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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이냐 사퇴냐 기로에 선 유명희…"타협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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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9 11:40:48
美, 유명희 지지로 나머지 회원국 고민에 빠져
전원 의견 일치되지 않으면 단일 후보 못 정해
'2년+2년' WTO 사무국 임기 분할 제시 가능성
미국 대선 변수…"바이든 당선 시 입장 바뀔 것"
산업부 "종합적인 상황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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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유럽에서 막판 표심 다지기에 위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0.10.12.pak7130@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한국인으로서 첫 번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고민에 빠졌다.

선호도 조사에서는 밀렸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막판 뒤집기를 노려볼 수도 있다. 반대로 나머지 회원국들의 의사를 존중해 물러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벌인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유 본부장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

이 결과가 당락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WTO는 다음 달 9일 개최되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WTO 사무총장 후보를 최종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회원국 간 협의를 통해 후보를 한 명으로 압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원 의견 일치가 되지 않으면 단일 후보는 나오지 않는다.

선출 시한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회원국들이 합의를 봐야 하지만 미국이 나이지리아 후보를 원하지 않고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

특정 나라에 더 많은 표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주요국의 입김이 WTO 사무총장 선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즉, 미국이 계속해서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면 나머지 회원국들도 마냥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밀어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회원국들이 의견을 모으지 못하면 사무총장 공석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우리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미·중 갈등 등 현재 국제 정세가 반영되면서 상황이 꼬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감안하면 사태가 심화하기 전에 유 본부장이 후보직을 자진해서 내려놓을 수도 있다. 회원국들의 선호도 조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WTO 다자주의의 위기를 초래한 트럼프 행정부에 밀착한 인상을 주게 되면 다수의 지지를 포용하기 어렵다"며 "WTO 회원국의 위기의식에 공감하고 다자주의를 회복할 것이라는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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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3차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나이지리아 후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오른쪽). 2020.10.17.


회원국들 간 논의가 길어지면 WTO 사무국에서 타협점을 제시할 수도 있다.

현재 사무총장 임기는 4년인데 이를 나눠서 2년 또는 3년씩 지내자는 것이다. 이러면 나이지리아 진영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연임까지 감안하면 8년이 보장되는 자리인데 반 토막 혹은 그 이하로 임기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서 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USTR도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이 집권하면 우방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물러날 수 있는 퇴로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무역 이익 독점 반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 연대 등 독자적 소통을 강화하면서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아직 이와 관련된 방침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를 지지했지만 WTO 회원국들의 의사 결정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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