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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국감자료 요구 2000건…공무원들 "국감 중단 촉구" 호소

등록 2020.10.18 21: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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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 속 공직자 피로도 최고"

"규정상 감사 대상 아닌 지방자치사무까지 요구"

국감자료 1920건 중 75% 자치사무, 국가사무는 25%에 불과

[수원=뉴시스] 통계로 보는 경기도 국정감사 (사진=경기도 제공)

[수원=뉴시스] 통계로 보는 경기도 국정감사 (사진=경기도 제공)


[수원=뉴시스]박상욱 기자 =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19일)와 국토교통위원회(20일) 국정감사를 앞둔 18일 경기도청 내부 게시판은 국회 요구자료 준비로 파김치가 된 공직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는 글들로 도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9개월째 현장에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 2개 상임위(행안위, 국토위) 수감 준비로 피로도는 최고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자료요구 종료 시점인 지난 12일까지 제출 자료는 1509건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계속 자료를 요구, 이날까지 1920건으로 411건이나 추가됐다.

요구자료 1920건 중 행안위 995건(52%), 국토위 648건(34%)이며, 기타 277건(14%)이다.

이같은 추세를 토대로 도는 최종 2000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1000건 안팎이었던 예년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수원=뉴시스] 경기도청 내부 소통게시판 캡처.

[수원=뉴시스] 경기도청 내부 소통게시판 캡처.


경기도청 공무원 게시판 '와글와글'에는 "10년치 요구한 국회의원도 있다. 진짜 너무하다", "이렇게 자료 요구하는게 정말 당연한건가" 등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오르고 있다.

한 공직자는 "국정감사 준비로 시부모 생신에도 못갔다. 코로나19로 추석 명절에도 못가 국정감사가 불효자로 만든다"며 하소연하고, 다른 공직자는 "산더미처럼 요구하는 자료를 보기나 하는지 의심이다. 각종 자료가 무차별적으로 외부에 유출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푸념했다.

특히, 불가피하게 국정감사를 시행한다면 지방자치사무가 아닌 국가사무 위주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경기도 국감자료 1920건 중 75%인 1440건이 자치사무이며, 국가사무 등은 48건 25%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경기도청지부는 지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국정감사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노조는 "방대한 자료 요구는 전년과 다름없고 규정상 감사 대상이 아닌 지방자치사무까지 요구하고 있어 공무원들의 일상 업무를 마비시키고 있다"며 "경기도 공무원들도 일상 업무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묵묵히 희생을 감수하고 있지만 공무원들의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국가 재난에 공무원이 집중할 수 있도록 국감 중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오랜 근무경력의 한 공직자는 "공직생활 중 가장 의미없고 맥 빠지는 업무가 국정감사이지만, 가장 성실히 수행해야 하는 업무이다"라면서 "국정감사 준비는 거의 전쟁수준으로 다른 업무는 우선순위에서 다 밀린다. 국감이 하루빨리 무사히 끝나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매년 10월을 보낸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통계로 보는 경기도 국정감사. (사진=경기도 제공)

[수원=뉴시스] 통계로 보는 경기도 국정감사. (사진=경기도 제공)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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