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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단계' 좌석 2칸 띄어앉기…공연계, 사실상 셧다운(종합)

등록 2020.12.06 18: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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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도 28일까지 오후 9시에 영업 끝내야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한다고 6일 발표했다. 8일 0시부터 28일 자정까지 3주간 적용한다.

이에 따라 대목인 연말까지 사실상 공연계는 셧다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로 공연이 중단되거나 연기 또는 취소 위기에 처한 것은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과 광복절 집회 직후인 8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2단계에서 좌석 한 칸 띄우기(퐁당)를 한 공연장은 2.5단계에서는 좌석 두 칸 띄우기(퐁퐁당)를 해야 하며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대극장 뮤지컬의 경우 유료 객석 점유율 70%를 유지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최대 좌석의 50%만 사용, 손해를 보는 구조 속에서도 공연을 올려왔다. 한 칸 띄우기에 좌석을 한 칸씩 더 띄우라는 이른바 '퐁퐁당'의 2.5단계 조치는 치명타다.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 여파로 2.5단계를 예상한 공연계의 상당수는 지난 4일 서울시의 코로나19 관련 방역 긴급조치 발표 이후 아예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던 세종문화회관 산하단체 서울시뮤지컬단 '작은 아씨들'은 18일까지 공연을 잠시 멈춘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20일까지 '몬테크리스토' 공연을 잠정 중단한다.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내한공연 중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제작사 마스트 엔터테인먼트도 9~13일 공연을 취소하기로 했다. 우선 15일 공연부터 재개 예정인데 공연 운영 방식은 정부의 지침을 따르겠다고 공지했다.

앞서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민간 제작사 신시컴퍼니의 뮤지컬 '고스트'도 이날 서울시의 방역 강화 발표 즉시, 19일까지 공연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대응을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2.0단계에서 2.5단계로 격상한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 2.5단계는 방문판매 등 노래방, 실내스탠딩 공연장 등의 영업이 중단되고, 식당의 경우 정상 영업은 허용되지만 오후 9시부터는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커피숍과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 판매만 할 수 있다. 2020.12.0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대응을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2.0단계에서 2.5단계로 격상한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 2.5단계는 방문판매 등 노래방, 실내스탠딩 공연장 등의 영업이 중단되고, 식당의 경우 정상 영업은 허용되지만 오후 9시부터는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커피숍과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 판매만 할 수 있다. 2020.12.06. [email protected]

공공극장은 물론 민간 대형 공연의 제작사까지 '잠시 쉬어가기'에 동참하는 까닭은,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다녀가도 마스크 필수 착용 등 방역 지침을 지켜 확산세를 막아온 공연계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는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오후 9시 이후 공공·일반 관리 시설 운영 중단과 함께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30% 감축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서, 늦게는 오후 11시께 공연이 끝나는 대형 뮤지컬 제작사들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다른 공연장의 민간 제작사들도 운영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오는 8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와 이날 오후 서울시에서 발표한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미뤘다.

김선욱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 후기 피아노 소나타 30번, 31번, 32번을 연주할 예정이었다. 애초 지난 3월 연주할 프로그램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9월로 연기했다, 이번 날짜로 재연기했었다. 이번이 3번째 연기다.

김선욱은 오는 1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을 지휘하며 지휘자로 공식 데뷔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언급한 공연 잠정 중단, 취소 등의 조치는 서울시의 2주간 방역 조치 강화에 따른 여파로, 이날 정부의 3주간 2.5단계 거리두기 지침으로 취소 등을 결정하는 공연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8일 연극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8일 연극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8.  [email protected]

오는 11~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오페라단 '라보엠', 18일과 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각각 개막하는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서울시향이 18~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이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등이 비상이 걸렸다.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소규모 제작사들은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일부 중소 극장의 경우 좌석 두 칸씩 띄우기를 해야 하는 2.5단계에서는 객석의 20%남짓 정도만 활용 가능하다.

출연 배우 박소담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뒤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선제적 예방 차원에서 오는 17일까지 예스24 스테이지 1관 공연을 중단하기로 했다.

공연계 관계자는 "가을 이후 올 한해 공연은 접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그러한 상황에 처하니까 너무 상심이 크다"면서 "내년 초에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일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2단계 수준만 유지되도 감사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앞서 서울시의 방역 조침 강화로, 5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오후 9시에 영업을 끝내기로 한 영화관들은 이 조치를 28일까지 연장하게 됐다.

한편 연이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에도 하루 평균 국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다시 거리두기 상향 조절에 나서게 됐다. 이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주말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631명으로 집계되면서 전날 500명대에서 다시 600명대로 증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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