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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일·60일, 기다렸어요…맨오브라만차·명성황후 오늘 개막

등록 2021.02.02 08:36:34수정 2021.02.02 19: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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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몬테크리스토, 공연 재개

[서울=뉴시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조승우. 2021.02.02.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조승우. 2021.02.02. (사진 =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 1일 점심시간. 공연 마니아 A씨는 회사 휴게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스마트폰으로 공연 티켓 예매창을 들락날락거렸다.

오후 1시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티켓 선예매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18일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 예정이던 이 뮤지컬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막일이 무려 세 차례 연기됐다.

그 가운데 A씨는 지난해 10월 겨우 예매한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조승우 출연 회차를 강제 취소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날 조승우 회차를 겨우 손에 쥔 A씨는 "공연을 보며 평소 스트레스를 풀어왔는데 이번 겨울은 유튜브를 통해 짧은 영상만 보며 그 마음을 달래왔다. 드디어 다시 '직관'을 할 수 있어 설렌다"고 말했다.

'맨오브라만차'가 원래 예정일보다 46일이 지난 2일 오후 드디어 개막한다. 조승우를 비롯 류정한·홍광호 등 뮤지컬스타들이 돈키호테를 번갈아 연기하는 이 뮤지컬이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날 개막 무대는 홍광호가 책임진다.

제작사인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2월2일 드디어 개막한다. 계속된 리허설이 힘들었지만 공연을 하게 돼서 다행이다. 개막 때 배우들의 에너지가 폭발하리라 믿는다. 우리는 극장에서 작업하는 게 행복하다"고 적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명성황후'. 2021.02.02. (사진 = 에이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명성황후'. 2021.02.02. (사진 = 에이콤 제공) [email protected]

'맨오브라만차'뿐만 아니다. 지난달 3차례 프리뷰 이후 공연 중단도 각오했던 김소현·신영숙 주연의 '명성황후'도 이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본공연을 개막한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공연을 잠정 중단했던 대작 뮤지컬들도 이날 나란히 재개한다.

주원·아이비 주연의 '고스트'는 지난해 12월 초 공연을 중단한 지 무려 60일 만에 무대에 다시 오른다. 옥주현·카이·신성록 주연의 '몬테크리스토', 김동완·박은태 주연의 '젠틀맨스 가이드', 차지연·박은석 주연의 연극 '아마데우스', 김선영 주연의 뮤지컬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유준상·정성화 주연의 '그날들' 등 역시 이날 공연을 재개한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도 이날 공연을 재개한다. 당초 오는 7일 폐막 예정이었으나, 공연 기간을 14일까지로 연장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2021.02.02.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2021.02.02.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이날 공연 개막과 재개가 잇따르는 이유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공연장 인원제한을 개인별에서 동반자별로 조정, 공연업계의 숨통이 그나마 트이게 됐기 때문이다.

공연장·영화관은 2.5단계에서 좌석 한 칸 띄우기 또는 다른 일행간 두 칸 띄우기, 2단계에서 좌석 한 칸 띄우기 또는 다른 일행 간 한 칸 띄우기로 방역수칙을 조정했다.

그간 2.5단계에서 공연계는 동반자 상관 없이 개인별로 두 칸 좌석 띄우기가 적용돼 다른 업종과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실제 공연계는 좌석 간 두 칸 띄어앉기로 출혈이 컸다. 대극장 공연을 유지하기 위한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유료점유율은 60~70% 내외. 그간 객석의 30%만 판매할 수 있어 손해가 막심했기 때문에 차라리 공연을 중단해왔다.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email protected]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개별로 좌석 두 칸 띄어앉기가 적용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공연계 매출은 156억원이었다. 하지만 두 칸 띄어앉기가 적용된 같은 해 12월은 50억원으로, 지난달은 3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뮤지컬협회,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 공연프로듀서협회 등이 동반자 거리두기 등 꾸준히 실효성 있는 좌석 거리두기 완화를 요구해온 이유다. 그런데 이번 정부의 방역 수칙 조정 조치로 좀 더 효율적으로 좌석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이번 조치로 연극, 뮤지컬 등 기존 산업의 특성과 비즈니스 구조가 다른 분야들이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관련 탄력적인 적용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끝은 아니다. 이번 조치로 경우에 따라 최대 좌석 점유율 50%를 확보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수익 분기점에는 미치지 못한다. 방역과 공연계가 버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구조를 정부와 업계가 함께 찾아나가야 한다.

이 이사장은 "현재 공연 티켓 예매시스템에서 점유율 70%를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제작사가 개별적으로 수작업을 해야 한는 번거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관객 분들이 방역 지침이 완화되도록 잘 지켜주셨기 때문에 그런 지침이 생기면, 제작사 별로 방법을 찾을 것이다.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고비를 잘 넘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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