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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운명의 날'…항공업계 빅딜 성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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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2-01 07:00:00
법원, 1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판단
가처분 인용 시 양사 통합 사실상 무산돼
기각 시 초대형 항공사 출범 및 업계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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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보이고 있다. 한진그룹은 16일 오전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2020.11.1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여부가 오늘 판가름난다. 국내 항공업계 사상 초유의 '빅딜'인 만큼 법원 판단에 따른 여파가 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이승련)는 1일 사모펀드 KCGI 산하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KCGI는 지난달 18일 산업은행을 상대로 한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 인용 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예상돼 한진그룹과 KCGI는 신주 발행 목적의 정당성 등에 대한 장외 공방을 벌여왔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8000억원을 지원해 이 중 5000억원은 한진칼이 단행하는 유상증자에 투입하고, 3000억원은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진칼은 산은과 수출입은행 지원을 받아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및 3000억원의 영구채 인수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같은 작업이 완료되면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조 회장 측 지분과 KCGI 등이 속한 '3자 주주연합'의 지분은 각각 줄어든다. 반면 산은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5000억원 규모로 참여해 지분 10.66%를 확보해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다.

이에 KCGI는 산은이 조 회장의 우군이 될 수 있다며 신주 발행을 반대해 왔다. KCGI는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다"며 "이러한 신주 발행이 무효라는 것은 우리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진그룹 측은 "산은이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재편을 통한 '생존'이라는 거시적 목표를 위해 투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결권 있는 보통주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맞서왔다.

산은의 5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은 2일, 3000억원 규모 EB 대금 납입일은 3일이므로 법원은 이날까지는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25일 가처분 심문에서 신주 발행 목적의 정당성과 신주 발행의 대안이 존재하는지가 쟁점이 된다고 언급하며, 양측에 보완서류들을 제출할 기회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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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부가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한다. 그 뒤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5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 2020.11.15.

 yesphoto@newsis.com


KCGI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산은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없게 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는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도 지난달 19일 브리핑에서 "법원의 가처분 인용 시 본건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차선의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아시아나는 두 번이나 딜이 깨진 상황에서 다시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인수 기업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큰 폭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다.

반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국적항공사 출범이 탄력을 받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과 화물 운송 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는 29위다. 양사 운송량 단순 합산 시 세계 7위권으로 순위가 오른다.

코로나19 사태에 제동이 걸렸던 국내 항공업계 재편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비롯해 양사의 저비용항공사 계열사 3곳이 단계적으로 통합하며 국내 항공시장에 일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아울러 조원태 회장은 산은을 우군으로 확보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한진칼과 산은이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한진칼은 산은으로부터 경영에 대한 견제·감시를 받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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