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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어리냐 작품이냐...박여숙화랑, 만들지 않은 '이헌정의 도조'

등록 2020.12.15 17: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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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여숙 화랑, '이헌정의 도자'전.

[서울=뉴시스] 박여숙 화랑, '이헌정의 도자'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서울 이태원 박여숙화랑의 올해 마지막 전시인 '이헌정의 도자 만들지 않고 태어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속에서도 매월 꾸준하게 전시를 열어온 박여숙 화랑은 도예작가 이헌정(53)의 개인전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헌정은 이번 전시에 '도조(陶彫)'를 선보였다. '도조' 작품은 실용성 즉 ‘쓰임’을 전제로 한 도자의 기능을 넘어 하나의 조형미로 드러낸다.

이헌정의 도조는 작품 자체가 하나의 덩어리(mass)로 다가오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사람이 만든 바위처럼 육중하고 무덤덤하다.

‘면’들이 모여 ‘각’을 이루면서 ‘덩어리’가 되지만 그럼에도 ‘모’가 나지 않은 중성적인 모양이 특징이다. 공간에 놓이면 그 공간을 초 물질적인 환상의 세계로 만들어 낸다.
[서울=뉴시스] 박여숙 화랑, '이헌정의 도자'전

[서울=뉴시스] 박여숙 화랑, '이헌정의 도자'전



마치 거대한 연적 같은 등받이도 팔걸이도 없는 가장 오래된 의자의 모양인 스툴처럼 보이지만 형태감은 무엇으로도 가늠할수 없다.

 공예적인 완벽함이나 장식적인 면과는 거리를 둔다. 만나는 각이 모나지 않아 부드럽고 푸근하게 다가온다.

원래 도조 (陶彫)는 1950년대 초반 미국 캘리포니아의 도자 공예가들이 당시 유행하던 추상표현주의와 도자를 결합시켜 새로운 조형적 수단으로 인식하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유럽의 도자의 기능주의적인 ‘쓰임’이라는 한계를 넘어 새로운 조형적 수단으로 선택한 이들의 영향을 받아 1948년 결성되어 1998년 해산한 일본의 쇼데이샤그룹(走泥社)의 활동과 쓰임이라는 도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대’라는 시대정신을 접목시켜 새로운 도자의 영역을 개척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도자작가들이 도조를 시도하면서 도자에 시간성을 부여하며 현대로 영역을 넓혀갔다.
[서울=뉴시스] 박여숙 화랑, '이헌정의 도자, 만들지 않고 태어난' 전시

[서울=뉴시스] 박여숙 화랑, '이헌정의 도자, 만들지 않고 태어난' 전시


하지만 "이헌정의 도조는 도자 작가가 영역을 넓혀 시도하는 도조와는 결이 다르다"는게 차이다.

박여숙 대표는 "그의 작품은 우연과 부드러움 그리고 인위적인 손길이 최소한으로 드러나는 절제된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고도의 학문적 성찰과 철학적 탐구의 성과물"이라며 "전통에 매몰되지 않고 동서양의 미학적, 질료적 특성을 서로 뒤섞어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헌정의 도조는 남다르다"고 소개했다.

'도자'와 '도조'의 사이에서 헛갈리게 하는 작품은 이미 '독특한 새로움'으로 '소장각'을 자랑한다.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 빛의 작가 제임스 터렐,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미국의 프로듀서겸 랩퍼, 사업가 겸 디자이너인 퍼프 대디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유명 인사들이 작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 이헌정은 홍익대 도예과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SAFI, San Francisco Art Institute)에서 조각을 공부했고, 건축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청계천의 도자 벽화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를 제작한 공공미술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시는 30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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