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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악의 꽃' 피운 사이코 살인마역, '종의 기원'서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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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28 11:59:48  |  수정 2020-09-28 12:11:01
'백희성', 전무후무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
"광기 위해 역대급 악역 영화 다 찾아봐"
감정 유지 위해 하루종일 밥 안먹기도
데뷔 19년차…선한 영향력 지닌 배우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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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우 김지훈 (사진 = 빅픽처엔터테인먼트) 2020.09.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백희성이 나쁜 짓 참 많이 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랑과 관심 주셔서 감사해요."

배우 김지훈은 28일 가진 tvN 수목극 '악의 꽃' 종영 기념 서면 인터뷰를 통해 "촬영 작업 자체도 즐거웠지만 시청자 여러분께도 많은 사랑을 받게 돼서 제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지훈은 '악의 꽃'에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백희성'으로 분했다. 식물인간으로 첫 등장 후 눈을 뜨고 순진한 아들에서 비정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까지 전무후무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선사했다.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 75점 정도다. 늘 열심히 준비하고 집중해서 연기해도 막상 모니터를 해보면 아쉬운 점 투성이일 때가 많다"며 "그나마 예전엔 50점 미만이었는데 거만해졌는지 점수가 많이 올랐다"고 웃었다.

'백희성' 연기를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처음 기나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말하고 걷게 되기까지 유튜브로 코마 환자들 영상을 찾아봤는데, 깨어난 지 얼마 안돼서 두 발로 걷는다는 건 아예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너무 갑작스런 회복력이 극에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까 신마다 철저히 계산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지훈은 "처음엔 거의 눈동자를 움직이고 성대를 울리는 것조차 버거울 것 같은 느낌으로 시작했다"며 "나중에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나는 장면이 너무 뜬금없거나 말도 안되게 느껴지지 않도록 신마다 회복의 속도를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반엔 그 부분이 가장 관건이었고 이후에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광기와 압도감을 표현해내는 게 두 번째 과제"라며 "역대급 악역이 나오는 영화는 다 찾아봤던 거 같다. 한 작품, 한 작품 다 모여서 백희성의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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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우 김지훈 (사진 = 빅픽처엔터테인먼트) 2020.09.28. photo@newsis.com
책 '종의 기원'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 "어떤 문학성을 지닌 사이코패스 살인자가 직접 기록한 회고록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사이코패스의 감정상태와 심리변화를 눈에 보일듯이 상세하게 묘사해놓은 장면이 많아서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연기하면서 어릴 때 본 만화 '엔젤전설'이 떠올랐다는 전언이다. 그는 "알고보면 속마음은 너무나 착하고 모범적인 학생인데 겉모습은 누가 봐도 괴물처럼 거의 악마급의 무서운 외모를 지닌 주인공이 그의 외모만 보고 무서워하는 사람들과 엮이게 되면서 생기는 코믹한 에피소드들이 주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희성이도 다른 건 몰라도 엄마에게 있어서 만큼은 정말 아끼고 위하는 감정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그런 엄마조차 희성이에게 공포를 느끼고 괴물로 밖에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이 상황들이 안타까우면서 희성이가 불쌍하기도 했다"는 기억이다.

목소리의 경우 배우 존 말코비치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전형적인 남자답고 굵은 톤의 목소리가 아니라 고상하고 섬세하고 유약한듯, 여성스러운 느낌도 있는 톤의 목소리인데 굉장히 독특한 질감에서 묘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목소리"라고 평했다.

"어리고 유약한 듯 광기어린 희성이의 모습을 조금 더 부각시켜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참고했다"며 "백희성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초반부 촬영이 가장 어려웠다. "인물이 구체적으로 잘 그려지지 않아 처음 의식을 되찾고 연기할 때 어떻게 톤을 잡아야할지 막막했다"며 "힘겹게 찾아낸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종일 밥도 안 먹고 대화도 안하고 대본만 계속 되뇌이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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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우 김지훈 (사진 = 빅픽처엔터테인먼트) 2020.09.28. photo@newsis.com
기억에 남는 명장면으로는 이준기(도현수 역)를 암매장하려다 엄마한테 들키는 장면을 꼽았다. "짧지만 강렬했다. 아들이 아무렇지 않게 산 사람을 파묻는 걸 지켜보는 엄마의 감정에 대해 함축적이지만 강렬하고 세련되게 많은 걸 전달해주는 신"이라며 "엄마가 아들을 칼로 찌른다는 상황 자체도 강렬하지만 무언가 쎄한 분위기가 너무도 매력적인 장면"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준기와의 대결 신에서 "죽일려면 그냥 죽여 이 사이코패스 xx아"라고 말한 대사는 애드립이었다.  "원래는 '죽일려면 그냥 죽여 이 미친 x아'였는데 도현수의 처절한 분노에 겁을 먹고 도망가다 보니, 또 이준기의 서늘한 연기에 호흡하다 보니 리허설 중 그 대사가 절로 튀어나오더라"

그는 "다행히 이준기도 마음에 들어하고 감독도 느낌이 좋다고 해서 그렇게 바꿔서 촬영했는데 생각보다 방송 후의 임팩트가 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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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우 김지훈 (사진 = 빅픽처엔터테인먼트) 2020.09.28. photo@newsis.com


2002년 데뷔한 19년차 배우다. 그는 "연기 인생을 되돌아보면 참 열심히 달려왔는데 어느 순간 주위를 둘러보니 엉뚱한 곳에 와있더라"며 "이젠 제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다시 열심히 달려가려 한다. 방향을 잡는 데 시간이 적잖이 걸렸는데 '악의 꽃'을 통해 첫발을 뗀 것 같은 기분"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훈은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계속 줄 수 있고 궁금증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와 가치관을 전달하는 선한 영향력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온 국민이 다 힘든 시기인데,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말고 꿋꿋하게 버텨나가다 보면, 지금의 힘든 시기가 훗날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날이 머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마스크 꼭 챙기고 늘 건강 유의하길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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