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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유희경 "대학로서 '느슨한 공동체'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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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6 17:03:54
시집 전문서점 '위트앤시니컬' 운영
종로문화재단 운영 '청운동, 문학산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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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시인 겸 극작가 유희경. 2020.10.26. (사진 = 종로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대학로는 참 많이 안 바뀌는 것 같아요. 길의 형태나 (사람들이) 즐기는 방식이 예전과 같아요. '올드 타운'인 곳이라 어른분들도 많죠. 예전부터 식자층이 사시던 곳이라고 하던데, 책을 읽는 분들도 많고 고르시는 수준도 상당해요."

유희경은 시인이자 시집 전문서점 '위트앤시니컬' 주인으로 유명하지만, 극작가이기도 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극작을 전공한 그는 2007년에는 희곡으로, 이듬해 시인으로 각각 데뷔했다. 희곡집단 '독'에서 활동하며 희곡을 썼고, 연극 '실선' '부부의 식탁' '별을 가두다' 등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신촌 기차역 앞을 지키던 위트앤시니컬이 지난 2018년 11월 대학로로 이사했을 때 낯설기는커녕 마음이 편안했던 이유다. 67년째 혜화동로터리를 지키며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동양서림 2층에 자리잡았다.

최근 위트앤시니컬에서 만난 유 시인은 "대학로는 문화예술의 상징이잖아요. 예전에는 연극뿐만 아니라 포크가수들의 공연도 많이 했어요"라고 돌아봤다.

위트앤시니컬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로 지정한 '문화가 있는 날'에 종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청운동, 문학산책'에 참여한다. '청운동, 문학산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종로문화재단과 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지역문화 콘텐츠 특성화 사업인 시(詩) 축제다.

올해는 8월부터 11월까지 종로 일대에서 '시와 함께하는 우리의 모든 계절'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올해는 시인들과의 만남 '청운살롱', 동네서점과 함께하는 '종로살롱', 팟캐스트 '시(詩)캐스트 시(詩)지요'가 운영된다.

유 시인은 "종로문화재단의 안정적인 지원 덕에 이벤트에 젊은 시인을 과감하게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트앤시니컬은 2016년 6월 경의선 신촌역 앞에서 문을 열었다. 당시 '시집 전문 서점'이라는 전례가 없는 서점에 주변에서 걱정도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한달에 1000권 가까이 시집이 팔리며 호응을 얻었지만, 치솟는 임대료는 감당하기 버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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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시인 겸 극작가 유희경. 2020.10.26. (사진 = 종로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그러던 중에 황인숙 시인이 동양서림과 가교를 놓았다. 최소영 동양서림 대표가 공간이 '젊은 사람들로 북적이기를' 원했고 황 시인은 유 시인을 적임자로 생각했다. 시집이 주력이니, 동양서림과 판매 책이 겹치지도 않는다.

별명인 '유희왕'인 그는 평소 각종 이벤트 기획으로 이름이 났다. 대학로로 넘어와서도 시 낭독회와 관련 행사, 시 관련 워크숍, 수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홍대 앞 싱어송라이터 '생각의여름'(박종현)이 선생으로 나서는 작사 수업도 있다. 덕분에 1층 동양서림도 사람들의 왕래가 잦다. 이번 '청운동, 문학산책'을 통해서는 '좋은 시를 쓰는 신예' 발굴에 나선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로 소극장 연극, 뮤지컬 관객도 줄어들면서 이곳 생태계가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위트앤시니컬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서점을 직접 찾기 힘든 경우에는 꼭 이곳에서 시집을 사고 싶다며 전화로 주문하기도 한다. 배송 서비스를 따로 하지 않고 있지만, 그런 식으로까지 도움을 주고자 하는 독자를 위해 유 시인은 직접 포장을 해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

"버티다 보면, 근처에 특색 있는 작은 가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해요. 그러면 대학로에 더 좋은 생태계가 형성되겠죠. 대학로는 위치가 좋아요. 센터 같은 지역이거든요. 강남에서 넘어 오기도 좋고, 강북에서 오기 편하고요. 왕래가 잦아지다보면, 새로운 문화중심지가 될 거라 믿습니다."

인근에 초등학교도 많아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싶다는 유 시인은 인근의 뮤지컬과 연극 제작사, 광화문의 갤러리 등과 손잡고 연계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싶어했다.

그가 꿈 꾸는 건 다양한 사람들이 뭉친 '느슨한 공동체'다. "책 읽기는 혼자 하는 행위인데, 여러 명이 같이 나눌 수 있잖아요. 각자의 독서 방식이 있는 만큼 그것을 존중하면서 느슨하게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자리를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일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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