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산업일반

[주목! 이사람]고영혁 트레저데이터 대표 "데이터 경영, 결국 아이디어 싸움"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10-29 17:31:00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 대표이사 인터뷰
10월 韓법인 출범…한국사업 함께 한 산 증인
시장 선두주자…조사기관들, "업계 1등" 평가
"빅데이터 솔루션 핵심은 아이디어·초개인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평생 공부 필요한 일"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 신임 대표이사. (사진=트레저데이터 제공)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빅데이터의 시대다. 더 이상 사람들은 캠핑장소를 검색한 다음날 화면에 뜨는 캠핑용품 광고에 놀라지 않는다. 웹, 앱에 남는 검색 기록 등 데이터를 통해 마케팅 도구들은 당신이 필요한 것, 궁금한 것, 취향을 알아채고 추천까지 한다. 이같은 마케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나가려면 더 정교하고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지난 23일 만난 고영혁(44) 트레저데이터코리아 대표는 "이제는 데이터가 많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 싸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수집·분석 스킬보다는 어떤 데이터를 왜 수집할지, 혹은 방대한 데이터에서 어떤 유의미한 의미를 읽어내는지가 관건이란 얘기다.

고 대표는 국내에서 손 꼽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다. 말 그대로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의 성과를 내는 설계자, 과학자다. 트레저데이터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의 자회사로, 국내외 주요 기업을 고객사로 둔 빅데이터 솔루션 시장의 선두주자다. 전 세계에 400여곳의 기업 고객을 두고 있으며 지난 2년간 약 3배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트레저데이터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15년이고 한국법인이 공식 출범한 것은 이달부터다. 그는 지난 2016년 1월 한국 사무소에 합류해 유일한 한국인 멤버로 일하다가 한국법인이 공식 출범하며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자타공인하는 트레저데이터 한국 사업의 '산 증인'인 셈이다.

고 대표는 한국법인 출범 소감을 묻자 "한국 진출 당시 초기에는 문전박대 당하다가 클라우드, 빅데이터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바뀌며 공식 법인까지 세우게 됐다. 포기하지 않다보니 이런 순간까지 오게 됐다"며 "지난 시간이 주마등같이 스쳐가며 눈물이 핑 돌고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트레저데이터코리아가 작은 사무소에서 공식 법인으로 출범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의 경쟁력 덕분이다. 시장 초기에 사업에 뛰어들었던 만큼 경험치가 쌓여 있고 유연성 또한 갖췄다는 설명이다.

트레저데이터의 주력 제품은 2014년에 개발해 2016년에 시장에 선보인 CDP(고객 데이터 플랫폼, customer data platform)다. 그 당시만 해도 CDP 솔루션 기업이 전 세계에서 20여개 밖에 안됐는데, 현재는 수백개로 크게 늘어났다.

고 대표는 "글로벌 기업까지 뛰어든 시장 상황이 위기라고 할 수 있지만, 달리 보면 우리가 선두주자인 셈"이라며 "유수 기업들이 본격 뛰어들기 전에 쌓은 경험치가 있다. 가트너 등 시장조사기관이 트레저데이터를 CDP 업계의 1등으로 평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트레저데이터의 CDP에 고객사가 보유한 기존 솔루션을 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 대표는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처음부터 플렉서블(flexible)한 설계로 각사가 원하는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고객사 입장에선 더 빠른 성과를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고영혁 트레저데이터코리아 신임 대표이사. 2020.10.23.(사진=고은결 기자)


실력은 결과로 나타난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데이터는 육하원칙 중 '누가, 어디서, 언제, 무엇을, 어떻게'를 확인하고 '왜'를 추론해 원하는 결과로 유도해낼 수 있는 재료다.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활용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기업명을 공개할 수 있는 곳 중 일본 차 회사 스바루가 CDP를 통해 매출, 구매 예측 적중률을 크게 높인 주요 사례다. 고 대표가 거듭 강조한 '아이디어 싸움'으로 성과를 낸 경우이기도 하다.

 "자동차 회사에서 차를 판매할 때 가장 중요한 타이밍은 '시승 신청'입니다. 신청하고 실제 딜러샵에 가서 상담하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 과정에 모두 데이터를 끌어와 붙입니다. 고객이 어떤 광고를 봤고, 어떤 차종, 색상에 관심 있는지 특성을 추출하는거죠.

또 중요한 것은 고객이 시승 신청을 할 때 원하는 차를 입력할 때 세부 조건을 물어보면 조건에 맞는 딜러샵을 지도로 보여줍니다. 보통 회사들은 이름과 전화번호만 물어보는 것과 달리요. 시승 신청 이후 방문 전까지 고객의 관심이 변화하는 흐름도 계속 트래킹합니다. 그런 흐름을 꿰야 이 상품을 권했을 때 반응이 좋지 않으면 다른 상품을 제안할 수 있어서요. 딜러샵 영맨은 이런 데이터들이 모두 시각화된 CDP를 보며 상담할 수 있습니다."



associate_pic
트레저데이터의 CDP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화면.


고 대표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 시셰이도의 사례를 들며 초(超)개인화 수준의 맞춤형 데이터 분석도 강조했다.

"시셰이도는 고객 이해를 위해 머릿 속 행동을 끄집어내게 했습니다.  셰이도의 커머스 사이트 '와따시 플러스'의 모토는 피부, 미용에 대해 모두 도와주겠다는 모토입니다. 시셰이도는 고객이 궁금한 것을 직접 검색하게 하는 웹서비스를 설계했습니다. 검색하면 가이드와 솔루션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사람 머릿속을 가장 쉽게 읽는 '검색'을 유도한 겁니다.

또, 화장 시뮬레이터도 보유해 고객이 관심 있는 제품을 파악하게 합니다. 매장 예약 시 한정판 제품을 제공하는 식으로 오프라인 방문을 유도하고, 이미 파악된 고객 데이터를 직원은 매장에서 확인해 적절한 상품을 권유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방법으로 오프라인 매출이 20% 올랐습니다.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한 개인화를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고 대표는 이처럼 데이터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를 '레시피'라고 표현한다. 가장 비싼 도구를 가지지 못했다면 '레시피'로 상쇄해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엄청난 기술, 인프라를 만드는 것은 자본게임이라 미국, 중국에 비해 어렵지만 레시피로 비즈니스 결과를 내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한국 문화계만 봐도 할리우드 같은 시스템은 없는데 (기획력, 콘텐츠로) 대박을 치지 않나요. 핵심은 원천 기술이 조금 부족해도 빠른 아이디어 실행을 하는 것입니다. 레시피는 아직도 무궁무진합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그런 것을 잘하지요."

이 때문에 고 대표는 좋은 레시피를 만들 역량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려면 평생 공부를하는 것을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산업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는 것은 물론 빠른 트렌드 파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편 고 대표는 트레저데이터의 정기 컨퍼런스인 '플라즈마'를 소개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고 대표는 "2017년도부터 디지털 전환을 위해 경험 있는 연사들이 노하우를 발표하는 플라즈마를 개최해왔다"며 "강연은 물론 토론, 네트워킹도 가능한 행사로 올해는 한국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비대면으로 열었는데 신청자가 1300여명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산업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