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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기후변화와 탄소국경세에 대비해야 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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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1-24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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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성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서울=뉴시스]  지난 2020년에 전 세계를 관통했던 키워드는 코로나와 기후변화일 것이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기상이변이 곳곳에서 나타났고, 이는 그동안 기후변화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에게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어쩌면 그동안 그리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던 기후변화의 영향이 이제 피부에 와닿기 시작하는지도 모른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 중립 선언이 이루어지고 있고, 한국 역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탄소국경세(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논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탄소국경세는 유럽연합이 2019년 발표한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에 포함되어 있는 제도로서, 수입품에 대해 해당 제품을 제조할 때 배출되는 탄소의 양에 비례해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 구체적인 부과 방침이나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늦어도 2023년부터는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역시 탄소국경세의 도입을 시사한 바 있다.

기후변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이래 탄소 배출량 감축은 국제사회의 중요한 목표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직접적인 배출 규제 외에도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도입되었는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탄소세가 이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경우, 제품의 생산과 판매로 인한 이익은 생산자가 가져가는데,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기후변화)의 피해는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부정적 외부효과가 발생한다.

즉, 생산자가 마땅히 부담해야 하는 환경오염이라는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생산 과정에서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이 마땅히 부담해야 하는 비용보다 낮으므로 결과적으로 생산자는 사회적으로 최적인 수준보다 많은 양의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나 탄소세는 생산자가 마땅히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실제로 생산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부정적 외부효과를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정당성을 갖는다. 그리고 제품의 생산비용이 가격에 반영되므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탄소 배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함께 부담한다.

또한 탄소 배출로 인한 사회적인 비용이 생산비용에 반영되므로 기업이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생산기술을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자국 기업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국가 간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국가에서는 탄소세가 부과되는데 B라는 국가에서는 탄소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면 A국에 속한 기업은 B국에 속한 기업보다 더 높은 생산비용을 부담하게 되어 국제경쟁력이 떨어지고 B국의 업체가 이익을 얻는 불공정한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시행하는 A국에서의 생산이 줄어들고 그렇지 않은 B국에서의 생산이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탄소국경세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부 국가에서만 탄소 배출 감축 정책이 시행되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에 속한 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불공정한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강한 구속력을 갖는 국제협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탄소국경세가 이러한 불공정한 상황을 바로잡을 합리적인 정책 대안이 된다. 탄소국경세로 인해 이제는 타국의 기업도 탄소 배출과 관련된 사회적 비용을 동등하게 부담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세 도입 논의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이 탄소국경세를 시행한다면, 그리고 한국의 주요 교역국들 역시 탄소국경세를 도입한다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교역에 내재된 탄소를 기준으로 탄소 순수출국과 탄소 순수입국을 분류하면 한국은 탄소 순수출국으로 분류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다수가 탄소 순수입국으로 분류되는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또한 선행 연구에 따르면 탄소국경세 관련 논의가 가장 구체화되고 있는 유럽연합과의 교역에서도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탄소를 순수출 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이 부족한 국가로부터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미 10여년 전에도 유사한 논의가 미국, 유럽연합 등지에서 이루어진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배 가능성, 무역분쟁 가능성, 교토 의정서의 원칙("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 "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ies") 위배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시행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물론 지금도 이와 유사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탄소국경세가 언제 어떻게 시행될지 쉽게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거보다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매우 높아졌고, 여러 국가가 탄소 중립을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의 분위기 역시 변화하였으므로, 이전보다는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얼마 전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탄소 중립과 연계된 성장 및 발전 전략 수립에 돌입하였다. 탄소국경세는 제품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탄소와 연계되므로 탄소 중립을 위한 전략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교역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비가 충분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박성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sjpark@naf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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