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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총리, 재집권 성공…'코로나19·이슬람 테러'서 리더십 빛나(종합)

등록 2020.10.17 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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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석 중 64석 확보…역사상 유일 단독정부

아던 "불안한 시기, 해독제 되겠다" 승리 선언

AP "국민 전폭적 지지…아던, 아이돌 같았다"

[오클랜드=AP/뉴시스] 저신다 아던(40) 뉴질랜드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오클랜드에서 총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은 49%의 지지를 얻으며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2020.10.17.

[오클랜드=AP/뉴시스] 저신다 아던(40) 뉴질랜드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오클랜드에서 총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은 49%의 지지를 얻으며 과반 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2020.10.17.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저신다 아던(40) 뉴질랜드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했다. AP통신은 17일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에서 집권 노동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총선 개표가 91% 이상 진행된 가운데 아던 총리가 이끄는 진보 성향의 노동당은 49%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확인된다. 중도 우파 성향인 국민당이 27%, 액트 뉴질랜드당이 8%, 녹생당이 7.5%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노동당은 전체 의석 120석 중 64석을 차지해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뉴질랜드 매체 뉴스허브(newshub)에 따르면 1996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분배하는 혼합비례대표제(MMP)가 도입된 이후 한 정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 단독정부를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당이 지난 2017년 총선보다 18석을 더 차지하게 되며 야당의 입지는 크게 줄었다. 제1 야당인 국민당의 의석은 21석이 줄어든 35석에 그칠 전망이다. 그밖에 액트 뉴질랜드당이 10개, 녹색당이 10개, 마오리당이 1개의 의석을 차지하게 됐다.

아던 총리는 노동당의 승리를 확인한 후 오클랜드에서 "오늘 노동당은 지난 50년 역사 중 가장 큰 지지를 받았다"며 기쁨을 표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평범한 선거가 아니었다. 평범한 시기도 아니었다"며 "불확실성과 불안감으로 가득했다. 이제 우리는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할) 해독제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오늘의 지지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 모든 뉴질랜드 국민을 위한 행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점점 더 양극화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관점으로 보는 능력을 상실해간다"며 "그러나 오늘 선거는 그건 진짜 뉴질랜드가 아님을 보여주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당의 주디스 콜린스(61) 대표는 패배를 시인하면서 "노동당이 상당한 결과물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당 역시 보다 더 결속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처치=AP/뉴시스] 저신다 아던(40) 뉴질랜드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뉴질랜드 남섬 크리스처치의 이슬람사원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피해자들을 만나는 공감의 정치를 보여줬다. 사진은 지난해 9월 크리스처치에서 시민과 포옹하는 아던 총리의 모습. 2020.10.17.

[크리스처치=AP/뉴시스] 저신다 아던(40) 뉴질랜드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뉴질랜드 남섬 크리스처치의 이슬람사원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피해자들을 만나는 공감의 정치를 보여줬다. 사진은 지난해 9월 크리스처치에서 시민과 포옹하는 아던 총리의 모습. 2020.10.17.



아던 총리는 지난 2017년 뉴질랜드 총리직에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젊은 행정부 수반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지난 3년 동안 그는 다양한 위기의 순간을 강력한 리더십과 공감으로 해결하며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AP통신은 선거 운동 기간 아던 총리에 쏟아진 애정은 '아이돌' 수준의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가 쇼핑몰 등에 등장하는 순간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곳곳에서는 그와 함께 셀카를 찍으려는 이들이 줄을 섰다.

코로나19는 아던 총리의 성공적인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준 시험대가 됐다. 국민 500만명이 사는 섬나라 뉴질랜드는 철저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신속하게 바이러스를 잡았다.

지난 3월 약 1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 아던 총리와 보건 관계자들은 빠르게 봉쇄에 돌입, 바이러스를 추적했다. '강력하고 빠르게(Go hard and go early)'라는 방역 슬로건은 아던 행정부의 야심찬 목표를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현재 뉴질랜드는 지역 내 감염이 사라진 상태다. 마스크 없이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국가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뉴질랜드 남섬 크리스처치의 이슬람사원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그는 직접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피해자들을 만났다. 또 강력한 총기 규제를 도입해 재발을 막으며 종교로 인한 사회 갈등 프레임을 전환시켰다.

이날 총선에서는 '대마초 합법화 통제 법안'과 '안락사 선택 법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동시에 진행됐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락사 선택 법안이 이날 국민투표를 통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 결과는 오는 30일 발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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