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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대전시, 재탕·회전문 고위직 인사···공직사회 '수근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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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30 10:50:41
단시간에 자리 바꿔가며 재취업 빈발
인맥인사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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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오른쪽)이 29일 시청에서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 대전시 제공) 2020.09.29.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 = 대전시가 '재탕', '회전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인사를 잇따라 내면서 공직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허태정 시장의 부름을 받고 시청에서 일한 인사들이 자리를 바꿔가며 재취업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인데,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30일 시에 따르면 전날 김재혁(60) 전 정무부시장을 대전도시공사 사장, 정무수석보좌관으로는 최용규(58) 전 대전시티즌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김 사장은 28일 시의회 인사청문간담위원회가 열린 뒤 전날 청문위가 '적격' 보고서를 채택하자마자 몇 시간 뒤 사령장을 받았다. 최용규 보좌관도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격 임명사실을 밝힌 뒤 하루 만에 임명됐다.

김 사장은 국가정보원 대전지부장과 경제단장, ㈔양우회 이사장을 지냈다. 허 시장이 국정원 경제파트에서 오래 일한 경제통이라며 정무부시장으로 발탁했고, 지난해 8월부터 1년여간 부시장을 하다가 돌연 사직한 뒤 도시공사 사장에 응모했다.

부시장을 지내던 인사가 곧바로 산하 기관장에 도전한 것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 허태정 시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본인이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허 시장은 "부시장은 부시장이고, 도시공사 사장은 사장으로서의 이상과 역할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일찌감치 낙점한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유성복합터미널 관리를 맡겼을 때 업무적 이해도와 해결점 잘 파악하고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 점을 보면 인사배경이 4차례 민자사업이 무산된 유성터미널 문제와 관련이 깊다는 추론이 나온다.

하지만 정무부시장의 업무 범위가 제한이 없다는 점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부시장으로도 얼마든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이직에 따라 퇴직처리에 상당 기일이 흐르면서 공사사장이 열흘 넘게 공석으로 남겨지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다. 청문회에서 그도 이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최 보좌관은 지난해 4월 신인선수 공개테스트 채점표 조작 수사와 방만한 구단운영 등의 비판을 받으면서 중도 사임한 김호(75) 대표의 후임으로 발탁됐다.

그런데 당시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이사회 통보절차 없이 주총당일 발표가 돼 최소한의 검증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난이 있었다.

그는 허태정 시장과 같은 대학 같은 과 동문이다. 서울신문 기자와 광고국장을 지냈다. 당시 허 시장은 “언론사 국장으로 광고 유치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며 경영능력에 후한 점수를 줬는데, 공교롭게 그해 연말 대전시티즌이 하나금융으로 전격 매각되는 상황이 나왔다.

결국 최 보좌관은 사장 임기를 못채우고 그해 12월부터 지난 8월까지 대표청산인을 맡아 골치아픈 인수인계 뒤처리를 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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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조명휘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29일 시청에서 최용규 정무수석보좌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 대전시 제공) 2020.09.29. photo@newsis.com

때문에 경영능력을 보고 발탁했다고 설명했던 그를 정무직으로 재취업시킨 데는 이같은 상황이 고려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허 시장의 개인적인 '인간적 미안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프로구단 사장에 비해 정무보좌관의 무게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하향지원'을 선택한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과 비슷한 상황이란 평이 있다.

추석 이후에는 김종남(53)전 대전시 민생정책보좌관이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선 여러 인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강행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남 전 보좌관은 허태정 시장의 대학 운동권 선배로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을 지낸 뒤 시청에서 일을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0월 퇴임한 뒤 제21대 총선 대전 유성구을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가 5선 관록의 이상민 의원에게 밀려 낙천했다.

평생교육진흥원장 임기가 3년이기 때문에 22대 총선 준비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된다.

그는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을 비롯해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공동대표, 대전환경운동연합 교육위원장 등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 특히,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출신인 전임 금홍섭 원장에 이어 또다시 시민단체출신 수장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자리가 아예 시민단체 출신 몫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앞서 허 시장은 지난달엔 4급 상당 개방형 직위인 홍보담당관으로 시청에서 자영업협력관으로 일하던 이용균(57)씨를 임명해 논란을 부른바 있다.

이 협력관은 지난해 1월 임명됐는데 1년 6개월 만에 같은 급의 다른 자리에 응모해 낙점됐다. 통상의 인사에서 이런 사례는 찾기가 어렵다.

자영업협력관은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과 소통을 위한 자리다. 홍보협력관은 시정홍보계획 수립과 온라인 시정홍보, 소셜미디어 운영·관리 등을 맡는 것이어서 역할이 전혀 다르다.

내정자는 허 시장의 대학선배로 지역신문에서 14년간 근무했고 최근까지 대형 식당을 운영한 바 있다.

5월엔 협력관과 함께 일할 5급 상당 임기제 공무원으로 캠프에서 일했고,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했던 박범창(47) 사무관을 우여곡절 끝에 뽑아 구설이 있었다.

애초 그를 낙점했으나 다른 사람이 뽑히는 당황스런 상황이 빚어졌는데, 다행히 그 합격자가 곧바로 퇴직하면서 7개월동안 공석으로 둔 뒤 재공모를 통해 박씨를 채용했다. 공정채용 측면에서 볼 때 전례가 없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시의 한 사무관은 "이미 보은인사를 받은 사람들이 곧바로 직위만 바꿔 재취업을 하는 것은 염치 문제고, 그만한 인물들이 없어서 임명을 하는 것이라면 대전시의 수치"라면서 "결국 전임들에 비해 인맥과 인재풀이 약한 것을 드러낸 것인데, 알고 지낸 사람에서 벗어나 두루 추천받고 발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전시의원은 "정치적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선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서 불안감의 표현으로 읽힐 수 있고, 성과마저 못 내면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며 "돌려막기나 회전문인사에 대한 시민 공감대가 크다는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 정치적으로 좋은 공격 소재"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emed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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