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지구온난화 강한 태풍 부른다…이산화탄소 늘면 태풍 세져

등록 2020.12.17 04: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IBS, 이산화탄소에 따른 열대저기압 변화 분석 국제학술지 게재

이산화탄소 농도 2배 증가하면 강력한 태풍 50% 증가시켜

지구온난화로 열대 저기압 발생 빈도 줄지만 발생시 '대형'

[대전=뉴시스] 열대저기압에 동반된 강한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해수 냉각효과. 슈퍼컴퓨터 알레프와 초고해상도 기후모형을 통해 시뮬레이션 된 한반도로 접근하는 태풍의 강수량(흰색) 및 해수면온도(파란색-빨간색).

[대전=뉴시스] 열대저기압에 동반된 강한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해수 냉각효과. 슈퍼컴퓨터 알레프와 초고해상도 기후모형을 통해 시뮬레이션 된 한반도로 접근하는 태풍의 강수량(흰색) 및 해수면온도(파란색-빨간색).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지구온난화로 열대저기압의 발생 빈도는 줄지만 한번 발생한 열대저기압은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기후물리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 연구팀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이 50% 가량 증가하고 반면 약한 태풍의 발생은 감소할 것이란 분석결과를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예측은 연구진이 IBS의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하면서 열대저기압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알레프는 지난해 4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IBS의 슈퍼컴퓨터로 데스크탑 컴퓨터의 약 1560대 성능을 발휘한다.

이 연구내용은 이날 오전 4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 13.117)에 게재됐다.(논문명:Reduced tropical cyclone densities and ocean effects due anthropogenic greenhouse warming)

태풍과 허리케인을 포함한 열대저기압은 곳곳에서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지만 아직 지구 온난화가 열대저기압의 발생 및 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진행된 기후모형 시뮬레이션 연구는 주로 격자 간격이 큰(100㎞km 이상) 저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왔기 때문에 열대저기압과 같은 작은 규모의 대기와 해양 간 상호작용이 상세히 시뮬레이션 되지 못해 불확실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IBS 연구진은 이번에 대기와 해양을 각각 25㎞와 10㎞의 격자 크기로 나눈 초고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태풍·강수 등 규모가 작은 여러 기상 및 기후변화 과정을 상세하게 시뮬레이션했다.

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수행된 미래 기후변화 시뮬레이션 연구 중 격자 간격이 가장 조밀한 연구로 생성된 데이터는 1TB 하드디스크 2000개에 달하는 용량이다.
[대전=뉴시스] 현재 기후에서 인도-태평양지역 태풍 발생 및 경로(위)와 이산화탄소 농도 2배 증가에 따른 태풍 발생 밀도 변화. 위 그림에서 노란색 점은 태풍 발생지점, 붉은색 선은 경로를 의미한다. 아래 그림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했을 때 각 격자를 지나는 태풍의 밀도 변화로 파란색은 감소, 붉은색은 증가를 나타낸다.

[대전=뉴시스] 현재 기후에서 인도-태평양지역 태풍 발생 및 경로(위)와 이산화탄소 농도 2배 증가에 따른 태풍 발생 밀도 변화. 위 그림에서 노란색 점은 태풍 발생지점, 붉은색 선은 경로를 의미한다. 아래 그림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했을 때 각 격자를 지나는 태풍의 밀도 변화로 파란색은 감소, 붉은색은 증가를 나타낸다.

시뮬레이션에서 연구진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2배 증가하면 적도 및 아열대 지역에서의 대기 상층이 하층보다 더욱 빠르게 가열돼 기존에 있던 대규모 상승기류(해들리 순환)를 약화시키고 이로 인해 열대저기압의 발생빈도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대기 중 수증기와 에너지는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태풍이 한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약 50%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4배 증가하면 강력한 열대저기압의 발생 빈도가 이산화탄소 농도를 2배 증가시킨 시뮬레이션에 비해 더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 열대저기압에 의한 강수량은 계속 증가해 현재 기후 대비 약 35% 증가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순선 연구위원은 "시뮬레이션된 미래 열대저기압 변화가 최근 30년 간 기후 관측 자료에서 발견된 추세와 상당히 유사하다"며 "지구 온난화가 이미 현재 기후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지구 온난화가 열대저기압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에는 더욱 복잡한 과정이 얽혀있어 앞으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미래 열대저기압 상륙에 의한 해안 지대의 극한 홍수위험이 높아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