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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노조추천 이사제 도입 시동...파장은

등록 2021.01.17 05:00:00수정 2021.01.17 06: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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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노조추천 이사제 도입 시동...파장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IBK기업은행에서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이 성사될지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기업은행이 노조 추천 이사제를 도입할 경우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지 관심을 모은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사는 이르면 내달 후보 추천을 목표로 노조 추천 이사제 논의에 착수했다. 2월과 3월 각각 김정훈, 이승재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기업은행의 사외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은행장이 제청한 뒤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기업은행 노조는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정관에 넣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월 윤종원 행장 취임 당시, 기업은행 노사는 노조 추천 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추천 이사제가 제도적으로 정례화될 수 있도록 정관 변경과 관련해 사측과 논의 중"이라고 했다.

노조 추천 이사제는 노동 이사제의 전 단계에 가깝다. 노동 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현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노동자(근로자)가 기업 이사회에 참여해 발언권·의결권을 갖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제도다.

노조 추천 이사제는 근로자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제도다. 노조는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이 경영책임자에 대한 견제·감시기능을 높이고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는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노조의 개입은 고유의 인사 경영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고, 정치화된 노조가 더욱 자신들의 기득권만 강화시킬 것이라며 거부감을 보인다.

금융권에서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이어졌는데, 지난 2017년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금융회사의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 검토를 권고한 바 있다. 기업은행을 비롯해 KB금융지주·한국수출입은행 등 개별 금융사 노조에서 계속 도입을 시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기업은행이 이를 성공할 경우 금융권에서 노조 추천 이사제를 최초로 도입한 회사가 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에서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이 이뤄질 경우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지 주목된다"며 "노조 추천 이사제가 감시자 역할을 톡톡히 해서 책임 경영 체제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지나친 경영권 침해로 이사회 의사결정이 방해받고 노조가 잇속만 챙기게 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며 "노사 간 심도 있는 논의와 함께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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