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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독성 없다는 정부 어떻게 믿나…"심증 아닌 근거 필요"

등록 2020.10.21 19: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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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망자와 같은 백신 접종자, 문제없었다"

전문가 "다 문제 있으면 독극물, 뭘로 판단했나"

동일 의료기관·백신 대상 성분조사 필요성 거론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서울의료원 교수)이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청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서울의료원 교수). 2020.10.21. ppkjm@newsis.com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서울의료원 교수)이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청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서울의료원 교수). 2020.10.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약 일주일 사이에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9명이 발생한 것을 두고 정부는 백신에 독성은 없을 것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일반 국민들은 접종의 안전성에 우려를 표하며 접종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학에 기반한 근거를 토대로 설명을 해야 백신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방역당국은 21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와 백신의 독성 연관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중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차에 걸려 검토를 한 결과 동일한 백신을 접종받은 많은 사람이 별다른 문제없이 괜찮았다는 반응을 봐서는 이 백신이 어떤 독성 물질을 갖고 있다거나 백신 자체의 문제는 배제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당국은 감염, 신경질환, 면역질환, 알레르기성 질환 전공자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법의관이 참석하는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21일 오전에 개최해 사망 사례 6건에 대해 검토했다.

사망자 중 2명은 부검이 진행 중이고 나머지 1명은 부검 예정이다. 부검을 통해 유관적 소견 외 조직학적 검사, 혈액검사 등이 진행된다. 부검에는 약 2주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발표가 백신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신뢰를 높이기에는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예방접종 후 사망자 9명 중 현재까지 접종일이 가장 빠른 것으로 파악된 접종자의 접종일은 13일이다. 나머지는 19~20일에 접종을 했다. 첫 접종자로부터 8일, 19~20일 사망자의 접종일로부터 1~2일 사이에 1차 결론이 나온 것이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무엇으로 판단을 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1~2일만에 독성이 없다고 하면 당장 의구심이 일어난다"며 "평범한 상황은 아니니까 의심을 해보고, 확실하고 안전한 근거가 있다고 하기 전에는 안전하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에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사망자가 발생한 21일 오후 제주보건소 접종 대기장소가 텅 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A(68)씨는 지난 19일 제주시 소재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이날 새벽 0시10분께 숨졌다. 2020.10.21. 0jeoni@newsis.com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에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사망자가 발생한 21일 오후 제주보건소 접종 대기장소가 텅 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A(68)씨는 지난 19일 제주시 소재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이날 새벽 0시10분께 숨졌다. 2020.10.21. [email protected]

당국이 미독성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린 근거 중 하나는 다른 백신접종자들의 건강 여부다. 사망자들이 접종받은 백신은 전국에서 56만3650명이 맞았는데, 이중 동일한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고 이상반응만 7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천은미 교수는 "접종을 받은 다른 사람도 다 이상반응이 나오면 그건 독극물 아니냐"며 "이건 부검결과를 통해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이은 사망이 평범한 상황은 아니라면서 근거에 기반한 안전성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주 교수는 "근거가 없으면 주장인거고, 주장만 하다보면 더 불안해진다"며 "며 "독성이 없다고 하려면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에서 같은 로트번호의 백신을 분석하고 변질이 없는지를 제시하거나 적어도 그런 걸 조사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검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고 역학조사와 접종과정, 유통과정, 접종 백신에 대한 제품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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