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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금미 "창극, '세계적인 경쟁력'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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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28 06:00:00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주인공 헤큐바 역
국립창극단, 12월 3~10일 달오름극장 공연
"고난의 시기, 견뎌내는 의지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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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배우 김금미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2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예술가 김금미로서와 국립창극단 단원으로서 나의 꿈이 일치해요. '창극'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이죠."

오는 12월3일부터 10일까지 8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오를 '트로이의 여인들'의 주연 헤큐바 역의 김금미(55)는 '꿈'을 묻는 질문에 단호하고 간결하게 답했다.

25일 오후 국립극장 국립창극단 연습실에서 만난 김금미는 한국의 '창극'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는 "우리나라 판소리는 유네스코에도 올라가 있는 음악의 장르다. 이것을 국립창극단이 유지, 활용하고 있다. 세계 어느나라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음악 장르다. 중국 일본과 비교했을 때, 경극, 가부키, 다카라즈카와 달리 '혼성'이 공연이라 (이 장르들보다) 더 큰 에너지를 표출한다는 점에서 차별점도 지닌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3년 만에 관객을 찾는 '트로이의 여인들'은 2018년 영국,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유럽 3개국 투어를 무사히 마쳤다. 당시 해외 언론으로부터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극'으로 인정받는 등 많은 찬사를 받았다.

김금미는 해외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로 우리만의 독특한 '소리'를 꼽았다.

"그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놀란 이유는 발성인 것 같아요. 그렇게 장시간 소리를 질러대는데(목이 쉬지 않으니)경악을 금치 못하더라구요. 성악과 비교해 판소리는 '내뱉는 소리'예요. 성악만큼 멀리 전달 되지는 않지만 성량이 엄청 크고 앞에서 쏟아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사람의 마음을 뚫어 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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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배우 김금미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연습을 하고 있다. 2020.11.28.  chocrystal@newsis.com
창극은 판소리를 (연)극적으로 표현한 우리나라 고유의 공연 장르다. 판소리가 1인이 장시간의 무대를 홀로 이끌어가는 것과 달리 창극은 여러 인물이 등장해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등장인물 외에도 도창이라고 불리는 내레이터가 극을 설명하며 이끌어 나간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기획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작품이다. 국내외 최고 제작진이 만나 성공적인 시너지를 발휘한 협업 사례로 손꼽힌다. 싱가포르 출신 세계적 연출가 옹켕센이 연출을 맡았고, 작가 배삼식이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창극 극본을 탄생시켰다.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고 평가받는 음악은 우리 전통음악계를 대표하는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하고 영화 '기생충'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했다.
 
전쟁의 비극 속 소외됐던 평범한 여인들을 바라보는 배삼식 작가의 시선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 넘어 동시대 관객들에게 깊은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김금미는 "트로이라는 나라가 그리스로부터 점령을 당해 여왕까지 전부 노예로 팔려가는 상황, 몇 시간을 다룬다. 여왕 헤큐바는 십수 명의 딸이 있는데 이들이 팔려가고, 죽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느낀다. 이러한 감정을 소리를 통해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분노를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그 분노의 극이 어디까지 차오르는지 모를 거다. 이러한 감정선을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아 초연 당시에는 집을 나와 호텔에서 지내며 헤큐바의 감정에 깊이 빠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올해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에 초청받아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모두 취소됐다. 이에 대한 실망감이 클 터, 그는 "우리 창극이 브로드웨이 24번가에 가고 뉴욕타임스에도 실려 널리널리 세계 방방곡곡에 알려질 수 있는 기회였는데…"라며 아쉬운 기색을 표하기도 했다.

'트로이의 여인들'은 음악극 장르로서 창극이 지닌 경쟁력을 입증하듯 뛰어난 음악적 양식미와 개성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소리꾼 한 명과 고수 한 명이 극을 이끌어나가는 판소리처럼, 한 명의 배우와 하나의 악기가 서로 쌍을 이뤄 하나의 배역으로서 서사를 이끌어가는 형식이 다른 창극 작품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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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배우 김금미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28.  chocrystal@newsis.com
이에 대해 김금미는 "창극은 원래 합주식으로 연주를 한다. 이 작품이 이러한 설정을 둔 이유는 가사 전달을 분명히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악기가 하나만 쓰이면 그만큼 악기의 볼륨이 줄어드니까 육성이 더 잘 들리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전통악기 각각의 소리를 극대화해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으니 1석2조"라고 설명했다.

김금미는 트로이의 여인들은 일생일대의 고난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무후무한 코로나19 유행을 겪고 있는 관객에게 치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떠한 고난의 시기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용기를 내 자기자신을 끝까지 추스르면서 지키는 그런 등장인물의 모습을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힘든 시기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끝까지 의지를 잃지 않고 견뎌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국립창극단은 전막 공연 직후인 12월12일 특별기획공연 ';트로이의 여인들: 콘서트'를 선보인다. '트로이의 여인들'의 주요 곡들을 엄선한 콘서트 형식이다. 단 한 번의 특별한 무대다. 판소리가 지닌 음악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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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포스터(사진=국립극장 제공)2020.11.28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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