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고 최숙현 가혹행위’ 김규봉 감독 징역 7년 선고(종합)

등록 2021.01.29 11:06:1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장 전 주장 징역 4년·김 전 선수집행유예 3년 선고

재판부 "유족·피해자 고통 반영하지 못할 수 있어"

"피고인들, 우월한 지위 이용 폭행 등 가혹행위"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고(故) 최숙현 가혹 행위 핵심 피고인 중 한 명인 김규봉 감독이 2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07.21.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고(故) 최숙현 가혹 행위 핵심 피고인 중 한 명인 김규봉 감독이 2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김규봉 전 감독, 장윤정 전 주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9일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규봉(42)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 감독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장윤정(32) 전 주장에게는 징역 4년, 김도환(25) 전 선수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 유예 3년이 선고됐다.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더불어 김 전 감독에게는 5년, 장 전 주장에게는 5년, 김 전 선수에게는 3년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김 감독은 2015년 8월 대걸레 자루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 피해 선수의 엉덩이를 내리쳐 상해를 가하는 등 2014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상해를 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주시체육회가 항공료를 지급했음에도 16명의 선수로부터 전지훈련 항공료 명목으로 63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장 전 주장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소속 선수가 위험한 물건인 철제봉으로 피해 선수를 폭행하도록 교사하거나 직접 폭행한 혐의(상습특수상해교사)와 피해 선수들이 억지로 과자를 먹게 하거나 머리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게 하는 '원산폭격'을 하도록 한 혐의(강요) 등으로 기소됐다.

김도환(개명 전 김정기) 전 선수는 훈련 중 피해 선수의 머리를 손으로 때리고 뺨과 머리를 수차례 때린 혐의(아동복지법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가혹행위 한 혐의를 받는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장윤정 주장이 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08.5.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가혹행위 한 혐의를 받는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장윤정 주장이 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고 최숙현 선수 유족들과 피해자가 느끼고 있는 고통을 상당 부분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재판부가 임의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우월한 지위에 있는 피고인들이 지위를 이용해 폭행 등 가혹행위 등을 한 사건이다"며 "수사가 개시됐음에도 피고인들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며 사건을 무마하려고 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진술서를 작성하게 한 적 도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고 최숙현 선수는 고통에 시달리다 22살 나이에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이사건 결과의 양형 사유로 참작하기로 한다"며 "피고인 김규봉은 선수단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상습적으로 폭행·폭언하고 가혹행위를 했으며 전지훈련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는 등 2억여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하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장윤정은 선수단 내 최고참 선수로 지위를 이용해 상습적인 폭언 폭행 등을 반복했다"며 "범행 정도, 내용, 피해 정도 등에 비춰보면 죄책이 무겁다. 피해자들은 장기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고 피고인은 수사 중 범행을 부인하며 감독과 은폐하려고 했다"고 판단했다.

또 "반복해 피해자를 조롱하기도 했고 허위진술서 작성을 강요하며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며 "피해 선수들에게 인격적인 모멸감 느낄 정도로 비인간적인 행위를 함으로 피해 선수들은 체육인으로서 자긍심마저 잃게 돼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김도환은 폭력 분위기에 편승해 신체적 학대 및 폭언 등을 했다"며 "죄책이 가볍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들로부터 현재까지 용서받지 못했다"며 "피고인들이 범행 모두를 인정한 점,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모욕 및 폭행을 당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사진=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2020.07.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모욕 및 폭행을 당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사진=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2020.07.02. [email protected]

지난해 8월20일 검찰의 공소장 접수로 재판은 시작됐다. 변론기일, 공판준비기일 등을 진행한 재판부는 같은 해 11월27일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검찰의 추가 기소 및 공소장 변경 등으로 2차례 변론을 재개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들은 장기간 구성원들에 대해 범행을 저질렀고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 사건 관련을 부인했었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진술서를 작성하게 한 적도 있으며 김 전 감독의 경우 가로챈 금액이 2억원 이상에 해당,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김 전 감독에게 징역 9년, 장 전 주장에게 징역 5년, 김 전 선수에게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앞서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것처럼 속인 뒤 선수들에게 마사지 등 의료행위를 명목으로 금품을 챙기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팀닥터'로 근무하며 소속 선수를 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주현 운동처방사에게는 징역 8년,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