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중고 허덕인 북한…8차 당 대회로 내부 결집 고삐
평양 김일성광장 수천명 동원…조만간 개최 전망
"'김정은 시대 10년' 선포하며 충성심 결집할 것"
"삼중고 대응 차원 정치 기술…국면 관리에 활용"
[서울=뉴시스] 북한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20일 보도했다. 회의에서 북한은 내년 1월 당 제8차 대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8.20. [email protected]
북한은 아직까지 당 대회 개최 일자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오는 30일 '80일 전투'가 끝난 뒤 수일 내에 열릴 전망이다.
최근 민간 위성사진에 따르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는 당 대회 행사를 연습하기 위한 수천명의 군중이 포착되는 등 관련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북한은 앞서 당 대회마다 새로운 경제발전 계획을 발표하거나 권력 체계를 정비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1945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조선공산당 북조선 5도당원 및 열성자 대회'가 1차 당 대회라고 설명한다. 김일성 주석은 이 회의에서 조선노동당의 모체가 된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을 결성했다.
이어 2차 당 대회를 1948년 3월27일부터 4일간, 3차 당 대회를 1956년 4월23일부터 7일간 개최했다.
1961년 9월 개최된 4차 당 대회에서 북한은 인민경제발전 7개년 계획을 제시하고, 항일혁무장투쟁의 혁명전통을 당의 지도 이념에 추가했다.
[서울=뉴시스] 38노스가 포착한 북한 8차 노동당대회 행사 연습 장면. 2020.12.28. (사진=38노스 캡처)
북한은 1980년 10월에 열린 6차 당 대회에서 김정일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하며 후계 구도를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10대 경제전망 목표를 제시하고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제안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에는 당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인민들이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될 때까지 당 대회를 열지 말라"던 김일성 주석의 유훈 때문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아버지 시대의 관습을 깨고 2016년 5월 36년 만에 7차 당 대회를 소집했다. 이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 중심의 권력체계를 정비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선보였다.
다가오는 8차 당 대회에서도 김 위원장은 새로운 경제 목표를 제시하는 동시에 집권 10년차를 맞아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제7차 북한 노동당대회 나흘째인 2016년 5월9일 오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녹화 방송하고 있다.2016.05.09. (사진=조선중앙TV 캡처) [email protected]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일기 책임연구위원과 이수석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7차 당 대회가 선대의 유산을 일부 계승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실질적인 통치시대를 선언했다면 8차 당 대회는 김일성, 김정일의 유산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새로운 김정은 시대 10년을 선포하고 여기에 맞는 각종 기구와 제도를 수립하면서 전 당원과 인민의 충성심을 결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당 대회는 북한이 처한 삼중고와 맞물려 주민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연구원은 '2021 한반도 연례정세전망' 자료집을 통해 "대내적으로 겪고 있는 삼중고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당 대회를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로부터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올초부터 닥친 코로나19 위기에 지난 8월 여름철 수해로 겹겹의 난국이 조성되자 주민 결속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당 대회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제7차 북한 노동당대회 나흘째인 9일 오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녹화 방송하고 있다. 2016.05.09. (사진=조선중앙TV 캡처) [email protected]
통일연구원은 "당 대회는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다잡으며 코로나와 정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 기술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8차 당 대회를 정점으로 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국면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올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김 위원장이 달성한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애민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제난을 감내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로하는 한편,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년)의 실패를 성찰하고 새로운 경제 목표를 제시해 결집을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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