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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韓딜로이트 CTO "뒤처지면 짐싸는 문화는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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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05 06:00:00  |  수정 2020-10-05 11:00:44
최기원 한국딜로이트그룹 최고인재책임자 인터뷰
안진, 최기원 전무 주도 '전문가트랙' ED 직급 신설
"전문성 인정받은 ED, '신기술' 사내 확산·적용 역할"
"美에선 간호사 ED도…업계전문가 ED로 경력 채용"
"'넥스트 CEO 없다' 고민 많은 기업도 투트랙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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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최기원 딜로이트안진 최고인재책임자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 ONE IFC 빌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0.0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그간 회계법인 내에서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뒤처지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젠 파트너 트랙과 동등한 위상을 갖는 '전문가 트랙'을 통해 각자의 비전을 갖고 움직일 수 있도록 새로운 조직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최기원 한국 딜로이트그룹 최고인재책임자(CTO·전무)는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구 One IFC 안진회계법인 본사에서 뉴시스와 만나 "파트너는 관리업무를, 이그제큐티브 디렉터(ED)는 전문지식으로 사업을 서포트해 시너지를 내야하는 것"이라고 5일 밝혔다.

그는 한국 딜로이트그룹 2500명의 인사 총책임자로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 휴먼 캐피털 유닛 리더를 겸하고 있다. 미국 MD(Managing Director) 개념을 국내로 들여와 'ED'로 안착시키기 위한 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파트너에 준하는 전문가 역할을 맡게 될 ED 직급을 신설, 지난 6월 인사를 단행해 8명을 신임 ED로 발령했다. 현재 ED는 27명으로 이중 비회계사는 74%를 차지한다.

◇"해외 법인은 모두 전문가 트랙 두고 있어…국내 전문성 높여야"

빅4 회계법인은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파트너로 승진하는 전통적 트랙 하나만을 운영해 왔다. 파트너는 영업, 프로젝트 관리, 조직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일반 기업의 임원과 유사하다. 다만 회계법인 지배구조상 파트너가 되면 법인의 지분을 일정 부분 갖고 업무에 임하게 된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파트너 트랙과 별도의 전문가 트랙 신설을 고안했다. 기존에도 회계법인 내에서 전문가들이 존재했으나 이들에게 파트너 트랙이 아닌 별도의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최 전무는 "규제 강화와 산업의 복잡성 증가로 전통적인 서비스 구분만으로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더 세분화되고 복잡한 서비스 대응이 가능한 인력과 조직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컨설팅의 경우 고객의 운영 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운영, 정보기술(IT) 컨설턴트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애널리틱스 전문가, 개발자 등 다양한 인력이 필요하다"며 "기존 파트너 모델만으로는 이들에게 성장 비전을 주입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였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에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 달려가는 상황이었지만 이제 ED 트랙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을 기회가 생겼다"며 "지속적으로 방법론이 고도화되고 복잡해지므로 이를 누군가는 배우고 확산하고 적용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기존 파트너 트랙만으로는 이 업무가 돈을 벌어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평가 됐지만 ED 트랙이 신설되면 이러한 전문성도 모두 업무 평가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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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최기원 딜로이트안진 최고인재책임자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 ONE IFC 빌딩에서 뉴시스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0.05. park7691@newsis.com
◇"美선 간호사나 펜타곤 장성도 ED 채용…경력 ED 늘릴 것"

최 전무는 딜로이트그룹에 ED 트랙이 안착하기까지 2~3년가량 걸릴 것으로 봤다. 그는 "제도가 전체 인력에게 확산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며 "서로에게 인정받기도 하고 동화돼 가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시점을 2~3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파트너수 대비 ED의 비중은 20%이지만 향후 산업이 고도화하며 서비스라인별 ED도 늘어나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딜로이트의 경우 파트너 대비 ED의 비율은 약 60%에 달한다.

앞으로 안진회계법인은 매니저에서 시니어 매니저로 진급하는 시기에 파트너 트랙과 ED 트랙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설계한 상태다.

최 전무는 "5년가량 숙성이 되면 들어올 때부터 트랙을 다르게 뽑을 수 있다"며 "규모가 커지면 그들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그걸 조직화하기 위해서는 신입부터 뽑아 길러야 하는 구조가 필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추후 업계 전문가를 직접 ED로 영입해오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간호사, 펜타곤 장성, 유명 석학도 딜로이트 MD로 채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국의 ED인 MD 중에는 사보험 컨설팅 프로젝트를 위해 간호사를 ED로 채용하기도 했다"면서 "한국 딜로이트도 규모가 커진다면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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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최기원 딜로이트안진 최고인재책임자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 ONE IFC 빌딩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0.05. park7691@newsis.com
◇"넥스트 CEO 고민하는 국내기업도 투트랙 도입 필요"

그는 국내 전문가 기업이라면 투트랙 조직이 어울릴 수 있다며, 독일 자동차부품 기업 컨티넨털을 사례로 들었다. 컨티넨털은 최고기술책임자(CTO) 트랙과 연구개발(R&D) 최고기술위원 트랙을 따로 두고 있다. 국내 기업은 CTO 트랙 하나만을 보고 피라미드형으로 달려가기 때문에 유능하더라도 중간 이탈자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고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전문가 트랙을 두고 이들에게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 전무는 "어느 기업에서나 인사만 20년, 영업만 20년씩 한 분들이라면 전문가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은 전문가고 이들을 장기적으로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기업이 고민하고 있는 지점은 넥스트 CEO(최고경영자) 세대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전 오너 기업들은 총명한 인력을 낙점해 영업, R&D, 구매 등 여러 부서를 순환시켜 제너럴리스트로서의 역량을 키워주며 소위 길러진 인재들이 있었지만 그 이후 세대는 그런 분들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 업무에 특화된 전문가와 경영 전반을 두루 경험한 관리자를 구분하여 키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전무는 "파트너라는 하나의 체계에서는 경쟁에서 밀리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이제 ED도 ED 나름대로의 가치를 갖고 움직여 파트너와 ED가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관계로 안착시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원 한국 딜로이트그룹 전무는?
최 전무는 1973년 태어나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딜로이트 컨설팅으로 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그는 로컬 전략 컨설팅 부띠끄인 엔플랫폼(nPlatform)에 1년 동안 근무한 뒤 다시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에 합류해 전략 컨설팅 부서에서 몸을 담았다. 최 전무는 지난해 인사 컨설팅 부서 리더로 임명됐으며 이후 한국 딜로이트그룹 최고인재책임자(CTO)를 역임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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