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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겨냥' 일회성 펀드에 난립 뒷말

등록 2020.10.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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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2400억 끌어모은 빅히트 겨냥 펀드

운용업계 "코스닥 벤처펀드로 빅히트?" 의문

"기관 리스크 보상차원…개인 늘릴 소지작용"

[서울=뉴시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_CI. 2020.09.28.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_CI. 2020.09.28.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최근 증시에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면서 공모주 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빅히트만을 겨냥한 펀드가 출시되자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관 물량을 받기 위해 일회성으로 펀드를 만든 것에 대해 '대놓고 펀드를 비히클로 여기는 행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레이트자산운용은 '코레이트 코스닥벤처 플러스 펀드'를 출시했다. 지난달 24일 하루 동안 판매됐으며 총 2400억원어치가 팔렸다. 하루 만에 이같이 대규모 자금이 몰린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대놓고 빅히트만을 겨냥해 출시한 펀드라는 점에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부실채권(NPL)을 주로 다뤄온 코레이트운용이 공모주 전문 운용사가 아닐뿐더러 코스닥 벤처펀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인 빅히트를 겨냥했다고 홍보해 '반칙'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기관이 개인보다 물량을 많이 받는 이유는 수요 예측에 참여해 가격 산정 리스크를 먼저 짊어진다는 점에 있다. 수요 예측에서 기관이 공모가를 확정지어주면 이를 토대로 개인이 참여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빅히트는 지난달 29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117.25대 1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빅히트는 공모가를 희망밴드(10만5000원~13만5000원)의 최상단인 13만5000원에 확정했다. 빅히트의 수요예측은 사실상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빅히트와 같이 대규모 증거금이 몰릴 것으로 관측되는 기업공개(IPO)는 기관이 리스크를 짊어진다기보단 혜택만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 혜택 또한 그간 수요 예측에 참여해온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 본다. 그런데 빅히트만을 겨냥해 나온 상품이 대규모 자금을 받게 되니 '단물만 빼간 펀드'라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해당 펀드는 코스닥 벤처펀드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빅히트 물량을 우선 배정받는 혜택이 없다. 특별히 다른 펀드보다 혜택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빅히트 겨냥 펀드로 포장해 자금을 끌어모았다는 것이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코스닥에 상장하는 공모주 30%를 우선 배정 받는 혜택을 갖고 있다. 코레이트가 우선 배정을 받는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를 택하지 못한 데에는 최근 채권 시장이 침체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실한 채권 자산을 담을 바에야 시장성이 높은 주식 등을 담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직전에 물량을 더 받기 위해 신탁으로 싸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홍보까지 대놓고 하는 경우는 처음 봐서 당황스럽다"면서 "(금융당국이) 개인들의 물량을 늘려주는 데 힘을 실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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