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은신' 디지털교도소는 검거…'파티' 윤지오는 무소식, 왜?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9-25 05:01:00  |  수정 2020-09-25 09:37:08
국외도피 검거 속도차 지적…선별 추적 등 주장
디지털교도소 4개월만 덜미…윤지오 사례 비교
한국은 요청, 현지 당국 주도…국가·사안별 차이
적극 요구 시 외교 갈등 소지…주권 침해 논란 등
필리핀·베트남 코리안데스크 등 예외적 체계도
경찰, 환경 개선 추진…영사 역할 조정 등 제안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디지털교도소 화면 캡처.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가 베트남에서 은신하던 중 전격 검거된 이후 다른 국외 소재 사범 수사와의 속도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정 사안 관련 도피자 추적에만 역량을 선별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등의 주장이다.

하지만 구조적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사안별 속도차는 불가피하며, 되레 디지털교도소 사례가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는 반론이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로 알려진 30대 남성 A씨는 지난 22일 오후 10시께 베트남 호치민에서 현지 당국에 의해 신병이 확보됐다. 지난 5월 수사 착수 이후 약 4개월 만이며, 해외 체류 중인 사실이 파악된 이후로는 불과 20여일만이다.

A씨는 지난 3월께부터 사이트 '디지털교도소'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면서 성범죄, 아동학대, 강력범죄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 및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디지털교도소는 사적 처벌 논란과 무고한 인물에 대한 신상공개 피해 논란 등이 제기된 사이트다. 1기 운영자 도피 이후 한 차례 접속이 차단됐으나 최근 '2기 운영자' 주도로 다시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A씨 신병 확보 이후 일각에서는 이례적인 신속성을 거론하면서 다른 사건 진행과의 차이를 지적하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故) 장자연 사건 관련 후원금 사기 등 의혹을 받는 배우 윤지오(34)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윤씨는 지난해 4월24일 캐나다로 출국했다. 그는 출국 후 경호비용, 공익제보자 도움 등 명목 후원금을 모아 사적 이득을 취했다는 취지로 고발됐는데, 현재는 체포영장과 함께 인터폴 적색수배가 발부된 상태다. 그런데 최근 현지에서 파티를 하는 영상이 SNS에 버젓이 올라와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세간의 지적은 주로 A씨의 경우 인터폴 공조로 신속하게 검거한 반면, 윤씨는 적색수배 상태임에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와 윤씨 뿐만 아니라 모든 도피사범에 대한 추적 경과는 국가별, 사안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다수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associate_pic
[인천공항=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지난해 4월24일 배우 윤지오씨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캐나다 토론토행 비행기 탑승 수속 중 취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19.04.24. radiohead@newsis.com
소재 파악에서부터 체포 등 절차 전반을 현지 당국에서 주도하는 만큼 대한민국 기관이 관여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 수사기관에서는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며, 이를 적극 반영할지 여부는 현지 당국 권한 범주라는 것이다. 아울러 수사 공조의 경우에도 '상호주의'가 적용된다는 점 등이 언급된다.

일례로 캐나다 당국에서는 윤씨 신병 확보와 관련, 인터폴 차원의 접근보다는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른 절차를 밟으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에는 적색수배 발부에 따른 체포 관련 규정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캐나다 당국이 적색수배를 사유로 적극 조치에 나설 의무나 근거는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같은 방향의 대응은 캐나다 외 다른 국가는 물론 우리 당국에서도 취하고 있는 방식이라고 한다. 아울러 적색수배를 이유로 현지 당국의 적극적 사법 조치 실행을 요구한다면 오히려 국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외국 영토 내 사법 조치 실행을 요청하는 것인 만큼 주권 침해 논란 가능성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다른 국가에서 한국 수사기관의 국내 사법 조치 실행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제 공조 관련 국가별 편차는 존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공안부 대외국 산하 한인 사건 전담 부서가 있는 베트남, 파견 한국 경찰이 나가있는 필리핀 등 '코리안 데스크'가 있는 곳들은 공조 체계가 비교적 탄탄한 국가들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이번 A씨 검거 과정에서는 베트남 공안부 '코리안 데스크'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associate_pic
A씨 상대 수사에서 베트남 공안부는 한국 경찰과 현지 주재관과 협력, 추적망을 좁혀 들어갔다고 한다. 코리안 데스크와 외국인 전담 추적팀을 호치민에 급파하기도 했는데, 이는 기존 우호 관계가 작용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이외 외교적 상황에 따라 현지 당국의 대응 기조가 달라지면서 추적 등 조치에 편차가 생길 수 있으며, 사안별 현지 대응 태도가 달라 속도차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 등이 존재한다.

물론 아예 한국 군·경이 국외 현지에서 활동한 지난해 5월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같은 사례가 있긴 하나 이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경찰은 국제 공조를 강화, 도피자 추적 등 수사 여건 전반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 등으로 인해 대면 방식의 우호 관계 향상엔 일부 애로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사기관 일각에선 경찰 영사의 역할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사건·사고 대응이 아닌 국제 공조를 위한 첨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견해다.

현재 경찰 영사는 32개국 50개 공관에 60여명이 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재외국민 보호 및 사건·사고 대응 지원 등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코리안 데스크는 굉장히 예외적인 협력 체계로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영사 운영을 사건·사고 담당은 별도로 두고 경찰 협력 중심으로 한다면 비슷한 역할을 하게 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won@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사회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