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무리한 다이어트 거식증 될 수도…10대 특히 위험

등록 2020.12.17 12: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거식증 환자 중 10대 여성 비율 가장 높아"

"청소년기 급격한 체중감소…건강에 악영향"

[서울=뉴시스] 모델로 활동하다 거식증에 걸려 28살의 나이로 사망한 프랑스 모델 이사벨 카로.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모델로 활동하다 거식증에 걸려 28살의 나이로 사망한 프랑스 모델 이사벨 카로.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수험생들이 수능 후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다이어트다.

알바몬이 지난달 28일 수험생 1250명을 대상으로 수능시험 후 하고 싶은 일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18%가 다이어트를 꼽았다.

공부 하느라 오랜 시간 앉아만 있고, 운동에 소홀했던 학생들이 적절한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은 건강에도 좋다.

그러나 체중 감량에 대한 강박으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할 경우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섭식장애 분야 전문가인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7일 "다이어트를 하다가 스트레스와 강박이 더해지는 것은 통상 거식증으로 진행되는 전 단계"라며 "여기에 유전적 요인이나 신체상 왜곡, 환경적 요인 등이 더해지면 거식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식증 환자 중 10대 여성 비율 가장 높아"


거식증이란 대표적인 섭식장애의 하나로 심각한 저체중에도 불구하고 그 위험성에 대한 인식 결핍으로 다이어트를 지속하고, 끝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질환이다.

지속적으로 살을 빼려고 하고,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한편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을 갖는다.

신경성 '식욕부진'이라는 질환명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식욕이 감소한 경우는 질환 말기에 이르기 전까지는 흔하지 않다.

폭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고, 폭식 이후에는 스스로 구토를 유도하거나 하제(장의 내용물을 배설시킬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제)나 이뇨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거식증은 모든 정신질환 중 치사율이 가장 높아 세계보건기구(WHO)는 거식증을 청소년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로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거식증 환자 중 10대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거식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총 8417명으로 2015년 1590명에서 2019년 1845명으로 16% 증가했다.

특히 지난 5년 간 10대 여성(14.4%.1208명)이 가장 많은 진료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청소년의 경우에는 무리한 다이어트, 또래 집단의 영향, 미디어 등 외부적 요인 등으로 거식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김율리 교수는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언급을 들어서 자극을 받은것이 방아쇠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 전에 거식증이 발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가 친구의 말 등에 특히 더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거식증까지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의 경우 미디어 같은 외부적 영향에 민감하고 취약하다"며 "성인보다 그런 부분이 덜 정형화 돼 있어서 외부 영향에 훨씬 쉽게 변화가 된다"고 덧붙였다.

10대 청소년들의 거식증은 이미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SNS 상에서는 이른바 '프로아나(pro-ana)'로 불리는 거식증 동경 문화가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이라고 한다.

 '프로아나'란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애너렉시아(anorexia)의 합성어다. 이들은 지나칠 정도로 마른 몸매를 추구하며 무작정 굶거나, 먹고 토하는 것을 반복한다.

김 교수는 "프로아나는 대표적인 것이고 프로아나 말고도 청소년에게 다이어트나 이런 영향을 주는 SNS 통로들이 많이 있다"며 "거식증은 특히 자기만의 세계로 도피하는게 특징이다. 그런 부분들은 SNS를 통해 더 많이, 쉽게 노출이 된다"고 밝혔다.

 

"청소년시기 급격한 체중감소...건강에 악영향"


청소년의 경우 아직 신체 발달이 완료되지 않았고 적절한 영양공급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거식증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체중 감소가 심각한 경우 저체온증, 무월경, 부종, 저혈압 등의 다양한 내과적 문제도 발생한다.

김 교수는 "청소년 중 소아에서도 거식증이 나타나는 등 발병 연령이 많이 낮아졌다"며 "아이들의 경우 체중이 조금만 빠져도 전체적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게 나타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거식증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만큼 신속한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한다.

김 교수는 "이 병은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발병 후 6년이 지나면 만성화에 접어들어 회복률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인순 의원은 "WHO는 거식증을 가장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할 청소년 질환 중 하나로 보고한 바 있다"며 "사망률도 높아 초기에 개입해 신속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