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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 탈출' 임찬규 "스스로에게 당근 한 조각 줘야죠"

등록 2020.10.20 22: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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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3회초 LG 선발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2020.08.18.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3회초 LG 선발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2020.08.18.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김희준 기자 = 지긋지긋한 아홉수에서 벗어난 임찬규(28·LG 트윈스)가 자신에게 '당근 한 조각'을 주며 사기를 북돋을 생각이다.

임찬규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7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 LG의 7-6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로써 임찬규는 지긋지긋한 아홉수의 굴레에서 벗어나 시즌 10승째(9패)를 수확했다. 2018년 11승(11패)을 거둔 이후 2년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임찬규가 10승을 거두기까지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임찬규는 지난 9월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9승째를 수확한 이후 약 한 달 반 동안 '무승'이었다.

그는 시즌 9승 달성 이후 6경기에서 승리없이 4패만을 떠안았다.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경기도 있었으나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이달 1일 잠실 롯데전(6⅓이닝 3실점), 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7이닝 1실점), 14일 사직 롯데전(6이닝 1실점)에서는 내리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이날도 수 차례 임찬규의 승리가 불발될 위기가 있었다.

6회말 강백호에 적시타를 맞은 임찬규가 2사 1, 2루의 위기를 만들고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뒤이어 등판한 정우영이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연달아 내줬다. LG가 4-2로 쫓긴 가운데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단타 하나면 임찬규의 승리가 날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 정우영이 문상철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실점을 막았다.

임찬규는 9회말에도 마음을 졸여야 했다.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유한준에 2타점 적시 2루타를, 이홍구에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KT의 7-6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

LG가 KT의 추격을 뿌리치고 1점차 승리를 거두면서 임찬규도 비로소 10승 달성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경기 후 '9회에 마음을 졸이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은 임찬규는 "(고)우석이가 마음을 졸이라고 일부러 그런 것 같다"고 농담한 뒤 "팀이 이겨서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임찬규는 "9월6일 롯데전에서 시즌 9승째를 따낸 후 다음 경기나 그 다음 경기에서 10승을 달성하고 싶었다. 하지만 부진했다"며 "그 이후로 내려놨더니 투구 내용은 좋아졌다. 점수가 나고, 팀이 이기는 것은 하늘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내려놨더니 10승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LG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 LG는 2위였고, 3위 KT와 불과 0.5경기 차였다. 이날 경기를 승리해 2위 자리를 지킨 LG는 앞으로 2위 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임찬규는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지만, 오늘 경기는 한층 특별한 마음으로 임했다. 공 하나 던지는데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며 "그게 잘 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올 시즌 임찬규는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는 것에 인색했다. 칭찬에 나태해질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임찬규는 이날 하루만큼은 스스로를 칭찬할 참이다. 그는 "스스로 칭찬한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더라. 그랬더니 스스로 수렁에 빠졌다"며 "그래서 칭찬하고 자존감을 높여주니 신나서 하더라. 나에게 채찍과 당근을 고루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당근 한 조각 정도 주겠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1이닝만 채우면 규정이닝을 달성하게 된다. 또 이날 시즌 평균자책점을 3.97로 끌어내려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겼다.

임찬규는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고 돌았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런데 규정이닝을 못 채우면 부족해보인다"며 "3점대 평균자책점도 좋지만, 규정이닝을 일단 채우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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