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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6억원 몸값 톡톡히 해낸 류현진…토론토 '신의 한 수'

등록 2020.09.25 11: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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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FA 대어 류현진에 4년 8000만달러 투자

류현진, 에이스 역할 톡톡히 해내며 기대에 화답

'거액' 스트라스버그·범가너는 승리없이 시즌 아웃

[세인트피터즈버그=AP/뉴시스]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22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하고 있다. 2020.08.23.

[세인트피터즈버그=AP/뉴시스]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22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하고 있다. 2020.08.23.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19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는 그의 부상 경력 탓에 우려의 시선이 따랐다.

류현진은 FA를 앞둔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뛰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평가는 엇갈렸다. 류현진의 '건강'에 물음표가 달린 탓이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2013~2014년 2년 연속 14승씩을 거두며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한 류현진은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2015~2016년 암흑기를 보냈다. 2년간 그가 빅리그 경기에 등판한 것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뚫고 2017년 복귀한 류현진은 2018년에도 사타구니 부상으로 3개월 넘는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2018년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으나 15경기 등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류현진은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대어로 분류됐지만 '건강'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 평가 속에서도 토론토는 4년간 8000만달러(약 936억원)라는 거액을 들여 류현진을 영입했다. 토론토 구단 역사상 FA 투수 최고액이다.

류현진의 부상 이력을 우려해 토론토의 선택이 무모하다는 평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강타선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제구력을 앞세우는 류현진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마이애미=AP/뉴시스]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2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2020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6이닝 5피안타 1실점 8K 호투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며 시즌 3승을 따냈다. 2020.09.03.

[마이애미=AP/뉴시스]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2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2020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6이닝 5피안타 1실점 8K 호투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며 시즌 3승을 따냈다. 2020.09.03.

하지만 류현진은 에이스로 우뚝 서며 토론토의 선택을 '신의 한 수'로 만들었다.

류현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연기되는 생소한 상황 속에서도 몸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했다. 비록 팀당 60경기의 짧은 시즌이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시즌 출발은 좋지 못했다. 구속이 크게 저하되고 제구력이 흔들리는 바람에 류현진은 개막 이후 2경기에서는 실망스러운 투구를 했다. 7월2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개막전에서 4⅔이닝 3실점했고, 7월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4⅓이닝 5실점으로 더욱 부진했다.

하지만 8월 한 달 동안 28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하며 제 모습을 되찾았다.

류현진은 팀의 불안한 수비 속에서도 꿋꿋한 모습을 자랑하며 올 시즌 12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지난 겨울 류현진과 함께 스토브리그를 달궜던 FA 대어들과 비교하면 류현진의 성적은 더욱 돋보인다.

지난 겨울 양키스와  9년 간 3억2400만 달러(약 3838억원)짜리 초대형 계약을 맺은 게릿 콜은 올 시즌 7승 3패 평균자책점 2.84로 류현진과 성적이 비슷하다.

워싱턴과 7년간 2억4500만달러에 계약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 10.80의 초라한 기록을 남긴채 손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세인트피터즈버그=AP/뉴시스]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가운데)이 2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5회 말 2사 후 2점 홈런과 2루타를 내준 후 교체되고 있다. 류현진은 팀이 6-3으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4⅔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2020.07.25.

[세인트피터즈버그=AP/뉴시스]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가운데)이 2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5회 말 2사 후 2점 홈런과 2루타를 내준 후 교체되고 있다. 류현진은 팀이 6-3으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4⅔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2020.07.25.

5년 8500만달러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은 매디슨 범가너는 올 시즌 8경기에서 승리없이 4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토론토는 류현진에게 거액을 투자하면서 기대한 것 중 하나가 '가을야구'다. 토론토는 25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4-1로 승리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낸 류현진은 토론토가 2016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서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토론토가 포스트시즌 진출 매직넘버 '1'을 지운 경기에서도, 가장 빛난 스타는 류현진이었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7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치며 화려한 피날레를 선보였다.

류현진의 시선은 이제 포스트시즌을 향한다. 토론토에는 가을야구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아 포스트시즌 등판 경험이 풍부한 류현진의 책임감은 한층 막중하다.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뛰던 2013년과 2014년, 2018년, 2019년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통산 8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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