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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정동극장 대표, 정영주·양준모의 제작 말린 이유

등록 2020.11.11 17: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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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시즌 라인업 '헬로, 정동' 발표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양준모, 김희철 대표, 정영주. 2020.11.11. (사진 = 정동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양준모, 김희철 대표, 정영주. 2020.11.11. (사진 = 정동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겁 없이 공연 제작에 나섰어요. 쉽지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정동극장이 버텨주셔서 무대에 올라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내년 정동극장 시즌 오픈 공연인 만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정영주)

"독일 영화가 원작인 '포미니츠'는 정말 좋은 콘텐츠입니다. 작년부터 계속 생각을 하다가 지금이 제 때라고 생각했어요.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에게 직접 연락을 해 계약을 맺을 만큼 애정이 깊어요. 올해 브런치 콘서트 때문에 정동극장에 처음 와 봤는데, 객석에서 바라보다 ''포미니츠'가 공연할 수 있는 극장은 바로 이곳'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양준모)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배우 정영주, 양준모가 정동극장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제작에 나선다. 정동극장(대표이사 김희철)이 11일 발표한 2021년 시즌 라인업 '헬로, 정동(Hello, Jeongdong)'에 정영주가 프로듀서로 데뷔하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양준모가 예술감독 직함을 달고 제작에 뛰어든 뮤지컬 '포미니츠'가 포함됐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는 이날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영주 씨와 양준모 씨가 처음 제작을 한다고 해서 말렸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영상사업팀 공연팀장, 충무아트센터 본부장, 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공연 제작을 숱하게 경험한 김 대표는 "두 분이 성공한 배우로서 존중을 받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많은 난관들, 고통이 있을 건데 굳이 제작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는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두분의 제작 욕구가 대단했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영주 배우님은 '베르나르다 알바'를 본인처럼 여기시고, 양준모 배우님도 후원을 받기 위해 본인이 직접 뛰어다니실 정도"라고 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2021년 정동극장 라인업 첫 작품(1월 22일~3월14일)이다. 스페인 시인 겸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대본·작사·음악을 맡아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지난 2018년 우란문화재단에서 국내 초연 당시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골고루 호평을 받으며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초연 출연 멤버였던 정영주는 이번에 출연배우 겸 프로듀서로도 참여해 무대 안팎을 책임진다.

[서울=뉴시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 2020.11.11. (사진 = 정동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 2020.11.11. (사진 = 정동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황석정, 이영미, 오소연, 김국희, 전성민, 김히어라, 김환희 초연 배우들이 나온다. 이소정, 강애심, 한지연, 최유하, 김려원, 임진아, 황한나, 정가희, 이진경, 이상아가 새로 합류한다.

정영주는 "그냥 배우일 뿐인 제가 '2021년 개관 공연으로 '베르나르다 알바'를 하시죠'라며 대표님에게 겁 없이 들이댔다"면서 "1년이 꼬박 걸렸는데 기대가 된다"고 했다.

 '포미니츠'는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의 동명 독일영화(2006)가 원작이다. 복역 중인 18세 소녀 제니 폰뢰벤과 2차 세계 대전이후 60년간 여성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온 '크뤼거'가 피아노를 통해 각자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내용을 드라마틱하게 다룬다. 

창작초연으로 소개될 이번 공연은 정동극장이 제작, 양준모가 지난 2014년 충무아트센터와 함께 한 오페라 '리타'에이어 두 번째로 기획해 선보인다. 뮤지컬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의 강남 작가가 각색을 맡았고 작곡 맹성연, 연출 박소영, 음악감독 박재현이 참여한다. 양준모는 작품 기획과 개발을 하는 공연기획사 '몽타주컬처인스테이지'도 설립했다.

"몽타주컬처인스테이지는 제작을 해주실 분들을 찾고 협업을 제안하는 형식의 작은 컴퍼니에요. 정동극장의 무대는 소극장과 중극장 사이인데 작품을 개발하고 선보이는 무대로서는 적합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2021년 정동극장 라인업은 '베르나르다 알바' '포미니츠'를 포함 총 세 편이다. 정동극장 레퍼토리 공연으로 작가 정은영과 작곡가 박윤솔 콤비가 전기수(조선후기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 주던 낭독가)를 소재로 한 뮤지컬 '판'(7월27일~9월5일)도 포함됐다.

 연극은 공동제작 작품 한 편, 자체 제작작품 한 편으로 총 두 편을 준비한다.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공동 기획 하는 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6월 1~27일)는 프랑스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이 원작이다.

[서울=뉴시스] 정동극장 2021 공연라인업 시즌제 발표. 2020.11.11. (사진 = 정동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동극장 2021 공연라인업 시즌제 발표. 2020.11.11. (사진 = 정동극장 제공) [email protected]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싼 24시간의 기록을 그려낸다. 작년 민새롬 연출로 초연, 호평을 받았다. 올해 송승환의 '더 드레서'를 잇는 정동극장 연극 시리즈가 두 번째 작품을 내년 말 선보인다.

 또 정동극장은 유니버설발레단과 발레의 정교함을 맛볼 수 있는 '챔버시리즈'(9월)를 올린다. 대중음악 콘서트 '정동의 여름'(7월)도 선보인다. 각각 '프랑켄슈타인'의 이성준, '빨래'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민찬홍 작곡가가 주인공이 되는 '오선지 걸어가는 작곡가'(10월)도 마련한다.

지휘자 금난새와 양준모가 각각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브런치 콘서트 '정동 팔레트', 청년국악인큐베이팅 '청춘만발'도 선보인다.

내년에는 정동극장 예술단이 공식 창단한다. 총 16인으로 무용수 10인, 타악 연주자 6인 구성이다. 첫 정기공연이자 창단공연 '시나위,夢',  단원 창작 플랫폼 '바운스', 실감형 공연 '소춘대유희'(가제) 등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올해 개관 25주년을 맞아 공공 극장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예정한 재건축 공사가 대표적이다. 약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좀 더 상업적인 색깔을 갖는 600석 공간, 창작 예술에 방점을 찍는 300석 공간 등 극장 2개를 갖춘 복합 문화 공간을 꿈 꾼다.

김 대표는 "25년이 된 정동극장은 제반 시설이 한정적이다. 작지만 국립 극장의 의미를 담고 싶다"면서 "기획 및 제작에 집중된 극장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헬로, 정동' 시즌제 패키지는 12일 오전 10시 티켓 오픈한다. 오는 30일 자정까지 인터파크 홈페이지(PC)를 통해서만 구매 가능하다. 총13편의 라인업 중 11편을 다양한 구성의 패키지 티켓으로 내놓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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