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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발생 300일…많은 정보 얻었지만 달라진 건 없다

등록 2020.11.14 06:00:00수정 2020.11.14 06: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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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월 대구·경북, 5월·8월 수도권 등 유행 진화

11월 들어 유행 조짐 보이면서 산발적 확산세

겨울철 방역 성적표 관건…"경험으로 방역해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대기를 하고 있다.2020.11.1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대기를 하고 있다.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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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4일로 300일째가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을 잘 관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산발적 집단감염 발생으로 신규 확진자 규모가 다시 늘어나고 있고,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한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이제부터가 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라는 질병에 대해 우리는 지난 300일 동안 많은 정보를 얻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2~3월 대구·경북 첫 대유행→5월 이후 수도권 감염 확산


국내에서는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부터 30번째 확진자가 나온 2월16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들어온 입국자와 이들의 접촉자를 중심으로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신천지' 신도로 알려진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 특히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수백명씩 쏟아졌다. 3월 초에는 전국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이 진정되고,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전 국민이 동참하는 등 방역에 힘쓰면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크게 줄었지만 5월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고비를 맞았다.

5월부터 물류센터, 방문판매, 교회 소모임 등을 통한 집단감염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연일 두 자릿수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다가 수도권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고 교회 내 소모임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 등을 통해 7월21일이 돼서야 이 수치가 4명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8월12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집단감염이 확인됐고, 8월15일 서울도심집회를 통해 감염이 확산되면서 8월15일부터 9월12일까지 29일 연속 세 자릿수의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또 다시 대규모 유행이 시작됐다.

13일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는 2만8133명이며 이중 2만4068명은 국내발생, 4065명은 해외유입이다. 이중 2만5537명이 감염 후 치료를 통해 완치됐으나 488명은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현재 2108명이 격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50명은 위중증 상태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2월19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가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20.02.19.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2월19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가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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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감염, 유행 주도 집단감염 없는 산발적 확산


8~9월 수도권 대유행을 겪은 이후 우리나라는 연일 두 자릿수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태다. 사랑제일교회와 서울도심집회 관련 집단감염이 어느 정도 진정세에 접어든 10월~11월에도 평균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79.1명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가 한자릿수로 나타난건 지난 8월7일 9명이 마지막이다. 최근 100일 가까이 두자릿수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유행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1월 들어 국내 유행 상황은 또 다시 심상치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월 일평균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100.9명인데 지난 11일부터 3일 연속 세자릿수 확진자가 추가되는 등 최근 일주일간 네 차례 신규 확진자 100명을 넘었다. 이 기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09.0명이다.

최근의 유행 상황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월엔 '신천지'와 같은 종교시설, 5월 이후엔 클럽 등 유흥시설이나, 물류센터, 방문판매, 8~9월엔 사랑제일교회와 서울도심집회 등 명확한 유행 주도 집단감염이 있었다.

그러나 11월엔 유행을 주도하는 특정한 집단감염보다는 장소와 종류를 불문하고 산발적인 감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만 경기 용인 출장서비스업 직장인 모임, 강원 인제 지인모임, 강원 교장연수 프로그램 관련, 충남 천안 중학교 친구모임, 광주 서구 상무룸소주방, 전남 광양 기업, 전남 화순 일가족 등 새 집단감염이 추가로 파악됐다.

이중 강원 인제 지인모임과 강원 교장연수 프로그램, 천안 중학교 친구모임, 전남 광양 기업 관련, 전남 화순 일가족 집단감염은 첫 확진자가 모두 11일에 발생했다.

명절이나 연휴, 휴가, 방학 등 인구가 대규모 이동을 할 특별한 계기가 없었는데도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일상 곳곳에서 감염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11월1일만해도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이 11.5%였지만 13일 기준 13.7%까지 증가했다. 경기 용인 출장서비스업 직장인 모임 관련 집단감염은 가전제품 서비스 직장에서 동료간 식사를 통해 감염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거리두기를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13일부터 중점관리시설 9종뿐만 아니라 일반관리시설 14종 등 23개 업종에 대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거리두기를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13일부터 중점관리시설 9종뿐만 아니라 일반관리시설 14종 등 23개 업종에 대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대응 잘했지만 앞으로가 과제…방역경험 살려야"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지역을 봉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유행을 관리해왔다.

특히 적극적인 검사와 추적, 격리 등을 골자로 한 방역전략으로 초기 유행을 진정시키는데 성공했다.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던 점도 주효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방역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도 변경돼왔다. 3월엔 전국의 종교·유흥·체육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5월엔 일상과 방역을 영위하는 생활방역 개념을 도입했고 6월엔 3단계로 세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정립했다. 이후 확보된 방역자원을 바탕으로 11월엔 5단계로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 중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봉쇄에 들어간 유럽이나 미국, 남미, 동아시아에서 보면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그래도 유행을 잘 막아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힘들지만 잘 버텨온 것 같다. 우리나라 국민성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빠르게 잘 적응하고 대응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 중이고 화이자 등 일부 제약사에서는 임상시험에서 어느 정도 효과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 겨울 유행을 잘 관리하면 코로나19 극복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터널의 끝이 멀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요즘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상황이 안 좋은데 내년 봄까지만 좀 더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이번 겨울 대유행을 얼마나 막아내느냐다. 올 겨울 방역으로 성적표가 나오게 된다"며 "지난 10개월간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방역전략을 만들고 국민들도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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