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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학점포기제' 속속 도입…"코로나19 사태 영향"

등록 2020.09.24 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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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내년부터 학점포기제 도입키로

재수강 대상 성적 기준도 변경하기로

앞서 연대, 한국체대도 학점포기제 도입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주요 대학들이 비대면 2학기 개강을 한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학가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9.01.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주요 대학들이 비대면 2학기 개강을 한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학가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서울 시내 일부 대학들이 학점포기제를 속속 도입하는 분위기다.

학점포기제는 2010년대 초중반 '학점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폐지되는 추세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도입하는 대학들이 점차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숭실대는 최근 교무위원회를 열고 2021학년도 1학기부터 학점포기제를 시행하고 재수강 제도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숭실대 관계자는 "현재 총장 결재 과정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학점포기제와 관련, 숭실대의 이번 결정에는 교과목 폐지로 재수강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 6학점까지 졸업학기 중 포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기존 D+였던 재수강 대상 성적 기준도 C+로 변경하기로 했다. 재수강 시 취득 가능 성적을 B+에서 A-로도 변경할 계획이다.

이 같은 내용은 숭실대 총학생회 측에서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부분이다. 특히 재수강 대상 성적 기준의 경우 서울 소재 대학들 대부분은 C+이지만, 숭실대만 D+을 고수해 왔다고 총학생회 측은 전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대면 수업을 못하게 되면서 학점포기제와 재수강 제도 변경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고, 총학생회는 올해 상반기부터 학교 측에 이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오종운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제도 변경이 전적으로) 코로나19 때문은 아니다. 그런데 마침 코로나19 사태로 영향을 받게 된 것은 맞다"고 언급했다.

재수강 제도 변경과 관련해선 "(교육부 평가에서) 재수강 제도를 개선하면 평가 점수가 낮아질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처음엔 (논의가) 되게 어려웠다"고도 덧붙였다.

숭실대에 앞서 연세대와 한국체대도 학점포기제를 도입한 것으로 지난달 알려졌다.
[용인=뉴시스] 김종택기자 = 지난달 31일 경기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자유교양대학 박성순교수가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비대면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2020.08.31.jtk@newsis.com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용인=뉴시스] 김종택기자 = 지난달 31일 경기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자유교양대학 박성순교수가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비대면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연세대의 경우는 올해 1학기에 한해 한 과목의 학점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1학기 성적에 대한 학사경고나 성적불량제적 등의 처분은 원 성적을 적용하고, 우등생 선정에도 원 성적을 기준으로 삼아 형평성 논란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체대는 C+ 이하의 성적을 받은 1학기 수업 가운데 최대 6학점까지 포기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체대는 2학기에도 학생들의 요구가 있다면 학점포기제 시행을 검토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학점포기제 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고려대의 경우는 이 제도 도입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대 관계자는 "실무 부서에서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 중인 것은 없다"고 했다.

학점포기제는 학생들이 낮은 점수를 받은 학점은 포기하고 재수강 등을 하는, 소위 '학점 세탁'이 빈번해지면서 '성적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도 지목돼 왔다.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선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고,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들에 개선을 요구해 2014년부터는 학점포기제를 폐지하는 대학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 등 비대면 수업이 자리잡으면서 디지털 기기 인프라 차이에 따라 학생 간 격차가 발생하고, 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막을 대책이 없어 학점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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