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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겸직 교수 25%는 서울대…찬성률 99% '거수기'

등록 2020.09.2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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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연구소, 100대 기업 사외이사 전수조사
서울대·고려대·연세대·중앙대 등 10개 대학 쏠림
6년 넘게 사외이사 맡은 경우도 있어‥"법령 위반"
사외이사 재직 기업서 과제 받기도…"이해충돌"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시행령 고쳐서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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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대학교육연구소는 23일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사외이사 423명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사외이사를 겸하는 대학 교수 4명 중 1명은 서울대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주요 대학이 10명 중 7명을 점유하고 있어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대학교육연구소 제공). 2020.09.2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하는 대학 교수 4명 중 1명은 서울대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이 10명 중 7명을 점유하고 있어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확보라는 제도 취지가 무색하게 사외이사 겸직 교수 대부분 안건에 찬성으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는 기업 주식을 1억원 상당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연구과제를 수탁받는 등 이해충돌 문제도 불거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교육연구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100대 기업 사외이사 423명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학교육연구소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각 기업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상무(常務)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 즉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이사다. 대주주와 무관한 외부인을 참가시켜 독단적인 경영과 전횡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 제도다.

사외이사 중 대학 교수는 188명으로 44.4%를 차지했다. 188명을 소속 대학으로 살펴보면 서울대가 47명(25%)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 29명(15.4%), 연세대 19명(10.1%), 중앙대 12명(6.4%), 성균관대 11명(5.9%) 등으로 상위 5개 대학이 62.8%를 차지했다.

이어서 한양대 8명, 이화여대·KAIST 각각 6명, 서강대 5명, 한국개발연구원(KDI)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4명으로 나타났다. 대전에 소재한 KAIST와 세종에 있는 KDI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를 제외하면 모두 본교가 서울 소재다.

교수 겸직 사외이사들은 사실상 거수기로 기능하거나, 법에 규정된 기간 이상 재직하는가 하면 주식을 1억원 넘게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독립적인 위치에서 기업 의사결정을 감시하는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3월 1분기 열린 100대 기업의 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교수 184명은 안건 총 1897개 중 1887건(99.5%)에 찬성 표결했다. 반대는 5건, 보류는 2건, 기타의견은 3건이었다.

김대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글로비스에서 8년, 홍준표 울산대 의과대학 교수는 네이버에서 7년간 사외이사로 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특정 사외이사가 한 상장회사에서 6년을 초과해 재직할 수 없다. 사외이사 연임이 그 자신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조이수 한동대 교수는 메리츠화재 사외이사로 겸직하며 이 회사의 주식 1만주를 보유했다. 지난 3월31일 기준 평가금액은 1억2200만원에 달했다. 현대해상 사외이사 진영호 고려대 교수는 3917주(8870만원), 삼성전자 안규리 서울대 교수는 1200주(5730만원), 메리츠화재 김동석 KAIST 교수는 4500주(5490만원)을 보유해 평가금액 5000만원을 넘었다. 모두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소유했다.

사외이사 겸직 교수 56.4%(106명)는 평균 보수액 1000만원 이상~2000만원 미만을 받았다. 3000만원 이상은 9명, 2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이 48명이었다. 1000만원 미만은 21명, 보수를 받지 않는 교수는 4명에 불과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사외이사 겸직 교수가 해당 기업, 계열사로부터 연구수탁을 받거나, 수탁 몇 년 후 사외이사로 취임하는 문제도 지적된 바 있다"며 "대가성이라는 우려를 사기 충분하고, 업무의 독립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어 현황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들은 사외이사 명단을 정보공개 청구해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거부하는 등 이를 알리지 않고 있다.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교육기관정보공개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교육연구소 김효은 연구원은 "현황 자체를 알 수 없기에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며 "교육부와 대학 차원에서 대학정보공시 시스템인 대학알리미에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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