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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거식증, 가십거리 치부하기엔 너무 무서운 질환"

등록 2020.12.17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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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조기 발견시 완치 가능"

"젊은 여성들에 대한 지원 절실"

[서울=뉴시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김율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서울백병원 제공). 2020.12.17.

[서울=뉴시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김율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서울백병원 제공). 2020.12.17.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섭식장애 분야 전문가인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7일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거식증이 가십거리 비슷하게 논란이 되고 이런 부분이 병을 자꾸 외면하고 덮어버리게 된다"며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영국, 호주, 프랑스 등 해외 국가에서는 10대, 20대 젊은 여성들의 건강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낌없이 지원한다"며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만성화 되면 더 많은 의료비용과 사회적 비용이 지출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이다.

-거식증 청소년의 부모 중에는 단순히 '우리 아이가 심하게 다이어트를 한다'는 정도의 인식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그렇다. 문제 의식이 없다보니 그냥 합리화하고 덮으려고 하는 부분도 있다. 극소수의 경우만 병원에 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인원 통계는 빙산의 일각 중에서도 아주 작은 조각일 뿐이다. 청소년 건강 조사를 해보면 섭식장애에 해당하는 식사행동 이상을 가진 경우가 거의 10%다. 청소년의 10%가 사실상 환자인 것이다. 우리가 모두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10% 정도는 문제는 갖고 있다. 이것이 문제라고 인식을 하면 차라리 도움을 받거나 개선하면 되는데 자꾸 덮어져서 그냥 지나가게 되고, 심해지는 것이 문제다."

-가정에서 뿐 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거식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일본과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국가와 학교 등에서 이를 예방하고, 치료를 개인의 부담으로만 지우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는 거식증에 대해 인식도 없고 그냥 외면하고 덮어버리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거식증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지만 약간 가십거리 비슷하게 돼 있어 자꾸 덮어버리게 된다. 그런 부분에 대한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들 처럼 청소년에 대한 예방 교육이 중요할 것 같은데.

"주요 선진국에서는 거식증을 비만, 학교폭력 만큼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교육하고 있다. 섭식장애 예방 교육은 신체상을 교정하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학생들에 대한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10, 20대는 삶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기다. 젊은 여성들이 우리 미래의 기둥이라는 인식을 갖고 건강에 대한 지원을 해야한다."

"영국, 호주, 프랑스에서는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아낌없이 지원을 한다. 거식증의 특징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초기 치료를 통해 완치가 되면 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거식증 치료는 보험이 안된다. 비급여이기 때문에 비용이 부담돼 병원에 오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거식증의 예방과 초기 치료, 만성화 된 심각한 환자들까지 어떠한 단계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만성화 될 경우에는 더 많은 의료 비용과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국가에서도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의 건강을 잠식하고 있는 이 병의 조기발견과 치료에 대한 지원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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