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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만연한 차별의 현장'…'너와 내가 만든 세상'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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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19 12:16:57
티앤씨재단, 블루스퀘어 네모서 19일 개막
설치미술, 드로잉, 애니메이션 등 작가 6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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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취재진들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열린 편견과 혐오의 인류사를 다룬 아포브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의 프레스투어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0.11.19.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1960년 2월1일 4명의 흑인 대학생들이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시내의 한 식당의 '백인 전용' 런치 카운터에 앉아서 커피와 음식을 주문했다가 종업원으로부터 거절 당한다. 이들은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식당이 문을 닫을 때까지 조용히 앉아 농성을 시작했다. 이 시위에 참여하는 흑인들의 숫자는 매일 늘어났고 그만큼 백인들의 폭력은 거세졌다.

당시 백인들은 의자를 세게 걷어차는 것은 기본이고 머리 위에 밀크쉐이크나 커피를 붓고 욕설과 구타를 하기도 한다. 이를 당하는 흑인 청년들은 묵묵히 앉아만 있는다. 결국 같은 해 7월 말 식당 내 백인 전용 좌석은 폐지된다.

'혐오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이방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비롯해 소수자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차별, 젊은 아기 엄마들(맘충)에 대한 차별 등 무수히 많은, 크고 작은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혐오의 심리와 극복의 메시지를 예술적 경험으로 승화한 전시가 열렸다.

"애틀란타 국립 민권인권센터에는 그린즈버러의 런치 카운터를 재현해 놓은 코너가 있다. 사람들은 이 평범해 보이는 다이너의 카운터에 앉아 60년 전의 한 생생한 인종차별의 현장을 체험해 보게 된다.(흑인에 대한 인정 차별을 보고)전시장 밖으로 나와서도 몸이 떨리고 눈물이 난다는 백인 관객들이 많다. 이번 APoV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은 그러한 공감의 순간에 착안해서 게획하게 됐다."

19일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네모(NEMO)에서 열리는 APoV(Another Point of View, 또 다른 시점)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만연한 차별의 현장을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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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취재진들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열린 편견과 혐오의 인류사를 다룬 아포브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의 프레스투어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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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는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진, 쿠와쿠보 료타 등 6명이다. 설치미술과 드로잉, 애니메이션과 영상 등 다양한 미술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과 함께 이번 전시의 주제를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다.

전시는 혐오의 증폭, 결말, 희망을 만나는 스토리를 가진 세 가지 전시실로 구성된다. 각 전시실은 주제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테마 룸과 작가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3층 첫 번째 전시실 '균열의 시작'에서는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를 통해 편견과 혐오가 증폭되는 과정을 만난다.

3층 입구에 들어서면 핑크 플로이드의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 앨범의 'Us and them'을 배경으로, 아무 생각 없이 남의 말을 따라하며 퍼 나르는 페르소나를 상징하는 '앵무새'를 통과하게 된다. 이후 '소문의 벽'과 마주하게 된다.

"그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질병을 만들었고 이미 수백만명이 사망했습니다"
"눈 마주치지마 쫓아와서 해코지할지 몰라"
"나라 꼴을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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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취재진들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열린 편견과 혐오의 인류사를 다룬 아포브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의 프레스투어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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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벽 속 수 십개의 각각의 파이프 안에는 역사 속 실제 가짜뉴스들을 볼 수 있다.

이를 지나면 이용백 작가의 미디어아트 '브로큰 미러 2011(Broken Mirror 2011)'를 볼 수 있다. LCD 모니터를 덧댄 커다란 거울에 총알이 관통하는 영상이 갑작스럽게 나오면 작품을 무심코 바라보던 관람객에게 예기치 못한 놀람을 전달한다.

전시 관계자는 "이 작업은 거울이라는 실제 사물이 지닌 물질적 느낌과 가상적 영상을 완전히 하나로 융합시키고 있다. 관람객이 작품 앞에 서는 순간부터 완성되는 작품 '브로큰 미러'는 '보이는 모든 것은 모두 존재하는가'라는 화두를 우리에게 던진다"고 설명했다. 

성립 작가는 여백과 드로잉을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선 작업으로 완성된 작품 '스치는 익명의 사람들', '익명의 장면들', '익명의 초상들'을 통해 익명성과 익명성 속 분절 등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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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취재진들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열린 편견과 혐오의 인류사를 다룬 아포브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의 프레스투어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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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층 내려간 2층은 '왜곡의 심연'을 주제로 한다. 오해와 편견이 증폭되며 역사 속 비극을 일으킨 혐오의 해악성을 직면케 한다. 쿠와쿠보 료타 작가는 작품 'LOST#13'을 통해 왜곡과 과장을 표현한다. 어두운 방 속에는 장난감 트랙이 설치돼 있고, 전면에 불빛을 단 기차가 일상의 물건들을 지나치며 비춘다. 이는 그림자로 확대돼 기괴한 모습을 띈다. 이를 통해 편견이 얼마나 왜곡되며 커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권용주 작가는 '굴뚝-사람들', '익명-사람', '입을 공유하는 사람들' 작품으로 군중 심리를 이용한 프로파간다 이미지를 차용한다. '입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오해와 편견을 계속해서 확대생산하는 군중의 모습을 뜻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 1층은 혐오가 지나간 자리에서 절망과 희망을 짚어 보는 '혐오의 파편'을 주제로 한다. 최수진 작가의 '벌레먹은 드로잉(Worm-eaten Drawings)', 강애란 작가의 '熟考의 서재 Ⅱ(숙고의 서재 Ⅱ)'가 전시됐다. 혐오가 남기고 간 상흔을 돌아보고 용서와 화합을 통해 비극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의 메시지를 마주하도록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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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취재진들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열린 편견과 혐오의 인류사를 다룬 아포브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의 프레스투어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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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예약은 전시를 준비한 티앤씨재단재단 누리집 예약 페이지(tncfoundation.org/exhibition)에서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전체 관람가며 14세 미만은 보호자 동의 후 동행 하에 관람할 수 있다.

티앤씨재단은 교육 불평등 해소와 공감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 교육, 복지, 학술연구 분야 공익 사업을 운영하는 재단법인이다.

지난 10월 '비뚤어진 공감이 만드는 혐오사회' 주제로 아포브 온라인 컨퍼런스 'Bias, by us'를 개최했다. 아포브 컨퍼런스 'Bias, by us'는 티앤씨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2월16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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