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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재점화 집단면역 논쟁…유행→요양시설 되풀이 한국선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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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1 05:00:00
8월 중순 유행 확진자 수 감소세 접어들었지만
10월 들어 재활·요양병원서 대규모 감염 잇따라
2~3월 대구·경북, 5월 이태원 당시 양상 반복돼
전세계 '고위험군 보호-젊은층 집단면역' 논쟁중
정은경 "전체 감염 안 줄이고 어르신 보호 불가"
전문가들 "집단면역, 방역정책에 쓰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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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기)=뉴시스] 김종택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생한 경기 광주시 SRC 재활병원에서 18일 오후 관계자들이 확진자 이송 준비를 하고 있다. 2020.10.18.

jtk@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미국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이 한창인 전 세계에선 집단 면역(herd immunity) 찬반 논쟁이 뜨겁지만 또다시 지역사회 유행이 요양병원 등으로 확산되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한국에선 적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2~3월 대구·경북과 5월 이태원클럽 때처럼 지역사회에서 유행이 발생한 뒤 요양시설 등 고위험시설로 확산되는 흐름이 9개월째 반복된다는 건 청·장년층이 자유롭게 일상을 영위하면서 고위험군만 보호한다는 집단면역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방증일 수 있어서다.

이미 한차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난색을 표한 방역당국은 요양·정신병원 및 시설 종사자 전수 검사에 나서는 한편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면서 '검사(testing)-추적(tracing)-치료(treatment)'의 '3T' 전략 기조를 강조했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집단 면역은 백신 접종을 통해 얼마나 면역을 획득해야 할지 판단하는 도구일 뿐이라며 특히 여러 세대 간 교류가 불가피한 국내 특성상 전체 감염 규모를 줄이지 않고선 고위험군 보호도 힘들다는 입장이다.

2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까지 10월 이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지역 재활병원과 부산 요양병원과 관련해 병원 밖에서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이달 6일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 의정부시 마스터플러스병원과 관련해선 격리 중이던 간병인·보호자 3명과 의료인력·직원 1명, 병원 외 가족 2명과 지인 1명 등 7명이 추가로 확진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70명이 됐다.
   
이어 13일 첫 확진자가 나온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도 병원 외 전파로 지인 1명이 추가 확진돼 총 74명이 확인됐다.

가장 최근인 16일 환자가 처음 보고된 경기 광주 SRC재활병원 관련해서도 병원 밖 가족 1명과 지인 3명 등 4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63명이다.

10월 추석과 한글날 연휴 이후 확진자 발생 양상은 모두 이들 병원 집단감염과 관련이 있다.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다수 환자가 발생하면서 40~60명대인 확진자 수가 7일 94명, 15일 95명, 17일 62명, 18일 71명으로 나타났다.

8월 중순 이후 유행 상황을 보면 종교시설과 집회 등에서 촉발된 대규모 유행 흐름이 결국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이 많이 밀집한 고위험 시설로 확산되면서 중증환자 발생 등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는 초창기 종교시설 등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유행 흐름이 이 일대 요양시설 등으로 이어졌던 2~3월 대구·경북 지역 사례와 5월 클럽 등에서 시작된 감염이 6~7월에는 서울의 도봉구와 강서구 노인주간보호시설에서 확인됐던 경우의 반복에 가깝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의 집단면역 주장은 국내에서 전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백신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치명률이 낮은 젊은층에서 감염을 통해 자연스럽게 면역을 획득해 면역 우산 역할을 하면서 고위험군을 보호하자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정은경 질병청 청장은 이달 2일 "전체 감염 규모를 줄이지 않고서는 지역사회에 계시는 많은 어르신들, 또 시설이나 병원에 계시는 어르신분들만 부분적으로 보호를 하는 그런 전략이 가능할 것인가"라며 "저희 입장에서는 전체의 어떤 감염 규모를 줄여야만 고령층도 같이 보호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0월 이후 사례는 추석 연휴에도 면회를 금지하면서 외부 접촉을 최소화한 상태에서도 발생한 재활병원과 요양병원 등에서의 감염 확산은 지역사회 감염 규모를 줄이지 않고선 고위험군 보호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스웨덴을 제외한 전세계 대부분 국가에서도 집단면역은 그다지 환경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달 4일 미국 그레이트배링턴에서 '그레이트배링턴 선언문'에 서명했다. 선언문은 치명률이 높은 요양시설 등에선 면역력이 있는 직원만 채용하고 방문자 검사를 확대하는 대신 코로나19에 취약하지 않은 다른 연령층은 출근과 여가활동 등을 평상시처럼 유지해 이들을 중심으로 무리 면역을 획득하자는 집단 면역 연장선이다.

그러자 전세계 감염병 전문가들은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1800년대 영국 의사로 콜레라가 수인성 전염병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존 스노의 이름을 딴 '존 스노' 제안서(memorandom)를 발표했다. 젊은 층 감염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고위험군 치명률을 낮출 수 없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종식이 아닌 재유행만 일으킬 거란 우려가 담겼다. 그러면서 검사, 추적, 격리 중심 방역대응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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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뫼(스웨덴)=AP/뉴시스]26일(현지시간) 스웨덴 말뫼에서 시민들이 따뜻한 저녁 날씨를 즐기며 나와 있다. 스웨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구 10만 명당 약 38명의 사망자를 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임에도 집단 면역 대응을 옹호해 왔다. 집단 면역이 효과를 보려면 구성원 60% 이상이 항체를 보유해야 하나 수도 스톡홀름에서 코로나19 항체 보유 비율은 전체 인구의 7.3%로 추정돼 집단 면역 대응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스웨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만4440명이고 사망자는 4125명이다. 2020.05.27.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고위험군을 관리해야 된다는 건 맞지만 젊은 사람들이 면역을 만들어서 관리하고 보호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며 "코로나19의 면역이 얼마나 잘 생기는지, 얼마나 오래가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집단면역이 생길 거란 얘기는 희망"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집단면역은 수학적으로 어느 정도 예방접종이 필요한지 얘기할 때 쓰는 거지 방역 정책에 쓰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스웨덴 같은 나라는 핵가족이 많고 젊은 사람들이 따로 살면서 고령자들은 대부분 양로원 등에서 머물러 교류가 적어 가능할지 몰라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2~3대가 함께 사는 세대가 많고 고령자가 요양병원 등에 입소해도 방문하는 문화가 있어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다"며 "(집단면역은)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뉴질랜드 등처럼 국내 지역사회 환자 수를 '0'에 가깝게 만들어야 국내에서 학교도 가고 여행도 가면서 내수도 활성화될 수 있다"며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도 백신이 나올 때까지는 그런 방법이 나을 거란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지역사회 유행이 고위험시설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도권의 노인요양병원과 정신병원 등 감염 시 취약 시설 종사자 13만명 등 16만명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다만 매일 검사하지 않는 이상 감염을 원천 차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종사자들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20일 "한 번 검사가 이뤄지는 그 시기에 실시간 유전자증폭검사(RT-PCR)가 바이러스를 잡아내면 좋지만 시기를 놓친다면 잘못된 안전의식만 심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환자 발생이 낮은 지역과 한 번 검사를 한 지역은 방역수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을 때 확실한 불이익 또는 페널티가 갈 수 있는 방안이 예방적 또 관리적 측면에서는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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