기관의 발표와 달리 지역화폐가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생산 유발이라는 다중 효과 뿐 아니라 소비 집중 완화로 지역 경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여당의 뜻대로라면 지역화폐는 불과 5년 만에 1168억원에서 15조원으로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다. 지역화폐의 특성상 발행 규모가 커질수록 그에 준하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의 논란을 차치하고라도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면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지역화폐의 효용성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연구기관 별로 지역화폐에 대한 효용성을 연구하기 위한 데이터가 상이하고, 최근의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행태의 변화 등도 반영해야 할 부분"이라며 "현 시점에서 누구의 말이 맞고 틀리고를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화폐 발행이 늘면 늘수록 국가와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보다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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