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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최대 '미디어아트'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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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23 14:02:55
24일부터 국랍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서 열려
'세한도'·'평안감사향연도' 등 18점 전시돼
올해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기증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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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공개되고 있다. '세한'은 설 전후의 혹독한 추위를 이르며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뜻하는 말이며 세한도는 조선시대 형벌 중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유배형에 처해진 추사 김정희의 고난과 이를 견디게 해준 벗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관람 가능하다. 2020.11.2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우리는 때때로 인생에서 괴로운 시간은 유난히 길었다고 기억하면서도, 기쁘고 가슴 벅찬 순간은 금방 잊어버리곤 합니다. 가슴 벅찬 감동, 그 행복했던 순간을 영원히 기억한다면 마음이 힘들 때 그것을 이겨낼 힘이 될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 괴로움과 즐거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아갈 수 있는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0년 특별전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전을 24일부터 개최한다. '한겨울 추위인 세한'을 함께 견디면 '곧 따뜻한 봄날 같은 평안'을 되찾게 될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는 '세한도'와 '평안감사향연도'를 비롯해 18점이 전시된다.

'세한도'는 조선시대 형벌 중에서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유배형에 처한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고난과 이를 견디게 해준 벗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 '평안감사향연도'는 조선시대 관리들이 선망했던 평안감사로 부임한 영예로운 순간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잔치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이 두 작품은 '삶의 고락(괴로움과 즐거움)이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겨내고 기뻐할 수 있다'는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 준다.
 
'세한도' 기증 기념해 열리는 1부- '세한歲寒-한겨울에도 변치 않는 푸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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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공개되고 있다. '세한'은 설 전후의 혹독한 추위를 이르며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뜻하는 말이며 세한도는 조선시대 형벌 중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유배형에 처해진 추사 김정희의 고난과 이를 견디게 해준 벗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관람 가능하다. 2020.11.23. mangusta@newsis.com
1부 '세한歲寒-한겨울에도 변치 않는 푸르름'에서는 '세한도'의 모티프인 '논어'의 '세한연후(歲寒然後) 지송백지후조(知松柏之後凋)', 즉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는 구절의 의미를 '세한의 시간'과 '송백의 마음'으로 나누어 감성적으로 전달한다.

손창근 선생이 2020년 기증한 '세한도'을 비롯해 그가 2018년 기증한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와 '김정희 초상화' 등 15점을 전시한다. 또 '세한도'의 제작 배경과 전래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상 5건을 상영한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한도의 의미를 설명했다.

민 관장은 "'세한도'가 가슴으로 크게 와닿았던 때는 정확히 13년 전에 제주박물관에 학예연구실장으로 있을 때였다. 추사 선생이 유배된 곳 바로 옆에 모슬포가 있다. 사람이 살기에 정말 힘든 '몹쓸포'라고 해서 모슬포가 됐다. 바람이 불면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만저만 센 게 아니다. 제주 겨울 추위는 뼛속까지 춥다. 습도가 높아서 그런지 엄청 춥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추사 선생이 제주도를 내려가서 '세한도'를 그린 게 4년쯤 되어서다. 엄청 추웠을 거다. '이상적'이라는 제자가 책을 보내 줬다. 유배 4년이면 연락이 거진 끊길 때쯤 아닌가. 그 책에 대한 고마움, 감사함과 본인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웠는지가 이 그림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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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1.23 nam_jh@newsis.com
첫 번째 '세한의 시간' 공간에서는 먼저 김정희가 겪은 세한의 경험과 감정을 이방인의 눈으로 해석한 7분 영상 '세한의 시간'을 상영한다. 두 대의 대형 스크린 속에서 김정희의 유배 당시 감내해야 했던 척박한 환경과 그가 느꼈을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영화 제작자 겸 미디어 아트 작가 프랑스인 장 줄리앙 푸스가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한 제주도 풍경에 김정희의 고통과 절망, 성찰에 이르는 과정을 녹여냈다.

이어 김정희의 '세한도'와 청나라 문인 16인과 한국인 4인의 감상 글로 이루어진 세한도 두루마리(전체 크기 33.5×1,469.5㎝) 전모를 14년 만에 공개한다. 20명의 문인들의 '세한도' 감상 글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군자의 곧은 지조를 지키는 행동의 가치를 칭송한 내용이다.

이전 전시 방식과는 달리 두루마리 앞쪽의 바깥 비단 장식 부분에 있는 청나라 문인 장목(1805~1849)이 쓴 '완당세한도(阮堂歲寒圖)' 제목을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또 '세한도'를 초고화질 디지털 스캐너로 스캔해 그림 세부를 자세히 확대해 보여주는 영상에서 눈으로 볼 수 없었던 김정희의 치밀한 필력을 확인할 수 있다.

건조하고 황량한 '세한'을 그림에 녹여내기 위해 물기 없는 마른 붓에 진한 먹물을 묻혀 사용한 필법은 그가 오랜 시간 갈고 닦은 필력에서 나온 결과다. 그리고 김정희와 '세한도'의 의미를 전문가 3인 즉, 최완수, 유홍준, 박철상의 인터뷰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송백의 마음' 공간에서는 세한 시기 송백과 같이 변치 않은 마음을 지닌 김정희의 벗과 후학의 이야기를 다룬다. 8년 4개월의 제주 유배 기간 동안 편지와 물품을 주고받으며 김정희에게 빛이 되어준 동갑내기 친구 초의선사(1786-1866), 역관이자 제자 이상적(1804-1865), 애제자 허련(1808-1893)과의 따뜻한 인간관계를 보여준다.

또 김정희 연구자 후지쓰카 지카시(1879-1948)가 1940년 일본으로 가져간 '세한도'를 1944년 손재형이 폭격의 위험을 무릅쓰고 무사히 되찾아온 감명 깊은 일화를 영상으로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역사 이래 최대 '미디어아트'전, 2부-'평안平安-어느 봄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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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평안감사향연도' 중 연광정연회도 부분(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2020.11.20 photo@newsis.com
2부 '평안平安-어느 봄날의 기억'은 '평안감사향연도' 3점을 전시하고 평안감사로 부임하여 부벽루, 연광정, 대동강에서 열린 세 번의 잔치를 다양한 영상으로 보여준다.



'평안감사향연도'는 평안감사가 주인공인 지방 연회의 기록화이자 조선 후기 평양 사람들의 일상과 풍류를 풍부하게 담아낸 풍속화다. 이번 전시는 평안감사뿐 아니라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 모두에 주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2부를 기획한 양승미 학예연구사는 "미디어전시를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런던) 내셔널갤러리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한 작품으로 미디어아트를 통해 풍성하게 전시를 채운 적이 있다. 이런 전시들을 참고해 기획한 최초의 대규모 국립중앙박물관 미디어아트 전시"라고 2부를 설명했다. 

첫 번째 '봄의 여정'은 '길', '환영', '잔치', '야경'으로 나누어서 평양에 도착한 감사를 축하하는 잔치의 여정을 보여주는 영상 공간이다.

먼저 '길'은 평안감사가 평양에 도착해 만나게 되는 대동문 앞 저잣거리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벽면 전체를 활용한 스크린을 통해 '연광정연회도(練光亭宴會圖)' 속 저잣거리에 활기 넘치는 등장인물이 실물 크기로 전시장 안을 활보한다.

다음 '환영'에서는 잔치의 꽃인 평양 교방 기생들의 춤이 펼쳐진다. 연광정과 부벽루에서의 전통무용은 그 맥을 잇는 무용수의 퍼포먼스 영상으로 재현돼 관람객에게 특별한 환영(幻影)을 선사한다. 관람객은 4분 여의 짧은 영상을 의자에 앉아 편안히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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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전시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의 2부 '평안平安-어느 봄날의 기억' 중 '잔치' 부분 2020.11.23 photo@newsis.com
양승미 학예연구사는 "잔치에서 중요한 것은 기생들의 춤이다. 그림은 움직이지 않지 않나. 그림 속에서 나와 살아 숨 쉬는 기생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4개의 무(춤)를 뽑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고 부연했다. 

'잔치'는 큰 벽 전체를 세 점의 작품으로 가득 채운 공간이다. 이 벽 맞은 편에는 9대의 모니터로 작품 세부를 보여준다. 작품 조각 퍼즐을 맞추면서 관람객은 새로운 시각 경험을 하게 된다.

마지막 '야경'은 '월야선유도(月夜船遊圖)'의 대동강에서 열린 밤의 잔치 장면을 그래픽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공간이다. 어두운 대동강변이 성벽과 강가의 횃불과 강에 띄운 불이 화려한 향연장으로 변하는 과정을 재현한다.

두 번째 '그날의 기록'은 원작인 '평안감사향연도' 세 점을 직접 감상하는 공간이다.

이 세점의 작품은 김홍도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작품의 정확한 제작 연도와 제작자가 알려져 있지않은 만큼 김홍도의 작품으로 확신할 수는 없으며 김홍도의 작품으로 '전칭'(전하여 일컬음)된다. 밝은 조명 아래 세 점의 '평안감사향연도'는 조선시대라는 제작 연도를 무색하게 할 만큼 놀랍도록 온전한 보존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그림의 뒤편'은 '평안감사향연도'에 대한 다양한 학술 정보, 과학적 분석 과정과 결과를 최초로 소개하는 공간이다. 영상과 작품 설명만으로는 알기 힘든 내용을 정리해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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