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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혈액부족 사태…과다 수요 잡고 보유량기준 높여야

등록 2020.12.24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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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헌혈은 감소하고 고령층 수혈 늘어

"과다 수요 줄여야" 수혈 적정성평가 시작

"적정혈액보유량 기준 5일→10일로 늘려야"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코로나19로 헌혈자가 감소해 혈액보유량이 주의단계에 진입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한적십자사 서울남부혈액원 혈액 보관소가 비어 있다. 서울남부혈액원 관계자는 이날 오후 16시 기준 수혈용 혈액제제인 농축적혈구가 1박스만 남았다고 밝혔다. 2020.12.18.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코로나19로 헌혈자가 감소해 혈액보유량이 주의단계에 진입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한적십자사 서울남부혈액원 혈액 보관소가 비어 있다. 서울남부혈액원 관계자는 이날 오후 16시 기준 수혈용 혈액제제인 농축적혈구가 1박스만 남았다고 밝혔다. 2020.12.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따라 헌혈 인원이 감소하면서 혈액 보유량에 또다시 빨간불이 커졌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적혈구제제 보유 현황은 2.7일분까지 떨어졌다가 이날 보건복지부가 헌혈 동참을 촉구하는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후 다소 늘어났다.

그러나 24일 현재 혈액보유량도 4일분으로 적정혈액보유량(5일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젊은층 헌혈 감소하고 고령층 수혈 늘어

혈액 보유량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헌혈을 많이 하는 젊은 연령층은 줄어들고 수혈이 필요한 고령층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헌혈자수는 292만8670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286만6330명보다 다소 증가했지만 300만 명을 웃돌았던 2014년(305만3425명)과 2015년(308만2918명)보다는 최대 8만 명 가량이 줄었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10~20대의 헌혈이 크게 감소했다. 100만 명 이상을 유지해왔던 10대 헌혈자는 2016년 92만3000명에 이어 91만 명대까지 떨어졌다. 16세부터 29세까지 헌혈자는 228만9000명이었던 5년 전보다 20만8000명이나 줄어들었다.

반면 50대 이상 적혈구제제 수혈자는 2015년 약 32만 명에서 2019년 36만 명으로 늘어났고, 수혈건수도 149만 유닛에서 165만 유닛으로 늘어났다.

"과다 수요 줄여야"…수혈 적정성 평가 돌입

정부는 안정적인 혈액 공급 등 혈액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제1차 혈액관리 기본계획안(2021~2025년)을 마련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헌혈에서 수혈까지 국민이 신뢰하고 안심할 수 있는 한국형 혈액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헌혈목표관리 및 헌혈참여 저변 확대 ▲혈액 안전 및 사용 관리 ▲국가 혈액관리 책임성 강화 등 3개 과제를 선정했다.

정부는 헌혈을 통한 안정적인 혈액 공급을 위해 다회 헌혈자에 대한 포상과 홍보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에 미치지 못하는 10일 서울 종로구 헌혈의집 광화문센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10일 현재 혈액 보유량은 4.5일분으로 적정보유량 일평균 5일분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2020.09.1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에 미치지 못하는 10일 서울 종로구 헌혈의집 광화문센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10일 현재 혈액 보유량은 4.5일분으로 적정보유량 일평균 5일분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2020.09.10. [email protected]

또 혈액의 적정 사용과 수혈 환자 안전 향상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수혈 적정성 평가'를 시작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수혈이 많이 이뤄지는 '슬관절치환술'을 중심으로 수혈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슬관절치환술 수혈률은 예비 평가 결과 62.1%로 8%인 미국의 8배에 가깝다.

2015년 적혈구 제제 공급량도 인구 1000명당 캐나다는 21.1유닛, 호주 27유닛이 공급됐는데 한국은 2배나 많은 41유닛이 공급됐다.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장을 지낸 엄태현 인제대 일산백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상 수혈을 쉽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 하나만 수혈해도 되는데 두 개를 수혈하는 경우 등이 있는데 이런 것이 과다한 수요"라며 "그동안 수혈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아서 이런 일들이 있었지만 수혈에 대한 개념과 관심도가 점차 높아져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수혈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고, 의료계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혈액 부족해 의료현장 어려움…보유량 기준도 늘려야"

혈액 보유량 부족 사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매년 방학, 명절 연휴 직후 등에는 혈액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 반복돼 왔다.

엄태현 교수는 "적정혈액보유량 기준이 5일인데 최근 3일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1주일 정도 명절 연휴를 보내면 혈액이 하나도 없게 된다"며 "연휴나 방학에도 교통사고 등이 나서 환자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비상상황이 생기면 당장 헌혈자를 구하기도 어렵다. 이같은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지금처럼 혈액이 필요하면 미디어를 통해 알리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호소를 해야 간신히 구할 수 있다"며 "수술할 때 혈액이 필요한데 정규 수술은 말할 것도 없고 응급 환자가 출혈이 있는 경우 당장 사람의 생명이 위독한데 혈액이 없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엄 교수는 적혈구제제의 경우 35일간 보관이 가능한 만큼 충분한 혈액을 확보하고 적정혈액보유량 기준일도 5일에서 10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혈구제제는 35일간 보관이 가능하다. 헌혈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공급은 10일 정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혈액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환자 안전성을 확보한 다음에 혈액을 적절하게 사용하자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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