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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수능 논·서술형 도입하려면…"공정성 확보·사교육 우려 불식해야"

등록 2020.11.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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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시 수능 개편 불가피

교육과정 개정 함께 논의…교육부 내년 시안 공개

출제채점·활용방식, 사교육 유발효과 줄이기 관건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이 1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광고등학교에서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이번 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실시하는 마지막 모의평가다. 2020.09.16. jc4321@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이 1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광고등학교에서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이번 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실시하는 마지막 모의평가다. 2020.09.1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현 초등 5학년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서술형·논술형 문항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채점 공정성을 확보하고 사교육 팽창 우려를 불식시켜야만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안에서 미리 서술형·논술형 평가가 익숙하게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공교육 울타리 안에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1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박도영 수능기획분석실장 등 4인의 연구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성과와 발전 방향 : 서·논술형 수능 도입 가능성 모색'에 따르면 주요 쟁점은 ▲채점자·기준 공정성과 대규모 채점 부담 ▲채점주관 기관 ▲서·논술형 수능 분리 또는 추가 ▲절대평가 또는 상대평가 ▲공교육 준비도 및 사교육 유발 등 5가지로 추려진다.

채점기준의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라 할 수 있다. 국가단위 대규모 시험에서 서술형·논술형 시험을 채점하려면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에서도 채점 공정성 때문에 대입 개혁방안에서 국어·수학 서술형 문항 출제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평가원처럼 특정 기관이나 각 대학 중 어느 기관이 채점을 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특정기관이 채점한다면 일관성은 유지할 수 있지만 채점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대학이 채점할 경우 대학마다 다른 점수가 나온다는 문제가 파생될 수 있다. 

서·논술형 수능을 현행 선다형 수능과 분리해 이원화 체제로 운영할지, 현행 수능에 서·논술형 문항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도입할 지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이 방식에 따라 수능 시행시기와 시험시간, 출제 영역, 문항 유형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이원화할 경우에는 수능을 두 번 치르게 될 수 있고, 기존 수능에 문항만 추가할 경우 시험일수를 2일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절대평가를 택할지, 대입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상대평가로 도입할 지 여부도 관심사항이다.

무엇보다 서·논술형 수능을 어설프게 도입했다가는 또다른 사교육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골칫거리다. 교육부가 지난 2018년 공개한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에도 서·논술형 문항 추가, 수능 Ⅰ·Ⅱ 분리안을 검토했으나 공교육 준비도가 낮을 경우 사교육이 오히려 팽창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 바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개정 교육과정에서 충분히 서·논술형 평가로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수업 방식이 참여·토론수업으로 개선되고 그에 따라 교사 연수 등이 뒤따라야 한다.

박도영 실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전문가, 교사, 학생, 학부모, 대입전형 관계자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것이 요구된다"면서 "이해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도입 방식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우선 논의·결정돼야 할 사항을 분류해 순위를 결정해야 효과적·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학교 안에서 서술형 또는 논술형 평가가 익숙해지도록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서・논술형 평가의 강점을 공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만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서・논술형 수능을 대비한 사교육에의 의존 현상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수능은 교육과정 및 대입제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차기 교육과정 개정 및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연구와 수능 체제 개편 연구가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진행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출제와 채점, 결과 활용방식 등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서·논술형 수능 도입은 중·장기적으로 문제해결 능력과 비판적 사고, 창의력, 협업 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미래형 수능체계 중 하나로 거론됐다. 2025년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되면 내신이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바뀌게 된다. 2025년 고1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수능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로 이어진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그 방안 중 하나로 논술·서술형 문항을 도입을 언급한 바 있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대입자격고사를 2번 치르는 방식을 주장하기도 했다.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방식으로 변형하는 방안도 꾸준히 거론됐다.

교육부는 올 수능이 마무리된 이후 2028학년도 수능 개편 관련 정책연구와 의견수렴을 거쳐 2021년 내에는 큰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교육부 조훈희 대입정책과장은 "대입 개편은 2022 교육과정 개정 방향과도 맞물리기 때문에 평가원과의 논의는 물론 정책연구, 의견수렴 등을 통해 2021년까지는 시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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