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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한탄…"정치인 거기서 거기구나, 개혁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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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8 10:56:11  |  수정 2020-10-28 13:33:41
제주지검 검사, 검찰 내부망에 글 올려
"검찰개혁, 근본부터 실패…권한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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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고범준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27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0.10.2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현직 검사가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겨냥해 "정치인은 거기서 거기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환우(43·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는 28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이 전했다.

이 검사는 "검찰개혁에 대한 일선 검사로서의 소회를 말씀드린다"라며 "내년부터 시행될 수사권 조정, 앞으로 설치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많은 시스템 변화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은 그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추 장관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검사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아니, 깊이 절망하고 있다"면서 "'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진다"고 얘기했다.

이 검사는 "이미 시그널은 충분하고, 넘친다"라며 "이로 인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크게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의 정권이 선한 권력인지 부당한 권력인지는 제가 평가할 바가 못 된다"면서 "다만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 검사는 "그리고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 장악을 시도하면서, 2020년 법무부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법적,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앞서 추 장관이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등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자, 정희도(54·31기) 청주지검 부장검사도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앞으로는 현역 정치인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며 추 장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라임 사태를 이끌던 박순철(56·24기) 전 서울남부지검장도 사의를 밝히며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고 말한 바 있다. 검사들은 이들 글에 댓글을 달아 공감을 표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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