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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후보 선정 끝내 무산…여야, 법 개정 격돌 예고(종합2보)

등록 2020.11.18 21: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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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투표서 후보 2명 각각 5표 획득…추천기준 미달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표 던진 결과 충족 안된 듯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추가 일정 안 잡아 사실상 해산

민주 "野 비토권 악용…올해 내 공수처 반드시 출범"

국민의힘 "추천위를 즉각 속개해야…법치 파괴 행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윤해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18일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는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추천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10명의 후보를 두고 4시간30분 가량 비공개 토론을 벌였지만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한 채 회의를 끝냈다.

추천위원들은 이날 3차 회의에서 공수처장으로서의 계획과 비전 등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심사대상자들이 추가로 제출한 자료를 검토했다. 추가 자료는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관한 내용으로 위원들은 이 자료는 공수처장 후보자로서 적격성을 확인하는 데 반영됐다.

위원들은 심사대상자의 변호사로서 사건수임 및 부동산거래 내역 등을 면밀히 검증했고, 각 심사대상자의 공수처장으로서 자질 및 정치적 중립성 등을 논의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회의에서는 후보자 선정을 위한 표결이 3차례 있었으며, 최종 후보자군을 2명까지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투표에서 10명의 후보자 중 6표를 받은 후보가 없자, 2차 투표를 무기명 방식으로 실시했지만 역시 위원 6인 이상의 동의를 얻은 심사 대상자를 내지 못했다. 이에 위원들은 최대한 합의를 도출해내기 위해 다수 득표자 4명을 놓고 3차 투표를 실시해 이 중 2명이 각각 5표를 받았다고 한다. 규정상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동의를 무조건 받아야하는 만큼 결론적으로 최종 후보자 선정에 실패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후보자 압축을 못한 건 아니다"라며 "(추천위원 일곱 명 중) 여섯 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동의를 얻지 못했다. 초대 공수처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드린 점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email protected]

다른 관계자는 "압축된 후보 2명은 야당에서 추천한 검사 출신이 아니라 판사 출신들"이라며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를 해야 선정이 되는데 표결에서 2명의 후보 다 5표씩 밖에 못 얻어서 무산됐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 동의하거나 의장 또는 위원장이 소집하지 않으면 향후 회의는 추가로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이날 자로 워원회가 해산된 것과 다름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독자적으로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추천위원 5명은 현재 추천위가 여야 정쟁의 연장선상에서 각 정당 대리인 자격으로 논쟁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회의를 속행하는 것은 의미 없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3차회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3차회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email protected]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해산 절차는 거치지 않았지만 차기 회의는 열지 않기로 했으니까, 의장 소집 또는 위원장 소집 또는 위원 3분의 1이상이 요청해야 열릴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공수처장은 정치적 독립성이 가장 보장돼야 하는데 추천위원 자체가 정치 연속성이 있는 것 같다"며 "향후 추천위원이 어떻게 구성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정치적 정당의 대표자들이 추천위원으로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법 개정 필요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이 문제는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받는 회의가 정치의 연속이 되면 안 되기 떄문에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결론을 못낸 상태에서 추천위가 계속해서 정치적 대리인 싸움이 되면 안 된다. 원래 이 문제는 정치에서 시작한 것이니까 다시 정치로 돌아가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후보추천위원이 아예 정치적으로 독립된 사람으로만 구성되든가, 정치인을 배제한 상태에서 추천위가 구성되고 완벽한 후보가 아닌 적합한 후보를 추천한 다음에 철저한 인사검증과 청문회를 통해 견제해야 한다"며 "준사법기관, 수사기관, 가장 정치적 독립성이 보장돼야하는 기관에 입법부가 처음부터 후보 추천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email protected]


반면 야당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속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는 일종의 행정기구인데 자진해서 사실상 활동을 종료한다는 것은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식으로 추천위를 끝내는 것은 매우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굉장히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의 방안을 찾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현재 남은 것은 추천위원 중에서 3분의 1 이상이 속개를 요청하는 건데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직무상 독립을 지키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장이 임명된다면 공수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추천위원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그게 무산된 건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헌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헌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8. [email protected]


연내 공수처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야당의 반대로 공수처장 최종 후보 선정이 무산됨에 따라 공수처법 개정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사실상 국민의힘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된 것"이라며 "추천위 결국 빈손,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추천위는 소수 비토권의 악용으로 아무런 진전 없이 사실상 종료됐다. 추천위는 역할을 못했고 권력기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면서 "국민의힘은 일관된 지연전술로 공수처 무산 전략에만 매달렸다"고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민주당은 국민 앞에 천명했듯이 대안의 길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며 "법사위가 중심이 되어 대안을 신속히 추진하도록 할 것이다. 법을 개정해서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수처 추천위 자진 해체는 민주당이 공수처장 추천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하는 법치 파괴 행위"라며 "국회가 만든 법을 잘못 만들었다며 걷어찬 꼴"이라고 반격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법으로 만든 기구에서 위원들이 법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고 제안했음데도, '속개하지 않는다', '사실상 종료한다'는 결론을 내려버렸다. 행정기구인 공수처장 추천위원회가 스스로 활동을 종료해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을 맬 수 없는 것"이라며 "추천위는 회의를 속개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공수처장 후보가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교황 선출) 방식을 거듭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추천위 회의를 파탄 낸 추천위원들의 오늘 행적은 영원히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후안무치한 법치파괴 동조를 중단하고 추천위 회의에 즉각 복귀하지 않는다면,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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