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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송전탑같은 삶의 무게일지라도…'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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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1/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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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스틸.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2021.01.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밑에 보지 말고 그냥 계단 올라가듯이 위에만 보고 올라가라"

 툭 던지는 '막내'(오정세)의 한마디는 각자 삶의 송전탑을 마주한 우리에게 건네는 말 같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제목은 영화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7년간 근무했던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하청업체로 파견 명령을 받게 된 '정은'(유다인)이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현장에서 버텨내는 이야기다.

정은은 어느 날 갑자기 '권고사직'과 마주한다. 하청업체로 1년 동안 파견을 가면 다시 원청으로 복귀시켜주겠다는 제안이 따라왔다. 결국 받아들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하청업체는 송전탑 수리 보수를 하는 일이었고, 정은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원청에서 내려간 만큼 관리 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하청업체 소장은 "당신이 할 일은 없다"고 선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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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스틸.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2021.01.22. photo@newsis.com
현장 일을 나서는 수리공들과 달리 정은은 책상에 멀뚱하게 앉아 시간을 죽였다. 쓸모있는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밤에 홀로 남아 관련 책을 뒤적여 보고 수리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하지만 현실은 높이 솟은 거대한 송전탑이었다. 송전탑을 올라가야하는데 발은 쉽게 떼어지지 않는다. 아래에서 바라봐도 위압적인 송전탑은 정은이를 더욱 작은 존재로 만들었다. 마치 현재 처해있는 상황처럼.

영화는 사건보다는 정은의 감정과 행동에 집중한다. 절망감과 막막함 속에서도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지키고 버텨내는 정은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가운 송전탑에 올라서는 정은의 모습은 현실 속에서 생존을 걸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정은 역을 맡은 유다인은 부스스한 머리카락에 초췌한 모습으로 지쳐있는 노동자의 상태를 현실감 있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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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스틸.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2021.01.27. photo@newsis.com
막내 역을 맡은 오정세도 고단한 삶의 무게를 표현해낸다. 세 딸을 위해 송전탑 수리공을 하며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대리기사까지 한 오정세는 이 영화로 지난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았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상징하듯 상징적이고 압축적으로 인생살이를 담아내 추상적인 느낌도 있다.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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