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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민병헌이 앓는 '머리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겨울철 더 위험

등록 2021.01.18 14: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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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열되면 사망률 급증...생존해도 후유증 남아

"예방이 최선...혈관 건강·기저질환 관리해야"

[서울=뉴시스] 뇌동맥류. (사진= 강남세브란스 병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뇌동맥류. (사진= 강남세브란스 병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민병헌이 22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 받을 예정인 뇌동맥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8일 박상규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통해 뇌동맥류의 원인과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뇌동맥류는 뇌 속 혈관이 얇아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로, 뇌졸중의 일종인 뇌출혈의 전단계다. 뇌동맥류는 점차 부풀어 올라 뇌출혈을 일으키는데,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뇌 속의 시한폭탄' 이라고 불린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압의 변동폭이 커져 뇌동맥류가 파열될 확률이 높아진다.

뇌동맥류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 고혈압, 동맥경화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 파열은 보통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면 발생한다. 힘주어 대변을 볼 때, 정신적 충격으로 갑자기 흥분될 때, 성관계를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등이다. 드물지만 악몽을 꾸다가 터질 수도 있다.

뇌동맥류는 일단 파열되면 치료가 잘 돼도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환자는 3분의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3분의1 가량은 후유장애를 남기고 3분의1 정도는 사망에 이른다. 특히 두 번 이상 파열된 뇌동맥류 환자 10명 중 7명이 뇌손상으로 인한 심한 후유증을 앓거나 사망한다.

뇌혈관이 경미하게 터지면 의식을 잃는 대신 심한 두통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뇌동맥류 파열 후 의식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갑자기 머리를 망치로 쾅 맞은 것 같은 두통을 호소한다. 이 두통은 진통제를 써도 소용 없을 정도로 심하다. 뇌출혈량이 많으면 뇌손상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고, 심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한다.

이 때문에 동맥류 파열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초기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파열된 뇌동맥류는 다시 파열될 위험도 커서다. 재파열은 2주 내 25%, 6개월 내 50% 이상 발생하고, 다시 파열 될수록 예후와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최근 20년간 뇌동맥류를 진단하는 검사기법이 발전해오면서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혹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뇌혈관을 쉽게 검사할 수 있게 됐다. 파열되기 전 아무런 증상이 없는 뇌동맥류를 미리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매년 뇌동맥류가 터지면 뇌와 뇌를 감싸고 있는 조직 사이의 공간인 지주막하에 출혈을 일으키는 비율은 비슷하지만, 미파열 뇌동맥류 진단과 치료는 급격히 늘고 있다. 2016년 한 해 약 2만5000건의 미파열 뇌동맥류가 진단됐고, 이 중 40%(약 1만 건)는 예방 차원에서 치료됐다.

혈관 내 색전술이라는 새로운 치료법도 등장했다. 1990년대 첫 등장한 코일 색전술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 주머니 안에 매우 가느다란 코일을 채워 넣어서 파열을 방지하는 치료법이다.

2000년 초 국제 다기관 뇌지주막하출혈 공동임상연구에서 기존 클립 결찰술(머리를 열어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묶고 뇌동맥류로 흐르는 혈류를 차단해 파열을 막아주는 수술)보다 효용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국내에서도 코일 색전술이 뇌동맥류 치료의 주된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뇌혈관 치료는 민감하고 복잡한 뇌의 특성상 치료 과정 자체에서 일정 부분 위험이 따른다. 박 교수는 "결국 뇌동맥류는 예방과 조기진단이 최선"이라면서 "평소 혈관 건강과 기저질환 관리에 힘쓰고, 만약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직계 가족 중 2명 이상 뇌동맥류를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뇌혈관 촬영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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