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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BS 수신료 인상 추진, 쇄신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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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2-04 15: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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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KBS가 내년 수신료 인상을 본격 추진한다. 국가기간방송으로서 공영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2007년 이래 네 번째 시도다.

KBS는 최근 사보를 통해 "'수신료 현실화'를 경영 목표로 하는 종합예산안과 방송기본계획안이 경영회의 의결을 마쳤고 11월25일 이사회에 상정됐다"며 "추가 논의를 거쳐 12월 말 개최 예정인 정기이사회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KBS는 수신료로 인한 수입이 전체 예산의 46%에 불과해 공적 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광고수입은 2015년 약 5000억원에서 2019년 약 2500억원으로 4년 만에 절반으로 줄고, 총수입은 10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으니 중대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방송법은 KBS를 국가기간방송으로 규정하고 다양한 공적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재난위기 시대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역할, 무분별한 거짓정보의 범람 속에서 사실과 진실에 근거한 저널리즘의 확립, 단절과 파편화의 시대에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콘텐츠 제공, 지방분권 시대 지역방송 서비스 강화, 사회통합과 소수자·약자 보호,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의 주권과 관여 확대 등이다

 이러한 필요성에도 수신료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공영방송의 존재의미와 차별적 가치를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적 독립성 문제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왔다. 정치권력의 풍향계에 KBS 리더십은 흔들렸고, 구성원들은 분열됐다.

올해는 지역방송국의 기능을 축소해 우려를 낳았고 오보와 방송사고 등 잡음도 끊이지 않아 신뢰도 하락을 자처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오보 사태가 대표적이다. 지난 7월18일 1TV '뉴스 9'을 통해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로 공모한 구체적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지만 보도의 근거가 됐던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면서 오보임이 밝혀졌고, KBS는 공식으로 사과했다.

징계 조치도 솜방망이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BS는 검언유착 오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전 법조팀장에게 감봉 1개월, 전 법조반장과 사회부장에게 견책 처분을 했다. 직무상 명령 불복종과 지휘감독 소홀 등 인사규정에 근거해 징계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번 징계를 두고 "KBS의 공신력과 대외 신뢰도에 오점을 남긴 사건임에도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나왔다.

KBS는 지금의 구조적 위기를 놓고 "1981년부터 수신료가 40년째 월 2500원으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광고 등의 상업적 재원에 의존해 온 결과"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영국 BBC는 75%, 일본 NHK는 98%의 재원을 수신료로 충당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문제는 '반성'과 '쇄신'이 뒤로 밀려나있다는 것이다. KBS가 마주한 다양한 위기의 원인을 외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KBS가 공익적 역할을 다하지 못한 근본은 공적재원에 있다고 강조하고, 정치적 중립성은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지배구조 문제라고 하소연하는 식이다.

수신료 현실화는 공영방송 존립과 공익성을 위한 필요조건일 수는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다. 수신료 분담이라는 국민의 의무를 내세우기에 앞서 냉혹한 성찰에 따른 대안과 혁신안을 제시하는 것이 먼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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