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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본 삼성 지배구조 개편안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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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6 14:13:00
삼성물산·생명, 그룹 중심부로 배당 기대에 상승세
재단을 통한 구조 개편 가능성은 낮다 판단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증여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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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자녀들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신항섭 류병화 기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타계로 상속세 및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물산 등 향후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배당이 늘어날 삼성그룹 중심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전망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시작으로 공익법인재단의 출연까지 언급되고 있으나 보험업법 개정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상속세에 대한 부담으로 배당이 점차 확대돼 삼성물산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업계의 해석이 나온다.

다만 삼성생명과 삼성SDS 등은 지분 매각 가능성으로 인해 오버행(잠재적 과잉 물량) 이슈가 부각되며 큰 폭의 오름세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10조원의 상속세 부담…"삼성물산 지분 일부 처분될 지도"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 18조2251억원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의거해 특수관계인의 지분 상속시 적용 세율은 50%이며, 대기업 주식의 증여 또는 상속은 20% 할증이 적용된다. 최대 60%의 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 받기 위해 삼성그룹 오너가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10조6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현재 삼성그룹은 오너일가가 삼성물산을 지배한 후 삼성생명→삼성전자→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삼성물산을 이재용 부회장이 17.48% 보유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삼성생명 10.21%, 삼성전자 5.01%를 갖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의 지분 8.51%를 보유 중이다.

다만 이 회장의 지분이 그룹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이 크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 5733주(2.88%), 삼성에스디에스 9701주(0.01%) 등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배당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5년간의 연부연납이 가능하지만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상속세를 위해 삼성물산의 지분을 일부 처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삼성그룹 오너3세들이 보유한 삼성물산의 지분은 28.7%이다.

이같은 관측으로 삼성물산, 삼성SDS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삼성물산과 삼성SDS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7.31%, 7.54% 상승 중이다. 또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 지분율이 높아 '상속 시점이 주가 저점'이라는 해석에 따라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년간의 연부연납과 동기간 삼성전자로부터의 배당수입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삼성전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배력에 여유 있는 삼성물산 지분 28.7% 중 일부 처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속 지분 매각 가능성을 감안해 계속 삼성생명과 삼성SDS의 주가가 계속 오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상속 지분 등이 매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김 연구원은 "지배구조상 배당을 늘릴 것으로 보이는 삼성물산이 가장 부각을 받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펀더멘털로 움직이며 삼성생명, 삼성SDS는 오버행 이슈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주식 담보 대출을 통한 상속세 납부의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 중 물납(상속 대상주식 물납)과 차입(주식담보대출) 등의 선택지가 있다"며 "이 경우, 상속 이후 관련 주식들의 가치들이 오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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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지배구조 개편, 차후 문제"…'삼성전자가 키'

증권가는 상속세는 당장의 이슈지만 지배구조는 차후 고민할 문제라고 분석했다. 앞서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세습 경영 중단을 선언한 만큼 공익법인의 출연이 나올 수 있다고 제기했다.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과 같은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발렌베리 가문은 스웨덴 전제 GDP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스웨덴 주식시장에서의 소속 기업들 시가총액이 약 40%에 달한다. 순이익의 상당수는 재단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있으며 남은 그룹 이익금은 발렌베리 가문의 재단에 적립하는 방식이다.

경영세습의 경우, 적합한 후계자가 나올 경우에만 하고 있으나 까다로운 요건을 갖추고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명문대를 졸업해야 하며 해군사관학교를 다녀와야 한다. 또 세계적 금융 중심지에 진출해 실무 경험과 금융 흐름을 익혀야 한다. 이같은 과정으로 후계자 평가만 10년이 넘게 걸린다.

하지만 증권가는 재단법인 출연의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이 부회장이 재단 지분을 통한 우회 상속을 하지 않을 것이라 발표했기 때문이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5년 재단 취임 당시 재단과 이재용 부회장은 재단 지분을 통한 우회 상속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 "다만, 현재 삼성그룹 내 4개 재단의 관계사 지분을 고려할 때 이 회장 관계사 보유 지분의 재단 증여는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험업법 개정 가능성도 맞물려 있어 상속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 국회는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보험업법 개정은 보험업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3% 룰’의 기준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평가로 바꾸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1979~1980년에 삼성전자 주식을 800~1100원 사이에서 취득했다.

문 연구원은 "시세차익에 부과되는 법인세가 22%로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이에 보험업법 개정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수관계자의 상속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향후에는 결국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주요 핵심은 삼성전자의 지분이며, 지배구조에서 가장 높이 있는 삼성물산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너3세가 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에 삼성전자의 지분을 증여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나 세 부담과 오너 3세간의 상속 형평성 이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실질적인 상속 가치가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한때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양수할 수 있다고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은 연구원은 "오너 입장에선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현재 사회 분위기상 제약 요인이 많은 시나리오"라며 "특히 지배구조 변화 과정 중 절대적 위치를 점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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