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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병으로 숨진 광부 위로금…대법 "부인·자녀가 나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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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1 06:01:00
광산업 종사 뒤 사망…부인, 위로금지급 소송
"자녀들이 위로금 청구권 내게 양도해" 주장
대법 "민법상 원칙에 따라 권리는 공동 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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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광산에서 일하다가 얻은 질병으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한 위로금은 민법상 원칙에 따라 배우자와 자녀 등 상속자들 모두 권리를 가질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A씨의 유족 B씨가 한국광해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재해위로금 지급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990년부터 광산에서 일한 A씨는 폐에 먼지가 쌓인다는 진단을 받고, 이후 요양을 하던 중 2006년 사망했다.

이에 B씨는 유족보상일시금을 받은 뒤, 같은 금액 상당의 재해위로금 1억800여만원도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새롭게 마련된 법에 따라 A씨가 장해등급 판정을 받게 됐으므로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B씨는 이러한 재해위로금은 A씨의 배우자인 자신에게만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녀들이 재해위로금을 청구할 권리를 자신에게 모두 양도했다는 이유에서였다.

1심은 자녀들의 위로금 청구 권리의 시효가 이미 만료됐으므로, B씨는 자신의 상속분만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은 퇴직 근로자에게 귀속됐다가 상속인들에게 상속된다고 봄이 타당한다"라며 "이 사건 재해위로금은 A씨의 배우자인 B씨와 자녀들에게 각 상속분에 따라 상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자녀들의 채권은 A씨에 대한 유족보상일시금 지급 결정일로부터 10년이 도과해 채권 양수도 이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했다고 주장한다"면서 "재해위로금 지급청구권의 시효 기간은 민법에 의해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10년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며 B씨의 상속분인 2900여만원만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민법이 아닌 산재보험법에 근거해 1순위 유족인 B씨가 위로금을 전부 받아야 한다고 봤다.

2심은 "B씨는 산재보험법 규정에 따라 최선순위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자에 해당한다"라며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도 B씨가 최선순위로 수급권을 취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B씨에게 1억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재해위로금은 산재보험법상 유족급여와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재해위로금의 근거 규정인 옛 석탄산업법에는 상속 및 수급권자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에 권리를 행사하도록 하는 민법상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산재보험법의 수급 요건을 갖췄는지에 따라 재해위로금의 수급권 발생 여부가 달라지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면서 "산재보험법에 의하면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유족에 대하여만 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데, 재해위로금의 지급 대상을 축소시키는 결과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법상 원칙에 따라) A씨가 사망함과 동시에 B씨와 자녀들은 재해위로금 수급권을 공동 상속했다"라며 "B씨가 자녀들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재해위로금 수급권을 양도받은 날은 A씨의 사망일로부터 10년이 도과해 시효가 소멸했다고 봐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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