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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 첫 심문…법원 "목적 정당성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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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25 19:10:37  |  수정 2020-11-25 20:10:06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첫 고비
KCGI,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상법 정면 위배" vs "적법한 거래"
법원, 내달 2일 납부기일 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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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대한항공 지주회사 한진칼의 5000억원 규모 제3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 발행을 무효화 해달라며 낸 가처분 심문에서 '경영상 필요성'을 두고 양측의 공방이 벌어졌다.

KCGI 측은 경영상 필요성이 없는 상태이고 신주 발행이 대한항공 주주들의 실질적인 권한을 침해한다며 '위법'하다는 주장을 펼쳤고, 한진칼 측은 회사의 존립에 필요한 경영상 판단이라며 '적법'하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이승련)는 25일 KCGI 산하 펀드인 그레이스홀딩스 등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KCGI 측 대리인은 양대 항공사의 통합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 사건 신주 발행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우리 회사법이 정한 기본룰을 정면으로 위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강력한 백기사(우호적 기업 인수자) 확보를 위해 회사에 부담을 지우는 터무니 없는 조건으로 무리하게 추진했다"며 "신주 발행은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주된 목적이고, 실질적인 정당성을 흠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의 경영권 분쟁 개입은 자제돼야 한다"며 "회사의 특정 주주에게만 차별적인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 상법의 주주평등원칙을 명백히 위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합리적 대안들이 충분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아울러 "항공산업 재편을 위한 국가정책이라는데, 아무리 정당한 국가정책도 법 절차를 따라야 하고, 누구 권리도 일방적으로 침해하면 안 된다"면서 "최고의 공익은 법치주의라고 생각한다. 법체계에 맞는지를 깊이 살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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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진칼 측 대리인은 "대한항공은 2016년 1조원이 넘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864억으로 감소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치명타를 받게 돼 정부와 국책은행의 지속적 추가 지원 없이 생존이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산은은 조 회장의 백기사가 아니라 경영진의 경영성과 약속 이행을 감시하는 경영감독자라고 말할 수 있다"며 "재벌개혁을 정책 기조로 삼는 정부가 한 경영진을 위해 이 사건을 추진했다는 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은 정책금융기관 도움 없이는 수개월도 버틸 수 없는 존망 위기"라면서 "일부 경영권 분쟁이 있다며 그룹 목숨줄을 쥐는 정책금융기관이 신주를 발행할 수 없다면 오히려 일부 주주 이익만 과도하게 보장한 것 아닌지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이 사건 거래는 산업은행이 제안했고, 저희가 어려운 고민 끝에 회사 자체 존립에 필요하다고 경영상 판단하고 실행한 것"이라며 "적법하고 정당한 거래로 국가를 위해서도 필요한 거래"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목적의 정당성'이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만약 정당하다면 '신주 발행'이라는 수단이 적정한지 ▲대안이 존재 여부와 효율성의 차이가 있는지 역시 쟁점이 된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향후에도 보완서류들을 제출할 기회를 주겠다면서 이날 심문과 서류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늦어도 한진칼의 유상증자 납입기일인 내달 2일 전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이 중 5000억원은 한진칼이 단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현재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지분과 KCGI와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으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의 지분은 각각 줄어들게 된다.

이에 KCGI는 산업은행의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산업은행 지분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해석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나아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겠다며 이 사건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경우 한진칼은 산업은행을 상대로 제3자 유상증자를 할 수 없게 되고, 산업은행이 짜놓은 시나리오가 깨지면서 사실상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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