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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의 비혼 출산…불법 아니지만 국내에선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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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19 12:00:00  |  수정 2020-11-19 14:26:14
현행법상 미혼 여성 대상 체외수정시술 불법 아냐
금전적 대가만 없다면 정자 공여 받아 시술 가능
시술받을 병원 없어…의료계 규정상 부부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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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KBS 9뉴스에 공개된 방송인 사유리와 아들 (사진 = KBS) 2020.1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방송인 사유리(41·후지타 사유리)의 출산 소식이 화제가 되면서 정자 공여 시술을 통한 비혼 임신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재점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미혼 여성이 임신을 하기 위해 정자를 기증받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부부가 아니라면 정자 기증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뭘까?

19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은 정자 공여 시술 등 체외수정 시술을 위해 정자를 채취할 때 기증자, 시술 대상자, (기증자·시술 대상자의) 배우자(배우자가 있는 경우) 등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배우자의 동의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만 받도록 하고 있어 의무 규정은 아니다.

또 생명윤리법은 금전 등을 조건으로 정자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미혼 여성이 정자 공여 시술을 받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미혼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아 임신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다"라며 "금전 개입 없이 정자를 공여하는 사람과 공여받는 사람의 합의만 있으면 처벌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비혼 출산을) 장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미혼 여성이 정자 공여 시술을 통해 임신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보조생식술 윤리 지침을 통해 법률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정자 공여시술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병원들도 자체 규정을 통해 부부 모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만 보조생식술을 시행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생명윤리법은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만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이 조항이 소극적으로 (배우자 없는 체외수정을) 금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그렇게 시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방송인 허수경이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과 출산을 했던 것은 이같은 의료계의 내부 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혼 여성이 의료기관들에서 체외수정 시술을 받기 어려운 또다른 이유가 있다.

체외수정 시술 등은 난임 치료에 속하는데, 난임은 부부 관계가 있을 경우에만 성립한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난임을 부부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경우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로 규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체외수정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정부가 지정한 난임시술의료기관이다. 하지만 미혼 여성은 법률적으로 '난임'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병원들이 시술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시술비 지원도 부부이거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경우만 대상이 된다.

보건 당국은 정자 공여 시술과 같은 체외수정 시술의 대상을 미혼 여성으로 확대하는 문제는 아직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비혼 출산은) 법으로 장려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금지하고 있는 것도 아닌 상태"라며 "정부가 이것을 관리하거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외국에 비해서는 폐쇄적이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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