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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먼저 백신 승인했다고?" 뿔난 트럼프…FDA 압박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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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2-03 12:02:29
영국 '최초' 타이틀에 트럼프 공로 희석돼
관계자 "FDA, 트럼프 낙선 희생양"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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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1월13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2020.12.3.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영국이 미국보다 먼저 승인하자 백악관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말 백신 상용화를 목표로 '초고속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펼치며 미국 제약사들에 거액을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로가 영국의 '세계 최초 백신 승인' 타이틀에 가려지면서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왜 세계 백신 경쟁에서 뒤쳐졌는지 알아내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스티브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FDA의 백신 승인 속도 문제를 질책했다. 특히 FDA가 화이자 백신의 승인 예정일을 오는 10일로 결정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목상 이유는 백신 승인 권한을 가진 FDA의 늦은 일처리로 '코로나19에 취약한 미국인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영국에 선수를 빼앗긴 트럼프 행정부가 FDA의 문책을 시작한 것으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미국의 백신 계획에 참여한 한 고위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이나 영국에서 미국 제약사의 백신을 먼저 승인했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미친 짓이었다"며 황당하다고 발언했다.

FDA의 한 국장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의 호출 직후 "우리는 24시간 내내 일을 하고 있고, 빨리 움직일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해야 한다. 백신이 우리의 높은 안전성과 효율의 기준을 충족시키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승인을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FDA를 '낙선의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이 선거 이전에 개발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FDA는 백악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검증 기준을 되레 강화했다. FDA의 판단이 결국 자신의 재선에 장애물이 됐다는 판단이다.

백악관은 마지막까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로를 내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연말까지 4000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며 "엄청난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빠른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거듭 내세웠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사업가를 대통령으로 둔 덕분이다. 이건 '트럼프 백신'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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