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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건설 '기지개' 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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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01 06:00:00
'텃밭' 중동지역서 동남아 시장으로 무게추 이동
코로나 불확실성 '지속'…"300억불 달성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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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뉴시스】박진희 기자 = 지난 2016년 3월 18일. GS건설이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빌딩형 차량기지 프로젝트인 T301수주전에서 선진 건설사들을 제치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T301 현장 전경. 2018.11.15. (사진=GS건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건설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인 300억 달러(약 35조원) 달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해외건설 수주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중동지역의 수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무게추가 옮겨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필리핀에서 약 6700억원 규모의 철도공사를 현지 기업과 공동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필리핀 교통부가 발주한 필리핀 남북철도 제 1공구 공사 낙찰통지서를 받았다. 현대건설이 필리핀에서 공사를 따낸 것은 1986년 아시아개발은행(ADB) 본부 신축공사 이후 34년 만이다.

이번 공사는 주관사인 현대건설이 현지 업체인 메가와이드와 국내 토공 전문건설사인 동아지질과 함께 수주했다. 현대건설 지분은 전체의 약 57.5%(약 3838억원). 필리핀 남북철도 제1공구 공사는 필리핀 '말로로스'(Malolos)와 '클락'(Clark)을 연결하는 총 연장 53㎞의 남북철도 구간 일부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현대건설은 지상 2개역과 고가교(17㎞)도 함께 세운다.

현대건설은 올해 싱가포르, 미얀마, 홍콩 등에서 토목·건축 공사를 수주하며 아시아에서 총 1조원 규모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포스코건설도 지난 7월 3500억원 규모의 필리핀 남북철도 차량기지 건설공사를 단독 수주했고, 베트남에서는 롯데건설이 2300억원 규모의 롯데몰 하노이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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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해외건설 수주추이. (제공 = 해외건설협회)


내년에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에서 환경·에너지 관련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되면서 주요 건설사들은 동남아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185억 달러(약 21조71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분기 이후 수주시장 악화 등으로 고려하면 비교적 양호한 실적으로 평가된다.

지역별로는 '텃밭'인 중동이 84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아시아지역이 78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월별 현황으로는 아시아시장의 수주가 눈에 띈다. 중동지역은 코로나19 팬더믹 전인 지난 1~2월에만 수주 규모에서 아시아를 앞섰고, 이후 5개월 동안 아시아지역이 중동지역 수주액을 넘어섰다.

전체 수주액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2월에는 60%에 달했지만, 8월에는 14.6%까지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시아지역 수주 비중은 30%에서 60%까지 높아졌다. 특히 필리핀(3억4320만 달러)과 베트남(2억1681만 달러)은 중동에서 최고 수주액을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1억4390만 달러)를 앞질렀다.

대형건설 관계자는 "중동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입찰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반면 아시아지역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고,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 등이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유가하락, 중동 정세 불안 등이 겹치며 해외건설 시장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세계 각국이 입국 제한조치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 공기 지연과 발주·계약 연기 등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남은 기간 수주 반등이 어렵다는 건설업계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주 직전에 프로젝트가 연기됐고, 언제 다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세계 각국의 발주처들이 경기 침체를 우려해 섣불리 공사를 발주하지 않으면서 하반기에도 해외건설 수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건설 이슈와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해외사업을 수행 중인 건설기업, 설계 및 엔지니어링 기업의 88%는 해외 건설사업 수행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하반기 수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목표액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인 300억 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건설사업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 방안을 기반으로 정부의 조속한 대응 체계 마련이 중요하고, 사업 수행 주체인 기업도 대응 체계를 마련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 위원은 "정부는 해외시장에 진출한 개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팬데믹 대응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입국 제한 등 조치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며 "계약 클레임 법률 자문 지원을 비롯해 해외사업 수행 기업의 코로나19 대응 사례 공유, 코로나19 종식 이후 시장 진출전략 수립과 시행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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