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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완주 '다듬이할머니 공연단' 다시 두드리고 싶다

등록 2020.11.09 14: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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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령 87세

코로나19 영향으로 "공연 안 하니 몸이 더 아파"

전북완주 '다듬이할머니 공연단' 다시 두드리고 싶다


[완주=뉴시스] 강명수 기자 = 국내 최고령 공연단인 ‘다듬이할머니 공연단’이 코로나19가 극복돼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다듬이할머니 공연단은 전북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창포마을 노인들로 구성돼 있다.단원 8명의 평균연령은 87세.

할머니들은 해마다 적게는 70~80회, 많게는 100회 이상의 공연을 소화해 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열정을 잠시 삭이고 있다. “공연을 안 하니 몸이 더 아픈 것 같다”는 단원들은 무대에 올라 관객과 함께 호흡할 날을 기다린다.

마을 홍보 차원에서 2006년 창단한 공연단은 국내 최고령 단원들로 유명세를 탔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특유의 다듬이 타법으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흥에 겨워 내리치는 방망이 소리에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향수에 빠졌고, 30~40대도 감동을 받아 곳곳에서 공연 요청이 쇄도했다.

공연단은 2011년 향토자원산업화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풍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임동창과 함께 다듬이 특화사업단을 꾸렸다.이후 한 해 최다 110회 가량의 공연과 방송출연으로 전국 각지에서 사랑을 받았다.

2013년 만든 다듬이 음악극 ‘완주아리랑’은 여인의 삶을 50분짜리 다듬이 소리로 표현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2015년에 이어 올해 10월에는 국내 최고령 공연단으로 ‘완주 기네스’에 등재됐다.

창단 멤버는 70세 중반에서 어느덧 90세를 넘겼고 작고한 단원도 생겨났지만 ‘시골 스타’라는 자긍심은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다. 단원들은 공연으로 건강과 활력도 얻는다.

이런 단원들에게 코로나19는 청천벽력.

고령 확진자의 치명률이 높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외부 공연 요청을 거절한 채 방문객 대상 몇 차례 공연 만을 선보이며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지난해 ‘다듬이 인형극단’을 별도로 만들어 올해부터 아이들을 위한 공연을 병행하려던 계획도 코로나19 극복 이후로 미뤘다.

노재석 창포마을 대표는 “공연은 할머니들의 유쾌한 삶과 건강을 유지해준 비법이었다”며 “현대의 기계음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집안의 타법’이 모두 달라 기력 넘치는 어르신들의 혼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예술이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집에만 있으려니 오히려 몸이 더 아프다고 말씀할 때 가장 안타깝다”며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고 조만간 호흡을 맞추는 연습 공연을 준비 중인데, 벌써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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