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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훔친 차 몰다가 담벼락 '쿵'…무죄받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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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18 01:00:00  |  수정 2020-10-18 07:41:07
'7년 전 차량 절도' 혐의로 기소돼
법원 "범죄 인정할 만한 증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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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주차돼 있던 차량을 훔쳐 달아나던 절도범이 담벼락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검찰은 당시 가출 청소년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봤고, 그를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때는 지난 2013년 3월19일 오후 6시부터 20일 오전 6시 사이, 당시 한 남성이 서울 관악구 소재 주차장을 서성였다. 그러던 중 열쇠가 꽂혀 있는 차량을 발견해 안으로 들어가 시동을 걸었다.

 남성이 탄 차량은 관악구에 있는 한 담벼락을 들이받으면서 멈추게 됐고, 그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차에서 내려 그대로 달아났다.

검찰은 A씨가 훔친 차량을 타고 가다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A씨는 당시 15세 가출 청소년으로, 도박 빚 때문에 함께 지내던 형들에게 감시당해 혼자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없었다"며 "이 같은 범행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류일건 판사는 절도 및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류 판사는 "피해자 진술 및 승용차 발견장소 현장사진은 도난 상황과 손괴 교통사고 발생 상황만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A씨의 우수무지 지문 4점만이 A씨 행위에 대한 직접증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후사경에서 A씨 우수무지 지문 4점이 발견됐으나, 외부 손잡이와 내부 핸들 기어봉, 차량 열쇠 등 운전석 부근 다른 곳에서는 아무런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A씨가 발견 경위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하긴 하나, 짧지 않은 시간 운전을 했다고 가정할 경우 오로지 후사경에서만 지문이 발견된 사정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장감식 결과보고에 '30대 정도 나이의 남자 1명이 사고내고 도망치는 것을 봤다'는 전문진술이 기재돼 있고, 이 사건 당시 A씨가 15세 청소년이었음을 감안하면 사고운전자가 다른 사람임을 배제할 수 없다"며 "A씨 주장대로 함께 생활하던 사람들 중 누군가가 절취한 후 무단운전을 하던 차량에 단순히 동승만 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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