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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이주열 총재 "통화정책 기조 변경할 단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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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26 14:38:47
"금융위의 포괄적 감독,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하고 불필요한 관여"
"내년 수출 완만한 회복할 것…반도체·자동차 중심 플러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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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11.2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가 아니고,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26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거시경제 여건을 보면 경제가 아주 어려운 상황을 지나서 회복된다고 하지만, 이 회복세가 어떻게 될지 워낙 불확실하다. 섣불리 완화기조를 거둬들일 상황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회복이 가시화되고 안정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때 어떻게 단계적으로 완화할지 미리 준비해야 겠지만, 현재로서는 아니다"며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가 아니고,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감안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이 총재는 "백신의 조기상용화 여부, 코로나 글로벌 확산세 진행상황 등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재 정책기조를 유지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은행은 코로나 영향이 점차 약화되면서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가기 전까지는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아울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3%에서 -1.1%로 상향조정했다. 3분기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경기 회복이 반영한 결과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8%에서 3.0%로 높였으며, 2022년 성장률은 2.5%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이번 성장률 전망은 국내 코로나 재확산이 겨울기간 동안 지속될 것을 전제로 했다"며 "올겨울 코로나 재확산이 지속되고 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면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다. 소비 쪽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연초와 8월, 코로나 재확산 시기와 비교해보면 경제주체의 감염우려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며 "이번 코로나 재확산의 영향은 연초보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8월보다는 다소 큰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반대 입장을 내놓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한은의 영역을 건드리는 지급결제청산업에 관한 조항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의 내부거래까지 금융결제원 시스템상에서 하게 되면 안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금융위가 포괄적으로 금융결제원 업무권한을 갖겠다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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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11.26. photo@newsis.com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이번 성장률 전망에서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이 반영됐는지. 2단계 격상이 소비에 미치는 충격은 어느정도인가.

"이번 전망에서 국내 코로나 재확산이 겨울 기간에는 지속될 거란 것을 전제로 했다. 당분간 동계기간 중에 재확산이 지속되고 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높이게 되면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소비 쪽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예전에 코로나 재확산시 경제주체의 감염우려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번 재확산의 경제적 영향은 연초보다는 조금 작고, 8월 재확산때보다는 다소 큰 수준이 되리라 생각한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경제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는지.

"올해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양호하고 2분기를 저점으로 해서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회복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경기흐름은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볼 수 없다."

-한은의 정책목표에 고용안정을 추가하라는 정치권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이를 위해 어떤 정책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고용안정의 의미를 짚어보면 국민들의 삶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가 추구할 중요한 정책과제다. 거시경제의 안정적 성장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볼 때 중앙은행이 고용안정에 관심을 갖고 추진한다는 법 개정 취지에는 누구라도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목적에 추가됐을 때 고용안정을 추구하는 데 따른 국민경제의 기대효과도 있지만, 정책 운용에 있어서 다른 정책 목표간의 상충가능성, 제약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통화정책 수립을 통해 국민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대효과와 제약요인 등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 어떤 것이 바람직한지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정책수단과 관련해서는 중앙은행의 기본적인 정책수단은 금리와 유동성 조절이다. 고용안정 책무를 집어넣은 다른 나라에서도 고용안정을 위한 특별한 별도의 정책수단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목적조항을 추가하는 방향과 관련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검토해나가겠다."

-원·달러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했다. 10월 이후에 미달러화 지수는 2.2% 하락했고, 같은 기간 중 위안화는 3.8% 절상했다. 원·달러 환율이 여타 통화대비 빠른 속도로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빠른 속도의 절상 요인을 보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 경제 지표, 미 대선 이후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그에 따른 글로벌 투자 심리가 개선된 점이 있고, 일부 시장심리의 쏠림 현상도 더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만큼 저희도 이런 움직임을 주의깊게 보고 있고, 쏠림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시장안정화 노력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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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11.26.photo@newsis.com
-지난 금통위에서 환율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 의견을 현재도 유지하는지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국내 통화가 절상이 되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반적인 논리이고 실제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영향의 크기는 과거와는 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품의 품질 경쟁력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와있고, 중간재로서의 수입 중간재를 많이 쓰는 것이 환율의 영향을 상쇄시킨다. 국내 기업의 생산시설이 해외에 많이 나가있고 하는 점 등을 비춰보면 과거에 비해서는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환율의 부정적 영향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 수출은 환율 이외의 다른 요인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수출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세계 각국이 코로나 확산에도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고 있고, 비대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움직임도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 IT에 강점이 있다. IT 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있다. 10월, 11월 2달 정도 데이터를 보면 일평균 수출규모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규모를 회복했다. 내년에는 수출 개선이 이어지겠지만, 개선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측한다. 반도체나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본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르다.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고 한계기업 정리가 지연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도 나온다. 금리 조정을 통해 유동성 회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부가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쳐왔는데 가계부채의 증가는 불가피하다. 코로나의 경제적 충격이 완화됐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것은 우려스럽다. 가계부채는 오래전부터 우려됐던 사안이다. 가계부채가 소득을 웃도는 것은 가계의 상환능력을 제약하고 가계소비도 제약해 거시경제에 부담이 된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 능력, 재무건전성은 아직 양호해 리스크를 단기적으로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부채 증가 속도에 대해서 정책당국이 경각심을 갖고 정책을 운영해야 될 것으로 본다.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는 거시경제 상황을 우선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거시경제 여건을 보면 경제가 아주 어려운 상황을 지나서 회복된다고 하지만, 이 회복세가 어떻게 될지 워낙 불확실하다. 섣불리 완화기조를 거둬들일 상황은 아니다. 우리 경제의 회복이 가시화되고 안정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때 어떻게 단계적으로 완화할지 미리 준비해야 겠지만, 현재로서는 아니다.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가 아니고,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서 한국은행이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금융위와 한국은행이 특정 이슈를 두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렵고 그런 상황에서 양 기관간 갈등으로 비춰지고 있는 데에 대해서 상당히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전자금융거래법 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서 한은의 영역을 건드린, 소위 지급결제청산업에 관한 조항이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지급결제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태생적 업무다. 지금결제시스템의 안정적 관리는 중앙은행의 고유의 기능이고, 다른 어느 나라에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 권한의 문제가 아니고 중앙은행의 고유의 기능, 책임과 관련된 문제다. 이번에 금융위가 새로 내놓은 안을 보면 빅테크의 결제가 확대될 것이 예상되니까 거기에 대한 통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수단으로 빅테크의 내부 거래까지도 금융결제원의 시스템에서 처리하도록 의무화하겠다는 것인데, 금융결제원은 금융기관간의 자금이체를 청산하는 기관이다. 지급결제시스템은 안전성이 핵심인데 금융기관간의 청산을 수반하지 않는 내부거래까지 가게 되면, 금융결제원이 수행하는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정성이 저하되지 않겠는가 싶다. 금융결제원의 업무 전반에 대해 포괄적 감독권을 갖겠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가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한은에서 아무문제 없이 금융결제원을 관리해왔는데 빅테크의 내부거래까지 집어넣으면서 이건 결국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하고 불필요한 관여가 아니냐고 보고 있다. 중앙은행의 지급결제 기능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 의견을 수차례 저희들이 전달했고 개진했는데,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급결제청산업을 한다고 해서 다른나라의 상황을 조사했다. 핀테크가 활성화된 다른 주요국에서도 이런 법안이 없고, 중국만 도입한 상황이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따라할 사례가 아니다. 핀테크가 활성화된 국가들에서 왜 이런 법안을 안 두는지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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